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부산비엔날레
미술의 신세계를 경험하고 왔습니다.
다양한 매체와 재료들로 분열과 분단의 아픔을 표현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2018 부산비엔날레 현장으로 초대합니다.
비엔날레는 부산현대미술관,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 두 군데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어요.
저는 아이들과 함께 다니다보니 두 군데 모두 가 보진 못하고 부산현대미술관 전시회만 관람하고 왔습니다.
전시회가 끝나기 전, 저 혼자라도 가서 나머지 작품들을 보고 오고싶네요.
이번 전시회는 도슨트 설명없이 저 혼자 제 느낌으로 즐기는 관람이 되고 싶었어요.
작가의 의도가 충분히 느껴지지 않더라도 제 감성으로 해석해보고 싶었습니다.
미술관 입구에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립니다. 확성기를 통해 사람들의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부산시민 15명의 목소리로 만들어졌다는군요. 얼핏 노래 같기도 하고 외침같기도 한 그 소리. 마음 한구석이 짠한 것은 그냥 제 느낌일까요?
입장부터 남다른 이곳. 관람객 대기선인줄 알았던 그곳이 바로 설치미술 작품이라고 하네요.
선을 건드리거나 타넘거나 밑으로 지나가지 말고 쭉 줄지어 걸어들어가라도 알려줍니다.
꼬불꼬불 길을 따라입장합니다. 멀게만 느껴집니다. 하지만 묵묵히 걸어갑니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뭔가 내가 구속되어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난 9월 14일 문재인대통령이 이곳에 방문하여 관람한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었습니다. 그 중 한 컷입니다.
빗방울 형태를 한 것이 메달려 있습니다. 흡사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같습니다. 지면에 닿기 직전의 마지막 빗방울은 매우 날카로운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내 마음을 찌르는 것 같습니다. 뭔가 슬픔이 느껴집니다.
그때 둘째아들이 작품명을 읽어주었습니다. "엄마! 이 작품이름이 눈물이래요.'
아...분단의 아픔....마음에 내리는 비같이 흐르는 눈물...
큰 기둥이 부서졌습니다. 다리 같기도 하고 건물을 받치고 있던 기둥 같기도 합니다. 폭격에 의해 파괴된 모습들 입니다.
전쟁의 참상이 떠오릅니다. 잔해에 사람들이 깔린 모습을 상상합니다. 무섭고 두렵습니다. 전쟁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북한 전단지들이 모여 글자를 만들고 있습니다. DMZ.
이 작품 옆에서는 DMZ에 관한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한 병사의 군시절, DMZ를 시찰하며 겪었던 사실을 기반으로 영상이 제작되었습니다. 신비롭기도 하고 작은 소리 하나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그곳은 DMZ입니다.
비엔날레 관람을 하기위해 제 아이들을 이렇게 설득시켰지요. "미술관에 가면 초코파이를 먹을 수 있어!"
흔하게 사 먹을 수 있는 초코파이 이지만 미술관에서 맛보는 초코파이, 정말 매력있지 않나요?
북한 사람들도 초코파이를 좋아한다고 해요. 한쪽에는 북한을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들이 프린트되어 걸려있고, 전시실 한 가운데에는 초코파이 10만개가 쌓여있습니다.
북한 친구들과 함께 먹고 싶다는 의미인것 같아요. 정말 함께 먹을 날이 얼마남지 않은것 같습니다.
큰 조형물이 전시실 가운데 우뚝 솟아 있습니다. 영상으로는 행위 예술가들의 찬양하는 듯한 몸짓들이 흘러나오고 있네요.
분단을 종식하고 통일이 된 기쁨을 표현하는 걸까요? 아니면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걸까요?
비엔날레는 전시 작품 뿐만 아니라 영상물도 곳곳에 상영되고 있습니다. 소리, 냄새 등과 어우러진 영상들은 관람객들을 더욱 몰입하게 도와줍니다.
'분열, 분단' 이라는 주제를 각인하고 관람을 시작해서 인지 도슨트 없이도 편안하게 작품을 관람하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간질간질, 알듯말듯, 가슴 한 구석이 아련하기도 했습니다. 미술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하고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미술은 어렵지 않습니다. 잠시 멈추어서서 주의깊게 살펴보고, 잠시 시간 내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누구나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미술입니다. 미술을 늘 가까이 대하고 사람에 대해 더욱 관심갖으며 깨어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