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비싼 레고 데쓰스타를 어찌할꼬? - 레고 투명상자 제작기
모지리 아빠라 아들의 요구에 무너져 버린다. 지난 여름 아들은 친구와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극장에서 보고 왔습니다. 그러더니 2가지 이야기를 하더군요. 아빠! 스파이더맨 재밌어. 그리고 아빠! 예전부터 갖고 싶다고 조르던 데쓰스타가 나오더라... 사줘! 레고를 좋아하는 아들이 몇 년전부터 가지고 싶다던 데쓰스타가 재밌는 영화에 나오니 무진장 가지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욕망에 불을 질러버린 망할놈의 스파이더맨... 속의 장면>
1주일 이상을 아주 집요하게 조르더군요. 결국 그 집요함과 애교(?)에 굴복하고 여름 휴가 시즌에 질렀습니다. 꿈을 이룬다던 그 레고 데쓰스타를. 요즘 나온 버전은 과거 버전보다 브릭의 개수가 조금 더 많습니다. 배송강국 답게 데쓰스타는 순식간에 거실에 도착하죠.
<아들이 좋다고 찍어 보낸 데쓰스타의 위용>
워낙 덩치가 큰 놈이라 아들도 만들다 만들다 지쳐 잠시 쉬더라고요.
10월 황금연휴에 만들기 위해 묵혀두었다가 몰아서 만들었습니다. 짜잔! 완성!
이건 다시 부실 자신이 없더군요. 이게 얼마짜린데. 아들의 첫 레고인 냅튠캐리어도 지금은 브릭의 상태로 상자에 갇혀 있는 신세인데 데쓰스타는 그렇게 둘 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투명 아크릴로 상자를 만들 생각을 합니다.
<아들에게 처음 사준 레고, 냅튠캐리어 8075... 매뉴얼 구해서 다시 만들어보고 싶다네요>
서론 끝, 이제 본론 시작!
구상은 이렇습니다.
- 크기는 가로 600mm, 세로 500mm, 높이 500mm. 데쓰스타 크기를 재보고 약간은 넉넉하게 만들기 위해서.
- 바닥은 두꺼운 5mm로 깔고, 그 위에 얇은 3mm로 덧대서 옆 면을 세울 수 있도록 공간을 둔다.
- 3mm 쫄대 4개를 구입해서 모서리 부분을 보강.
- 뚜껑은 3mm로
전개도를 보면 3mm로 옆 면을 만들기 때문에 2개는 총 6mm를 잘라내야 합니다. 그래야 상자를 만들 때 닥 맞게 되죠. 쉽게 설명해 놓은 블로그가 있습니다. 읽어보시면 되겠습니다.
참고 블로그 : 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bictto&logNo=220138056525
아크릴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쇼핑몰에서 다음과 같은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아크릴 칼과 뽄드도 구입합니다.
<아크릴 가격이... 덜덜덜. 작은 레고를 하나 더 살껄 그랬나?>
그래서 사줬고, 만들었고, 투명 아크릴로 박스도 만들어줬습니다. 꼬박 2시간 걸린 만드는 과정을 100배속으로 편집한 영상을 우선 보시죠.
이렇게 만든 후에 투명상자 속에 데쓰스타를 넣었습니다. 오호호호. 멋집니다.
그런데 커도 너무 커요. 이 아이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아들방에 넣어주기로 합니다. 사실 이 과정도 만만치 않았지만 생략. 최종 배치된 아들방의 레고 데쓰스타입니다.
만들면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1. 안전, 또 안전!
아크릴이 생각보다 무겁더군요. 그리고 모서리가 뾰족합니다. 떨어뜨리거나 긁히면 다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크릴 칼은 무섭습니다. 힘을 주어 잘라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합니다.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하세요. 안전은 중요합니다.
2. 아크릴을 자를 때 바닥에는 두꺼운 것들을 대고
아크릴 칼로 아크릴을 자르는데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칼로 종이를 자르는 것을 생각하면 큰 코 다칩니다. 3mm 아크릴을 자르려고 아크릴 칼질을 몇 번을 했는지 모릅니다. 힘 조절도 어렵기 때문에 바닥을 긁어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꼭 바닥에 두꺼운 것들을 대고 자르세요. 안그러면 소중한 장판을 후벼파 버릴 수 있습니다. 저도 약간 긁었습니다.
3. 뽄드는 흘리면서
아크릴로 상자 만드는 방법을 검색해 보면 잘 나와있는데요. 뽄드가 물처럼 맑고 잘 흘러 내립니다. 따라서 오공뽄드와 같이 바른 후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 아크릴을 붙여 놓은 다음 흘리면서 붙여야 합니다. 그래서 뽄드를 구입하면 작은 주사기를 같이 줍니다. 주사기에 뽄드를 넣고 흘리면서 붙여야 합니다. 처음에는 주사기에 힘 조절이 잘 안되서 이리저리 뽄드를 뿌리기도 했답니다.
4. 완소 쫄대
옆 면 모서리 부분에 3mm 삼각형 모양의 쫄대를 사용했습니다.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쫄대는 사랑입니다.
5. 생각보다 무거워
완성한 상자가 무겁더군요. 떨어뜨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이번 투명 아크릴 상자를 만들면서 무언가를 만드는 즐거움을 느끼니 좋더군요. 먼지 타지 않게 무언가를 넣어 놓고 싶다면 투명 아크릴 상자를 직접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