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교육/학급 화폐 학급경영] 3월 1주 시나리오: 여러 시스템 도입 및 안정
학급 화폐 학급경영에 있어 3월은 매우 바쁩니다.
여러 시스템을 도입하고 안정시켜야 하기 때문이죠.
새로 도입하는 게 많다 보니 미리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3월 중에서도 첫째 주 시나리오를 정리하려 합니다.
3월 한 번에 정리하려면 이번 글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3월 1주 개요를 간추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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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적 및 취지 설명
크게 3가지로 나눕니다. 자본주의, 소득, 지출입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의 욕망을 활용하여 성장하는 사회입니다.
여러분이 하고 싶은 일을 묻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요구합니다.
여러분의 욕망과 능력을 노력으로 끌어올려 사회에 기여하고, 그 대가를 받아 살아가죠.
때문에 소득은 여러분이 얼마나 사회에 기여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노동으로 기여할 수도 있고, 사업을 통해 기여할 수도 있습니다.
예외가 있는데 자본이죠. 즉 돈으로 돈을 버는 겁니다.
이런 시스템을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끝으로 열심히 번 돈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돈을 쓰는 게 곧 일상이고 삶이기 때문이죠.
원하는 물건을 소비할 수도 있고, 저축하며 모을 수도 있습니다.
투자하며 기업의 이익을 나눠 가질 수도 있고, 기부하며 이웃을 도울 수도 있습니다.
선택은 여러분 몫입니다."
위에서 얘기한 소득 방법 3가지는 사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생산 요소 3가지에서 따온 겁니다.
실제 생산 요소 3가지는 노동, 토지, 자본이죠.
하지만 토지를 통해 돈을 버는 개념을 학급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아직 못 정했습니다.
이 부분은 정리되면 추가로 적용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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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가 이름&화폐 단위 정하기
다음으로 국가 이름과 화폐 단위를 정합니다. 국가 이름부터 보겠습니다.
우선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3가지 적게 합니다.
학생들은 존중, 배려, 성장, 우정 등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포스트잇에 적어 칠판에 붙입니다.
교사는 칠판에 붙여진 가치들을 비슷한 것끼리 묶어 갈무리합니다.
존중과 배려를 묶고, 안전과 질서를 묶는 식으로 말이죠.
그렇게 묶은 가치들을 중심으로 국가 이름을 세우도록 유도합니다.
작년 저희 반은 '배우장'이었습니다. 배려, 우정, 성장을 반영한 거죠.
19년도 이름은 '신나는중'이었습니다. 재미, 존중, 집중을 반영한 이름이었습니다.
화폐 단위는 학생들에게 추천을 받습니다.
학급 가치와 관련된 것들을 받아도 좋고, 그냥 받아도 좋습니다.
여러 단위가 나오는데요. 그중 투표를 시킵니다.
투표로 결정된 저희반 화폐 단위는 '루비'였습니다.
단순한 보석 이름이었죠. 별다른 의미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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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속 여부 결정
상속 여부를 결정합니다.
올해 처음 시도하는 활동인데요.
관련 내용은 앞선 글에 정리해뒀으니 넘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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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직업 관련
다음으로 직업 관련한 시나리오입니다. 크게 다음 4단계로 이루어집니다.
- 직업 목록 소개 + 제안받기
- 급여 확정
- 이력서 작성
- 직업 정하기(취직)
1, 2단계는 앞선 글에서 포스팅했으니 여기서는 3, 4단계를 다루겠습니다.
이력서는 학생들이 자신을 어필하는 과정이죠. 양식을 보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취직은 2단계를 거칩니다. 1단계는 서류 면접이죠.
이력서를 보고 교사가 판단합니다. 대충 쓴 이력서를 탈락시키죠.
실제 작년에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만 적은 이력서가 있었습니다.
"성의가 없네요. 진심이 안 느껴집니다. 탈락."
