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는 왜 학교를 믿지 못할까
#0. 왜 학교는 (진상)학부모가 적대적인 집단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요즘들어 학부모님들과 선생님의 마음의 거리가 점점 멀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진상 학부모님들은 선생님을 너무나도 힘들게 하고
선생님은 학부모님을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많이 들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이 상황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집단은 학교에서 가장 소중한 '학생들'입니다.
즉 이 학생들이 조금 더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하는데 있는 필요조건은 학부모와 교사의 신뢰입니다,
학부모와 학교가 서로를 믿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까요?
#1. 종교의 힘의 근원은 정보에 있다.
저는 종교에 대해 잘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그 시작 어느지점에 고대 샤머니즘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샤머니즘이란 초자연적인 상황을 제사장이 영적으로 중개함으로써 병을 치유하고 미래를 예언하는 등을 하는 종교를 말합니다.
고대시대에는 샤머니즘이 매우 강한 힘을 가질 수 있었지만 지금은 크게 힘을 갖지 못하는 원인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현대 사회에서는 알 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고대시대에는 번개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원인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제사장이 하늘이 노해서 번개가 떨어진다는 말을 믿었지만
현대시대에는 번개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대시대에는 제사장은 일반인에게 정보를 숨김으로써(자신도 잘 모른다는 것을 감춘 채) 강한 힘을 가질 수 있었지만
오늘날은 모든 사람이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정보를 차단함으로써 생기는 힘을 갖기 쉽지 않습니다.
#2. 학교와 학부모의 거리
종교를 학교로, 제사장을 교사로 바꿔서 이야기를 해 볼까요.
예전 학교에서 선생님은 정말 큰 권위를 갖고 있었습니다.
예전 선생님은 우리 아이를 좋은 어른으로 키워줄 절대적인 존재였습니다.
후진국이었던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공교육이 절대적이었고,
공교육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에 대한 정보는 학부모가 접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예전에 비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진 현대사회에서는
공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정말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공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고 학교 선생님보다 좋은 강사들이 유튜브에 널려있는 이 상황에서
학교보다 교육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흡수하는 학부모님들이
학교에 대한 권위가 과연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히 가질 수 있는 생각입니다.
#3. 왜 현대사회에서 이것이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까?
저는 지금 초등학교4학년 학생의 학부모입니다.
교사의 눈으로 보는 학교와 학부모의 눈으로 '보이는' 학교는 차이가 있습니다.
교사의 눈으로 보는 학교는 모든 부분이 보이지만
학부모의 눈으로는 학교를 쉽게 보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학교생활에 대한 정보를 선생님이 제공하는 정보 또는 학생들이 이야기하는 정보만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저는 교사이기때문에 아이의 생활을 예측할 수 있지만
학교의 모습을 살펴본적이 없는 학부모님들은 샤머니즘에 대한 두려움처럼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학부모님들은 교사를 더욱 전폭적으로 지지하는것에서
직접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는 방향으로 자신의 두려움을 해소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세계는 이런 상황에서 정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두려움을 극복한 학부모님들은 이런 생각을 갖게 됩니다.
'이렇게 쉽게 획득할 수 있는 정보를 왜 학교에서는 제공하지 않을까?'
일반적인 학부모님들은 그런 생각만 하고 넘어가게 되지만
일부의 학부모님들은 생각을 행동으로 바꾸게 됩니다.
그리고 그중 일부의 학부모님들이 소위 말하는 진상 학부모님들이 됩니다.
#4. 학교와 학부모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길 찾기
제가 즐겨찾는 사이트에서 진상학부모와 관련된 글을 보면 이런 댓글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러면 어디까지가 진상이고 어디까지가 진상이 아닌거지?
"학교에서 선생님이 하이톡도 차단해서 연락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데 그러면 연락하는것도 진상인건가?"
이와 반대로 선생님들은
"도대체 어디까지 학부모님들한테 알려줘야하지?"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이것은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기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정부에서 내려주지는 않기때문에
어느 학교는 이러하고 어느교실은 이러하다 라고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조금씩이라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것이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선생님이 어련히 알아서 할텐데 당연한 것을 왜 물어보냐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이 상황에 대해 진짜로 모르기때문에 물어본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학부모님은 선생님이 우리 아이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조망하고
가장 좋은 답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 주셔야 합니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인정할 때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을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고
선생님은 학부모님들이 학교에 대해 안심하고 믿고 맏길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