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살아있음을 드러내고 꽃피우자-3] 2019 책쓰기동아리 "그림책작가반" 이야기(2)
책쓰기 동아리 ‘그림책 작가반’ 이야기 (2)
1. 활동 시기: 2019년 한 해(총 22차시, 2시간씩 11회)
2. 동아리 구성원: 9명 (4학년 3명, 5학년 4명, 6학년 2명. 그 중 남3, 여6)
안녕하세요? 지난 글에 이어서 책쓰기 동아리 활동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노파심에 한 마디, 절대 이대로 따라하라는 글이 아닌 것(학습량을 너무 많이 잡았습니다. 여기서 반쯤 덜어내 주시고 길게 천천히 하면 알맞을 것 같아요!!!). 좌충우돌했던 실천사례 한 가지로 읽어주시면 된답니다. (혹시 실제 운영에 참고하려는 분은 지난 글을 먼저 읽어보시고 오시길 권합니다.)
1-2차시: 오리엔테이션(그림책에 대한 기본 상식 알아보기)
- 동화책의 표지/면지/속지/판형 등 기본적인 개념을 설명해 주고, 마인드맵으로 간단히 배운 점을 기록해 보도록 했습니다. (혹시 개념 설명이 어려우시다면, 유튜브에 ‘그림책 + 면지’ 등의 키워드를 넣어 조금만 찾아 보아도 개념을 설명해주는 영상들이 보입니다.)
- 여러 가지 판형과 색다른 분위기의 그림책을 미리 준비하여 살펴보도록 합니다.
3-4차시: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소개하기, 다양한 그림책 살펴보기, 재료 탐색
- 학생들이 각자 좋아하는 그림책을 소개하게 하려고 했으나, 잊고 대부분 안 가져왔습니다. ^^;
- 이에 대비해 다양한 분야의 그림책을 준비해 두고 같이 읽어봅니다. 그림책 자체에 흥미를 끌 수 있는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그림책도 좋고 평소에 수업 시간에는 잘 다루지 않지만 가치 있고 중요한 주제(예: 죽음과 생명)에 대한 그림책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습니다.
- 이때 재료 탐색도 함께 했습니다. 여러 가지 종이와 도구를 준비해 두고 그리고 싶은 걸 마음껏 그려보도록 시간을 줍니다. 아예 ‘자유’라고 하기보다 간단한 제약사항(주제를 정해준다든가)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 다음에 운영한다면 재료 탐색은 초반보다는 나중에 창작 스토리보드를 짤 때 여러 도구를 실험적으로 써 보도록 하려고 합니다.)
5-6차시: 여러 가지 도형/요소로 창작 줄거리 꾸미기
- 예전에 광주에서 열린 백희나 작가님과의 만남 자리에서 간단한 그림책 줄거리를 꾸며보고 서로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나누어 받은 무지 스프링 공책엔 이야기를 구상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페이지에 띄엄띄엄 단순한 도형이 미리 그려져 있었습니다. 도형에서 연상되는 것을 통해 줄거리를 구성해 보는 것이었는데요. 이걸 학생들과도 비슷하게 함께 해 보았습니다.
- 종이 여러 장에 큰 원, 계단형태, 공간을 나누는 가로/세로 선 등 추상적인 이미지를 그리도록 하고, 연상되는 그림을 그리며 순서도 마음대로 배치하여 간단한 스케치로 줄거리를 꾸밉니다. 발표를 통해 서로 다양한 생각을 엿보고 칭찬합니다.
7-8차시: 우리들의 아름다운 가치사전 만들기
- ‘아름다운 가치사전’의 일부분을 함께 읽고, 각자 살펴봅니다.
- 표현하고 싶은 낱말을 골라 자신의 경험이나 아는 바와 연결 지어 새롭게 표현하면 됩니다. 바로 그리기보다는 먼저 서로 경험이나 생각을 이야기하고 다양한 생각을 꺼내어 놓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는 게 좋습니다.
