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국어 공부를 해야 하는 2가지 이유
지난번에 국어를 왜 공부해야 하는지 물어봤었지? 선생님은 두 가지 이유를 이야기해 주고 싶구나.
먼저 수용 능력이다. 수용 능력은 어떤 사실이나 의견 등을 받아들이는 능력이야. 우리는 정보의 홍수를 넘어 쓰나미 속에서 살고 있어. 매일 쏟아지는 다양한 정보들은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지. 하나의 문제를 두고 얼마나 다양한 주장이 펼쳐지는지는 안다면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이럴 때 정신 차리지 않고 멍 때리면 그냥 사기당하는 거야.
이건 친구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친구가 "난 중국이 좋아."라고 말했는데 그 친구에게 "뭐라고? 너 중국이 얼마나 나쁜 나라인지 알아? 공산당 독재 국가에, 미세먼지의 주범이라고! 코로나19 사태는 어찌 그리 무책임한지.. 너 단단히 잘못하고 있어."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친구는 너와 다시는 이야기하지 않을 거야. 그 친구가 "이봐, 너도 중국을 좋아해야 해."라고 주장한 적이 없기 때문이지. 이렇게 개인의 취향과 주장을 구분하지 못하면 의사소통이 어려워져.
독서도 중요한 사례지. 책도 천천히 곱씹으며 읽어야 할 책이 있고, 핵심만 건드리며 읽어도 될 책이 있다. 처음부터 이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아. 열심히 읽고, 공부하다 보면 조금씩 구분하는 힘이 생긴다. 그러면 독서에 같은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지.
다음으로 표현 능력이다. 과거 왕조 시대에는 네 생각이 중요하지 않았어. 그저 시키는 대로 하면 됐기 때문이야. 하지만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네 생각을 말하지 않으면 남이 말하는 대로 움직여야 해.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지 못하면 남의 주장을 따라야 하지.
뿐만 아니야. 너를 어필하지 못하면 아무도 너의 가치를 알아주지 못해. 현대 경쟁 사회는 빛나는 보석들을 가려내기에도 바빠서 숨겨진 보석을 찾을 여유가 없다. 자신의 생각을 말해야 하고, 주장할 수 있어야 하며, 나를 사회에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어.
그냥 남이 말하는 대로 살고 싶다고? 그런 노예 같은 삶이 편하긴 하지. 그저 시키는 대로만 열심히 하면, 어찌어찌 먹고 살 수는 있으니까. 하지만 학교는 노예를 기르는 곳이 아니다. 삶의 주인으로서 살아가는 힘을 기르는 곳이야. 배는 항구에 있어야 가장 안전하지만 그게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
학교 국어 시간에 이런 걸 언제 배우냐고? 국어 시간에 경험하는 듣기·읽기 활동이 수용 능력의 기초다. 친구의 발표를 집중해서 듣고, 교과서에 나온 시와 글들을 읽으며 내용을 파악하는 시간들이지. 말하기·쓰기 활동은 표현 능력의 기초야.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고 너의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시간들이지.
국어는 공기와 같다. 너무 기초적이어서 그 소중함을 잘 몰라.
하지만 꼭 알아두렴. 국어 공부야말로 모든 학습의 기초이자 인간 활동의 기본이라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