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씨네리뷰 : 영화 장기자랑(The talent show, 2023)
#영화_장기자랑
오늘 신문을 늦게 봤다.
용산 아이파크에서 하는 영화 시사회에 갈 기회가 생겨 그 영화를 보러가는 길에 전철에서 신문을 펼쳤다.
그런데 신문에 오늘 볼 영화가
한 면 가득 소개되어 있는거다. 영화 제목만 알고 가던 길이었는데, 영화 제목이 <장기자랑>이라서 그냥 재미있는 학원물인줄 알고 나선 길이었는데 이런 영화인줄 몰랐다.
걱정이 앞섰다. 손수건도 안 가져왔는데 어쩌나.
세월호 어머님들로 만들어진 노란리본 연극단 이야기를 그렇게 만났다. 신문 제목처럼 피해자다워야 한다는 족쇄가 있기에 즐거움은 자신들의 몫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은둔하던 어머님들과 생존 학생 어머님은 그렇기에 더욱 연극무대를 통해 아이들에 대한 기억을 이어가고 싶어한다. 그러면서 연극의 마력에 빠져 더 잘하고 싶어하시며 배역에 대한 욕심으로 갈등하기도 한다. 그 또한 어머니들의 정체성이다.
예상대로 많이 울었다. 하지만 예상치 않게 많이 웃었다. 하나의 갈등 요인이 생길때마다 어머니들 각자와 연출자님의 입장이 모두 조금씩 다른걸 가감 없이 보여주어 놀랍고 고마웠다.
5년이 지나서 한달 반치 수면제를 다 털어 넣은 밤이 있었다는 한 어머니의 말씀에서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사죄가 없는 사건은 치유될 수 없다는걸, 더 아프게 만든다는걸 또 한 번 절절히 느꼈다.
이 영화가 만들어지는 동안에 이태원에서 10.29참사가 또 일어났다. 살아서 나이를 든다는 이 자연스러운 일이 우리나라 젊은 아이들에겐 어쩌다 이리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을까? 이 어머니들의 눈물을 언제 멈추게 할 수 있을까?
4.3 75주년 날이기도 하다. 추념식 직전까지 서북청년단이 4.3의 희생을 모독하며 시위를 하려해서 충돌 위험이 있었다고 한다. 잊혀질거 같으면 이렇게 진실은 뒤집어지고 피해자는 다시 상처를 입는다. 중요한 것은 계속 기억하고 계속 진실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오늘 4.3도, 이 영화도 다시 한 번 알려준다.
노란리본 극단 어머님들 공연을 함께하고 싶다. 이 영화가 개봉되면 다들 많이 웃을 준비도 함께해서 손에 손 잡고 보러가시길 바란다.
글 : 에듀씨네7기인경화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