9-10차시: 가치사전 완성하기
- 지난번에 그리던 것을 마저 완성하였습니다. 각자 2~4개 정도의 낱말을 맡았어요. 분량은 정하기 나름이겠지요.
11-12차시: 『너만 그런 건 아냐!』, 『단점 상점』 보기, 내 단점 찾아 캐릭터 만들기
-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의 통로 이현아 선생님이 지도한 ‘『너만 그런 건 아냐!』, 김지민 선생님이 지도한 『단점 상점』을 함께 읽고 느낀 점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 나를 성가시게 하는 내 단점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먼저 언어로 표현해 봅니다. 언어로 표현한 단점을 눈에 보이는 캐릭터로 구체화합니다. 이름, 특징, 나이(언제 이 단점이 생겼는가), 커질 때와 작아질 때(이 단점이 영향을 미치는 상황) 등을 적으며 재미있게 내 단점을 객관화할 수 있게 됩니다.
- 위 내용의 가짓수만 봐도 아시겠지만..... 시간 배분이 빠듯해서 아쉬웠습니다. 학생들이 캐릭터 얼굴을 어떻게 그릴지 고심하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기도 하고요. (결국 책으로는 나오지 못했답니다. ㅠㅠ) 5~6차시에서 제가 아이들과 했던 활동이나 지금 이 활동 중에 하나만 하거나, 더욱 활동을 줄여야 시간이 맞을 것 같아요!
13-14차시: 창작그림책 팀짜기, 아이디어 찾기 (교육미술관 통로/쿨북스 누리집 참고)
- 마지막으로 학생들 각자 창작그림책을 만들도록 돕고 싶었는데, 이제 와서 새 줄거리를 갑자기 만들 시간은 부족할 듯하고, 활동 5차시에 각자 만들었던 창작 줄거리에 살을 붙이자고 했습니다. 헌데 학생들은 자신이 전에 만든 이야기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혼자 책을 만들기보다는 모둠으로 활동하고 싶어했습니다.
- 일단 4~6학년 동아리였기에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학년별로 팀을 나누고(4학년 여 2명, 5학년 여 4명, 6학년 남 2명과 4학년 남 1명), 다양한 주제나 표현 거리의 예시를 들어주었습니다. (학교에서의 고민, 요즘 힘든 것, 가장 표현하고 싶은 것, 상상 속 이야기 등등)
- 학생 작가가 만든 전자책이 많은 누리집(교육미술관 통로/쿨북스) 주소를 알려주며 각자 태블릿PC로 보고 싶은 책을 실컷 보고, 주제의 아이디어를 얻어 보자고 했습니다.
15-16차시: 창작그림책 줄거리 ‘썸네일 스토리보드’ 만들기
- 지난번에 이야기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전체 주제, 간단한 줄거리의 줄기를 결정합니다. 그 다음엔 인물, 사건, 배경을 좀더 자세히 의논하며 짰습니다.
- 3개 팀 중 두 팀은 표현하려는 것이 명확한 편이어서 시간을 앞당길 수 있었으나 나머지 한 팀은 남학생 세 명 모두 의견이 달라 많이 갈팡질팡하였습니다. 처음엔 유튜브에 나온 무서운 이야기를 그대로 만든다는 데에 합의해서, 완전히 똑같이 하기보다는 조금 바꾸고, 표현하고 싶은 ‘주제’가 있게끔 창작해보자고 말해주었더니...... 이런, 교사가 개입해서였을까요?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고민을 거듭하다, 결론은 본인들이 주인공처럼 등장하는 모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 짠 줄거리를 간단한 그림으로 옮기며 전체적인 글과 그림의 배치, 흐름, 구도 등을 잡습니다. ‘그림책 썸네일’, ‘스토리보드’라고 검색해보면 아마 많은 이미지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 작업 없이 곧바로 책을 만들게 되면 그림책 전체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페이지마다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실험해 보며 더미북(가제본)을 만드는 작업을 이어서 하려고 했으나, 이번에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사실 스토리보드조차 시간이 부족해 못한 팀도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이 과정을 생략하지 않고 풍부한 활동을 해 보고 싶습니다.
