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로 고래 협동화 표현하기
생각
미술부진아인 저에게 수채화는 늘 두려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우리반 학생들은 수채화를 두려워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자유롭게 연습하고, 연습한 결과물에서 나름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러던 중 하다 연구회 회장님의 고래 협동화가 여러 선생님들한테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제가 가입한 3학년 밴드에선 아주 많은 고래 협동화가 올라 왔는데, 하나같이 너무나 아름다운 작품들이었습니다.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니 다양한 장점들이 있었습니다. 학생 개개인이 만든 고래 도안의 수채화는 어설펐지만, 이 작은 고래들이 모여 하나의 큰 고래를 만들면 미숙한 채색이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가장 매력적인 장점이었습니다.
방법
1. 도화지 1장을 나눠 주고 고래 도안을 보여준 후 관찰하게 한다.
2. 예시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고래 도안을 그리게 한다(아주 간단하게, 둥근 면이 강조되도록, 크기는 매우 다양하게.)
3. 도화지에 파란색 물감과 물의 양만 조절하여 여러 방법으로 채색하게 한다. (기법은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학년이 올라간다면...)
- 웨트 인 웨트(번지기) 기법, 덧칠하기, 닦아내기, 물 자국 내기등의 기법을 쓰기 / 기법 참고: 초등미술수업52
4. 가위로 고래 도안을 오려서 모은다.
5. 저학년은 교사가 붙이고, 고학년은 대충의 틀을 제시한 후 각자 붙여보게 한다(환경게시판에).
장점
1. 채색할 때 선을 튀어 나가도 가위로 오리기 때문에 걱정없이 칠할 수 있어요.
2. 고래 도안의 크기와 개수가 다양하므로 도화지 1장으로 집중력 있는 연습이 가능해요.
3. 혹 도안이나 채색이 실패해도, 교사가 가위를 통해 테두리를 잘 마감하여 자르면 얼마든지 활용 가능해요.
- 단 학생과 충분히 의논하여.. 마구잡이로 자르지 말기. ***
4. 채색을 못한 친구의 고래 도안도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므로 학급 소속감을 키우고 미술에 대해 작은 성취감을 부여할 수 있어요.
사례
우리반 학생들 작품을 보면 아주 잘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물조절에 실패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마른 후에 다시 덧칠하는 웨트 온 드라이 기법을 알려주었다면 괜찮았을텐데, 이 땐 여기까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연구회 활동으로 열심히 연습, 공부중!)
아이들 작품 중 채색은 그럴 듯한데, 도안 전체의 형태가 이상한 것들이 꽤 있었습니다.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어 '이 작품을 버리긴 아까우니 선생님한테 맡겨주면 잘 살려보겠다'고 말하고, 가위로 작은 형태의 고래로 오렸습니다. 그리고 게시판에 붙였습니다. 하나 둘 씩, 자기 작품이 모두 붙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좋아했고, 멀찌감치 볼 땐 작은 실수보다 큰 아름다움이 더해 모두 좋아했습니다.
* 꼬리 부분, 물을 뿜는 부분, 그리고 중간 중간에 있는 작은 고래들은 모두 가위질을 거친 것들입니다.
다짐
환경게시판을 꾸미기 싫어하는 제가 미술공부를 하면서 '아이들의 미적 욕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제는 a3 파일포켓을 하나 둘 씩 버리고, 다채로운 작품을 게시판에 채워 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