어머니 있잖아요
안녕하세요. 부모님
항상 아이의 여러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신 것 감사합니다.
저도 덕분에 ㅇㅇ이를 더 열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 부탁이 있습니다.
아이가 혼자 자신의 힘으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셔요.
제가 학기초에 저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외치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내 똥은 내가 치운다."
이 말을 외치게 하라고 하니 당황스러우시죠?(진짜로 큰소리 치라고 하는 건 아니에요)
ㅇㅇ이가 지금 부모님 눈에는 아이로 보이지만
이미 충분히 자기 할 일을 자기가 해야 하는 학생입니다.
그리고 부모님, 사회 생활해보시니 힘드시지요?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을 책임감 있게 한다는 것이요.
그건 그냥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런 연습을 할 수 있는 시간 중 하나가 학교에서 있는 시간이에요.
우리 반은 8시 40분까지 등교해야해요.
이건 규칙이며 약속입니다. 이 시간까지는 와야지요.
물론 사정이 있어서 늦을 수도 있습니다.
늦게 된다면 저에게 꾸중을 들을 수도 있고 혹은 학급 규칙에 의한 무언가를 할 수도 있겠죠.
그러면 ㅇㅇ이는 늦지 않게 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늦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혹은 저에게 상황을 설명해줘야 하지요.
그런 과정이 책임감을 기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오늘 아침 아이가 배가 아파서 늦는다는 문자를 보내주셔도
저는 ㅇㅇ이에게 오늘 왜 늦었는지를 물어볼 겁니다.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는 힘을 키워줘야 하니까요.
그런게 교육아닐까요?
자기가 스스로 자신을 책임지는 것이요.
부모님이 이렇게 문자를 보내주시고 아이 앞에 서시면
아이는 점점 부모님 뒤로 숨을 거에요.
이게 1,2학년이면 어느 정도 이해는 해주겠지만
이제 ㅇㅇ이는 6학년이에요.
이건 나이에도 맞지 않는 모습입니다.
부디 부모님
ㅇㅇ이가 혼자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는 연습을 시켜주셔요
안쓰러워 그러시는 것도 이해는 합니다만
이제 ㅇㅇ이는 아기가 아닙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