17-18차시: 창작그림책 만들기1
- 그림책을 표현할 종이의 재질과 색깔을 고르고 그릴 재료, 도구를 골랐습니다. 각자 역할을 나누어 자기가 맡은 부분을 그리거나 글로 썼습니다.
- 다양한 판형을 본인들이 선택하고 글자 배치 등을 자유롭게 연구하는 것도 좋지만, 이번에는 편의상 한 가지로 통일하여 진행했습니다.
19-20차시: 창작그림책 만들기2
- 그림을 마저 그립니다. 생각보다 그림을 꼼꼼히 그리고 페이지 수가 적지 않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21-22차시: 창작그림책 마무리하기
- 원래는 다 그린 것을 돌아보며 제가 스캔, 정리 작업을 하는 동안 학생들은 ‘작가의 말’을 천천히 고민해서 쓰려고 했지만 그림 완성 시간이 빠듯했습니다. 작가의 말은 나중에 따로 잠깐씩 학생들을 불러, 간단하게나마 기록하여 제가 넣었습니다. 다음에 활동한다면 이 시간도 의미 있고 여유 있게 마무리하고 싶습니다.ㅠ.ㅠ 욕심을 좀 부렸더니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만약 방과후에도 좀 시간을 내고 만날 수 있는 열의 있는 친구들이라면 소화할 수도 있었을까요? 어쨌든 처음 해보는 것이라 무리했던 것 같아요!
구입한 준비물
- 종이: A4머메이드지, 크라프트지, 켄트지, A4색지 등
- 도구 및 재료: 물감, 아크릴물감, 다양한 무늬의 마스킹테이프, 마카, 매직, 유성색연필, 사인펜, 유성파스텔, 캘리그라피 붓펜 등
그림 편집 어떻게?
- 그림 스캔하기
- 크기 편집하고 수평, 색감 등을 포토샵으로 보정하기
- 글씨 넣기: 포토샵으로 그림 위에 쉽게 얹을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한 쪽은 그림, 한 쪽은 글씨만 있는 형태로 책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글 페이지는 따로 작업을 했습니다.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에 글씨를 넣고, ‘내보내기’를 하여 이미지 파일로 저장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먼저 파워포인트 안에서 정사각형 1:1로 슬라이드 크기를 조정한 후 페이지마다 넣을 글씨만 배치했습니다. 그 다음, '내보내기(다른 이름으로 저장)' 하여 JPG형태로 저장했고요. 포토북에 하나하나 넣으면 금방입니다.
책 인쇄 어떻게?
-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다양한 인쇄소가 있고, 책을 인쇄하고 제본하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 미리 가격 견적을 내 볼 수 있는 사이트도 있습니다. 그런데 몇 쪽인지, 종이 크기는 얼마인지, 흑백인지 컬러인지, 종이는 무엇을 할지(일반지-모조지, 스노우지 등/고급지-랑데뷰, 몽블랑 등) 선택해야 합니다. (아니면 인쇄소에 직접 전화해보셔도 됩니다. 전화하기 전에 적어도 쪽 수와 크기는 생각해 보고 통화하셔야 소통을 잘 할 수 있어요.)
- 독립출판에 필요한 Adobe 인디자인 수업을 가르치는 곳에서 신청하여 들어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제 개인 책을 출판할 때 인디자인을 썼습니다. 학생 책은 다음과 같이 했습니다.
- 페이지마다 딱딱한 두께감이 있는 책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포토북’을 제작해 주는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스캔한 그림과 글씨 이미지를 한 폴더에 모아두고 차례차례 포토북에 배치해 넣어 주문했습니다.
- 포토북 사이트의 단점은 일반 종이로 할 때보다는 비싼 가격입니다. 동아리 인원이 적어서 가능했습니다.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