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과 어린이 미술
이중섭의 그림은 초딩같다?
어린이를 그린 세계적인 화가, 이중섭. 그의 그림에는 유독 어린이가 많이 나타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중섭이 그린 그림을 생각하면 대부분 '소'를 생각하실 겁니다. 아, 대학시절 소를 단순화한 디자인 수업에서 C+를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제 그림을 보고 비웃었던 친구는 오리를 그렸는데, 그 친구도 C+이었습니다. (C0였나?) 그러나 그림을 보는 사람은 자기가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른 부분을 살펴보게 되겠죠. 제가 주목한 것은 이중섭의 소가 아니라 '어린이'였습니다.
어린이를 그리는 것을 넘어 이중섭은 어린이를 '어린이가 그린 것처럼' 그렸습니다. 로웬펠드의 미술발달이론에 따르면 도식기의 특징에 해당하는 그림을 그렸다고해야 할까요? 확실하진 않지만 분명한 것은 이중섭의 그림이 '화가의 그림처럼' 느껴지진 않는다는 것입니다.
꽃과 어린이(왼쪽), 물고기와 노는 아이들(오른쪽) - 이중섭 作
이중섭은 어린이 그림을 연구했다.
이중섭이 왜 어린이를 유독 많이 그렸을까요? 두 자녀에 대한 그리움의 표현일 수도 있고, 어린이가 지닌 순수함과 포근함을 그리워하느 작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에 있는 두 자녀에게 편지를 쓸 때 항상 아내와 두 아이의 그림을 편지 한 켠에 그려서 보냈습니다. 큰 아들은 어린시절 병에 걸려 죽었는데, 아들에 대한 그리움도 투영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중섭이 '어린이가 직접 그린 그림'을 가져가 연구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초등 고학년이었던 조카딸의 그림을 가져가 연구했다고 알려졌는데(『이중섭의 가족, 사랑』, 최석태, 최혜경), 아마 우리가 보는 이중섭의 수많은 어린이 그림에는 이런 연구가 반영되어 표현되었을 것입니다. 어린이 그림을 연구했다고 하니 이중섭의 그림이 새롭게 느껴지고, 이 모든 것이 '미술 감상'을 위한 수업자료로 느껴집니다. 그렇지 않나요?
이중섭의 어린이 관련 그림 감상하기
두 어린이와 사슴, 이중섭
물고기와 노는 아이들, 이중섭
* 이중섭이 쓴 편지를 비롯한 여러 작품들은 '공유마당'이나 '현대화랑(https://goo.gl/bMPB5H) 홈페이지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모든 이미지는 공유마당(https://gongu.copyright.or.kr) 에서 받아 활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