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자녀,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요?
자, 그럼 우리 한번 차근차근 이야기해 봅시다. 초등학생 시기에 뭘 알려줘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 그래서 인터넷의 가벼운 정보나 주변 지인들의 경험이나 조언에 귀 기울이는 분들. 또는 사교육의 향기로운 광고에 판단이 흐려지는 분들을 위해서 오늘은 기본으로 돌아가 봅시다. 우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정에서의 교육과 학교에서의 교육은 과연 다른 걸까요? 초등학교 시기에 아이들이 꼭 알고 넘어가야 하는 건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에는 교육과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마땅히 배워야 할 것들에 대해서 교육부 고시로 내려온 교육의 지침서입니다. 오랜 시간 시행착오와 연구를 통해서 축적되어 온 정보와 나라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 많은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하나의 설명서입니다. 나라에는 국가교육과정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학교교육과정과 학급 교육과정을 구성하기도 합니다. 관련 내용은 교사들의 영역이니 깊게 들어가진 않겠습니다. 다만, 아동심리치료 전문가가 아닌 교육전문가가 생각하는 초등학교 교육의 목표가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고자 합니다.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의 3. 학교급별 교육 목표에는 가. 초등학교 교육목표가 있습니다. 바로 아래와 같습니다.
초등학교 교육은 학생의 일상생활과 학습에 필요한 기본 습관 및 기초 능력을 기르고 바른 인성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둔다.
총 목표를 보자면 우선 일상생활과 학습에 있습니다. 단순히 학습만 국한하지 않고 일상생활도 포함한 것으로 보아 생활지도의 중요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과정으로는 기본 습관 및 기초 능력입니다. 둘 다 일상생활과 학습과정에 대한 내용입니다.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길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기초적인 것을 가벼이 여겨 부모가 해주기보다는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으로 바른 인성을 함양에 있습니다. 결국 초등학교 시절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엄청난 능력도 스펙도 아닌 바른 인성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중점을 둔다는 것은 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자라는 의미로 모든 교육에 기본으로 삼고 나아가자는 것을 뜻합니다. 정리하자면 아이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이 과정에서 바른 인성을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1) 자신의 소중함을 알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기르며, 풍부한 학습 경험을 통해 자신의 꿈을 키운다.
첫 번째 세부 목표로는 나를 알아가는 단계로 자신의 소중함, 즉 자존감과 인권을 이해해야 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건강한 생활 습관, 요즘 아이들의 생활 습관을 보면 걱정이 되는 것이 한둘이 아닙니다.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자신의 소중함으로부터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또한 풍부한 학습 경험을 통해, 즉 다양한 경험의 중요성을 의미합니다. 교과서의 내용(혹은 선행학습) 뿐만 아니라 이 시기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많이 놀고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서 마지막 자신의 꿈을 키워야 합니다. 장래희망이 아닌 꿈은 막연해도 비현실적이어도 괜찮습니다.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뭔가를 목표로 떠올릴 수 있는 과정 자체의 소중함을 아이들은 느껴야 합니다. 돈 많이 버는 직업만이 꿈은 아닙니다.
2) 학습과 생활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기초 능력을 기르고, 이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상상력을 키운다.
또다시 나옵니다. 학습과 생활. 이는 모든 배움의 상황이 학습뿐만 아니라 실생활과 연관 지을 수 있기를 바라는 의미입니다.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생활에서 찾아내고, 생활에서 찾은 문제를 교과서에서 알아가도록 지원해야 하면 이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기초 능력을 길러줘야 합니다. 노벨상 많이 문제 발견, 해결이 아닙니다. 작은 불편함이나 시행착오, 호기심들이 모두 문제상황입니다. 아이들이 그런 불편함을 문제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합니다. 이런 기초 능력이 더 큰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또한 재미있는 것은 상상력입니다.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상상력을 키운다는 문장에서 창의력이 아닌 상상력이라 표현한 것은 아이들의 개방적인 사고를 위함이라 해석됩니다. 현실적인 제약에서 벗어나 상상 속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아이가 성장을 하면서 쌓게 될 지식과 경험과 함께 창의력이라는 좋은 기술이 될 겁니다.
3) 다양한 문화 활동을 즐기며 자연과 생활 속에서 아름다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심성을 기른다.
