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을 미술 작품으로 - 종이 길게 찢어 교실 꾸미고 놀아요
그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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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4 14:58
준비물
:
A4종이(이면지), 가위, 셀로판테이프
다양한 좋은 도구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양손이다.
손가락으로 종이를 찢는 행위는 단순하지만
재미를 준다.
"A4종이 한 장만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곤 하는데
특히 학기 초 미술 수업 첫시간에 이 활동을 시작한다.
첫째, 잘 찢어지는 종이의 결 방향을 생각해야 하고
둘째, 내 키보다 길게 찢을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의자 위에 올라가
나의 키보다 길어지는 종이를 보면서 아이들의 눈이 커진다.
책상 위에 올라가서 계속 돌돌돌 찢는다.
그리고 찢은 종이의 양끝을 앉아있는 아이들 머리 위로 벽과 벽으로 붙여서 고정시키면
어떻게 해야 더 길게 찢을 수 있는지 머리를 굴리게 시작한다.
저학년 경우에 손으로 찢는 것보다
가위질 연습 시간으로 활동을 하였다.
자연 경관 속에서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는
"대지예술"을 조금 맛볼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었다.
물론 국회의사당을 천으로 덮거나
다리, 사막과 바다 위에 설치를 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칠판과 흰색 벽면, 흰색 천정, 창문이 기본 골격이 교실 안에
딱딱한 책상과 익숙한 의자가 놓여져 있는데.
우리가 엮어놓은 종이끈들이
그동안 보았던 교실을 잠시나마 변신 시켜서 미술 작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저학년이나 고학년 학생들 모두 그 사이를 통과하는 재미는 누가 더 적다 크다고 할 수가 없다.
미션임파서블의 음악을 특어주면 더 다양한 방법으로 통과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이 활동을 통해서 배려를 배우도록 하는 것이다.
종이끈은 쉽게 끊어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친구의 종이끈을 밟아서 끊어뜨리게 된다.
벽에 고정시킬때도 내 혼자 힘으로는 어렵다.
친구가 셀로판테이프를 떼어줘야하고, 순서를 지켜야 한다.
설명을 듣고
1시간 찢고 오려서 붙인 후
잠시 놀고
사라져버리는 미술 작품이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이런 미술도 했었지...'
한번쯤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나한테는 두고두고 생각나는 수업이다.
[이 게시물은 철없는김선생님에 의해 2018-05-16 11:07:24 미술수업에서 이동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