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어록집 #1. 미술 3단계를 기억하자!
그런데, 학생들의 반응은 완전 달랐습니다.
저번에 했던 미술수업은 쉽고, 재미있었다고 했습니다.
이번에 했던 미술수업은 힘들고,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분명히, 학생들은 저번처럼 오늘은 '어떤 미술을 할까?' 발을 동동 굴리며 기다렸고 자신의 역량 안에서 최대한 발휘하여 미술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미술수업에서는 왜 이토록 학생들이 힘들어하고, 어려워했을까요?
비유를 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학생들은 변함이 없습니다. 미술에 대한 관심,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같습니다. 출발점이 동일합니다.
그런데 이번 미술수업은 도착지점 까지 너무나도 많은 장애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여러가지 장애물로 인해 미술수업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힘들었던 것입니다.
즉, 제가 사전에 장애물을 확인하고 제거해주었다면 학생들은 이번 미술수업도 쉽고, 재미있게 했었을 것입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ㅠㅠ
다시는 이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줄이기 위해 지금부터 '미술 어록집'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미술 3단계를 기억하자!]입니다.
그 전에 오늘했던 미술 수업을 한 장의 지도로 기록해보았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다시 이 글을 보아도 오늘의 어록이 '아... 맞아!'하고 이해될 것 같아서입니다.
그러면 미술 어록집 그 첫 번째 기록을 시작합니다.
1. 사전에 재료 준비, 사건 발생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이번 미술활동에서는 수채화 도구가 꼭 있어야 했다. 생각해보니까 우리 교실에 제대로 된 수채화 도구가 없다. 물통이 없다. 그래서 물통 대신에 플라스틱 컵을 사용해 왔다. 미술활동을 하는데 물통이 큰 불편함은 없었지만 앞으로는 아니 내년에는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꼭 사놓아야지...
그리고 물통처럼 필수는 아니지만 물감 수업에서 있으면 좋을 재료도 생각했다. 바로 '깔개'와 '앞치마(또는 잘 입지 않는 옷)'이다. 어떻게보면 수채화 미술 수업 뿐만 아니라 모든 미술 수업에서 필요할 지도 모른다.
책상을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신문지를 깔았었는데 최근에 책상에 깔 수 있는 깔개를 발견했다. (미술 재료는 한번 정리해야겠다!!!)
신문지는 금방 젖어서 재사용이 어렵다. 그런데 이 깔개는 정말 좋은 것 같다. 방수가 된다! 이것도 내년에는 사야지~
아, 항상 물감을 이용한 수업에서 학생들이 한 두명은 하는 말이 있다. "선생님~ 옷에 물감 묻었어요ㅠㅠ"
그래서 필요한 건 바로 '앞치마'이다. 개인별로 앞치마를 사주면 학급비가 모자를 수도 있다. 나도 그게 걱정이다. 그래서 또 다른 대안을 생각해보았다. 잘 입지 않는 옷, 물감이 묻어도 되는 옷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포스터 물감 중에 흰색 물감은 대용량으로 사전에 사두어야 한다. 이번 미술활동에서 흰색 물감이 모잘라서 학생들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지못했었다. 학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물감은 대용량으로 준비해야겠다.
2. 표현 활동 전에 표현 기능 습득 활동을 간단하게 해야 한다.
표현, 여기서는 손바닥에 물감을 묻혀서 종이에 찍고 나머지는 매직으로 그림을 완성하는 표현 활동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손바닥에 물감을 묻혀서 종이에 찍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손바닥이 제대로 찍히지 않아서 실망하는 학생들 모습이 보였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빠트린 부분이 있었다.
바로 '물감 사용법'이었다. 손바닥이 잘 찍히기 위해서는 일단, 꼼꼼히 물감을 발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빈 부분이 생겨서 손바닥 모양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물 조절도 중요하다. 약간 질퍽거리는 느낌이 있어야 쫀득쫀득하게 물감이 손바닥에 밀착할 수 있다. 물이 너무 많으면 종이에서 물감이 흘러내린다 ㅠㅠ.
앞으로는 본격적인 표현 활동 전에 필요한 표현 기능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3. 감상은 교사가 아닌, 학생이 주도하는 놀이식으로 진행 해야 한다.
감상은 학생들의 완성된 작품을 보면서 이루어진다. 내가 아는 감상 방법은 '작품 경매', '친구 작품 이름 지어주기'가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학생 중심'이다. 작품의 내용, 방법 등을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는 놀이식 감상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이번 미술활동은 오로지 교사 중심의 감상이었다. 내가 발문하고 학생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감상을 했는데 아무리 내가 의미있는 부분을 짚어주었다 하더라도 학생들이 한 게 아니기 때문에 기억에 남을까 싶다. 잘못했다. 좀 더 재미있는 감상법을 많이 생각해야겠다. 저번 미술활동에서는 '맞추기 게임'으로 감상을 했었는데 학생들이 하하호호 하면서 즐겁게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그 기억을 잊지 않고 또 다른 감상법을 생각해야겠다!
이렇게 나의 첫 번째 미술 어록집을 마무리해야겠다. 이렇게 정리하다보니 미술은 전(재료 준비)-중(표현 과정)-후(감상)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오늘 이렇게 미술에 대한 나름대로 깊은 깨달음(?)을 얻다보니 앞으로 어떤 미술 추억이 또 학생들과 나를 기다릴지 기대되고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