다양한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유튜브 영상이 모든 문화활동은 아닙니다. 가성비가 좋을 뿐이죠. 가장 싸고 쉽고 편한 문화 활동이 아닐까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즐겨야 할 많은 문화 활동을 놓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인간은 쾌락의 동물입니다. 삶에서 풍요를 찾고 즐거움을 찾을 줄 아는 존재로 다양한 문화를 즐길 줄 안다는 것은 곧, 심리적 행복과 여유를 의미합니다. 또한 자연과 생활 속에서 아름다움과 행복을 느껴야 합니다. 여기서 자연이라는 단어가 인상적입니다. 아이들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공간은 바로 자연입니다. 환경이 변화함을 느끼고 그 변화 속에서 새로운 지적, 심미적 발견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것이 작은 화분일지라도 말입니다. 단순히 즐거움이 아닌 아름다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심성을 길러줘야 합니다. 길러줘야 한다는 의미는 아름다움과 행복 역시 느끼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연과 생활이 주는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어른들이 인도해 줘야 합니다.
4) 일상생활과 학습에 필요한 규칙과 질서를 지키고 서로 돕고 배려하는 태도를 기른다.
마지막 목표는 태도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역시나 학교생활만이 아니라 일상생활과 학습 상황을 모두 거론하고 있으며 필요한 규칙과 질서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유아교육과 달리 학교라는 곳에 들어서면서 규칙과 질서에 대한 중요성이 생깁니다. 사회생활을 배워야 하는 단계입니다. 무리 지어 사회 속에서 생활을 하면서 그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나름의 규칙을 정하고 그 틀안에서 생활을 합니다. 그리고 그 규칙을 지키는 것을 배려라고도 표현합니다. 내 아이를 위해서 정말 필요한 것은 그 규칙으로 인하여 참아야 하는 아이의 욕구가 아니라 아이의 욕구를 규칙 안 해서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그것이 서로 돕고 배려하는 태도가 되는 겁니다. 내 아이 하나쯤은 괜찮겠지. 내 아이는 특별하니까 괜찮겠지.라는 방임 안에서 사회의 질서는 무너지고 아이는 규칙과 질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배려하지도 배려 받지도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릴지 모릅니다. 우리가 알려줄 것은 단순합니다. 사회적인 규범을 이해하고 지키는 것이 나의 행복을 지키는 것입니다.
여기서 잠시 중학교 교육 목표부터 나오는 특별한 말씀드리겠습니다. 중학교 교육 목표에는 초등학교에 나오지 않는 단어가 네 가지 있습니다. 바로 책임감, 도전정신, 세계, 소통입니다. 초등학교에서도 충분히 필요해 보이지만 예상외로 초등학교 교육목표에는 없이 중학교부터 거론이 되는 단어입니다. 의아하죠? 우리는 아이들에게 책임감과 도전정신, 세계 문화와 소통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고 있지는 않나요? 물론 그런 것들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것들을 하기 위한 충분한 기본 소양이 갖춰졌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책임감,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아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책임에 대해서는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가끔 이를 혼동하여 책임을 모두 부모가 지거나 때론 촉법이라는 제도로 무마하려고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아이들의 바람직한 자립이며,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부터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전정신, 도전의 중요성은 늘 이야기하지만 아직 초등의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상상력으로의 도전, 도전하고자 하는 의지와 간접경험이 더 중요한 것은 아직 학생들이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본 습관과 기초능력을 충분히 갖추는 것이 우선입니다.
세계 문화, 세계에 대한 이해는 우리나라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된다. 비교라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모습을 잘 이해하고 그를 바탕으로 세계 문화를 알아가고 배울 점을 찾는 것이 교육의 목표이다. 사대주의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자아도 마찬가지 나를 먼저 알고 남을 이해해야 한다. 이것이 다음 주제어입니다.
소통, 공감과 소통의 기본은 나의 이해입니다. 우선 나의 감정과 나의 상태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이며, 다른 사람을 공감하고 소통하기 전에 내가 먼저 공감받고 소통하는 경험을 가져야 합니다. 다른 아이들과 소통이 어려운 아이들은 보통 관련 경험의 부재에서 나옵니다. 아이에게 먼저 나를 이해하게 해주는 것이 초등의 목표입니다.
쉬운 이야기를 어렵게 했나요?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했나요? 어떻게 느꼈던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께 좋은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흘러가는 소리로 지금 이 시기에는 어떤 학원을 가야 하고 어디까지 진도를 나가야 하고 어떤 곳을 데리러 가야 한다는 소문에 흔들려 아이에게 일관성 없는 교육을 해주시기보다는 내 아이에게 맞는 교육의 방법을 찾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방법의 목표를 서울대, 의대 입학이 아닌 교육과정에서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교육과정의 목표를 함께 읽어보며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초등학교 교육은 학생의 일상생활과 학습에 필요한 기본 습관 및 기초 능력을 기르고 바른 인성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