2단계는 가위바위보로 결정합니다. 사실 구술 면접이나 실습을 시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그래서 이력서 정도로만 현실감을 부여하고 다음으론 가위바위보로 결정합니다.
직업을 정할 때마다 이력서를 쓸 순 없습니다.
학생들도 힘들어하고 은근히 많은 시간을 잡아먹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처음 2번 정도만 진행하고 다음에는 가위바위보로만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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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국고 도입
국고 및 환율은 작년에 중간부터 도입한 개념입니다.
이번엔 처음부터 도입할 생각입니다.
국고 수입처는 학생들 세금, 기부, 국채 발행이 있습니다.
세금은 매번 급여를 지급할 때 소득세, 자리 임대료, 전기 사용료, 건강보험료를 걷습니다.
기부는 학생들이 직접 국고에 돈을 주는 거죠.
국채는 필요할 때마다 학생들과 상의하여 발행할 계획입니다.
물론 국채 이자도 내야 하니 함부로 발행할 수는 없습니다.
국고 지출처는 급여 명세서에 명시된 각종 사용료(자리, 전기, 급식 등), 아르바이트비, 파산 지원비가 있습니다.
여기에 올해는 '국고 메뉴판'을 신설하여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줄 예정입니다.
-500루비: 교실 놀이 1시간
-700루비: 학교 산책 1시간
-1000루비: 바깥 놀이+자유시간 1시간
-1500루비: 영화 3시간(감상 글쓰기 포함)
돈이 있다고 마구 쓸 수는 없고 한 학기에 한 번씩 사용 가능하다고 제한할 생각입니다.
언제 쓸지는 학급 회의를 통해 결정해야겠죠.
2학기 때는 물가 인상을 근거로 가격표를 올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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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환율 도입
환율은 학급 화폐를 실제 원화와 비교한 값입니다.
작년 화폐 단위 '루비'를 예시로 정리하겠습니다.
원/루비 환율이 10원이면 1루비에 10원이란 말입니다.
학생들에게 판매할 간식을 사 올 때 이 환율을 근거로 사 옵니다.
예를 들어 10,000짜리 과자를 사려면 1,000루비가 필요한 거죠.
환율은 마지막 기부할 때도 사용됩니다.
작년 나눔 경매 이후 모인 총 루비가 약 4.5만 루비였습니다.
당시 원/루비 환율은 4원이었고요. 이대로라면 18만 원을 제 사비로 기부해야 했습니다.
저는 10만 원으로 예산을 잡았고 환율 조작을 시작했습니다.
"루비가 이렇게 많이 모였네요. 루비가 많아지면 그만큼 가치가 떨어지겠죠?
루비 가치가 4원에서 2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원/루비 환율은 이제 2원입니다."
그러면 대략 9만 원이 됐고 생색내며 10만 원을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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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파산 제도 안내
파산 제도도 처음부터 도입할 계획입니다.
작년 학급회의 때 이런 말을 한 학생이 있었어요.
"선생님, 조금 더 현실감 있게 돈 없는 친구들은 강력한 페널티가 필요한 거 같아요."
아닌 게 아니라 실제 열심히 활동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별 관심 없는 학생들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대충 살면 안 된다'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하고자 합니다.
파산 절차는 잔고가 마이너스일 경우 진행됩니다.
'루비'로 예를 들 경우 -20루비 당 가치사전 1장, 방과 후 청소 봉사 1일입니다.
가치 사전은 '책임'을 쓰게 할 생각입니다.
본인 인생에 책임감을 가지라는 의미입니다.
방과 후 청소는 파산 지원금을 국고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반 친구들에게 보답하는 의미입니다.
'받은 만큼 되돌려 줘라'라는 메시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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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3월 1주 차 시나리오를 정리했습니다.
여러 시스템을 도입하고, 안내하고, 안정화시키는 게 목적입니다.
물론 학급 및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3월 2주 차 시나리오를 정리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