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공부해야 하는 2가지 이유
국어 시간
학교는 지옥이다. 공부를 해야 하니까.
비유하는 표현을 써보라 했는데 이런 문장을 쓸 줄은 몰랐구나. 공부가 왜 싫지?
그래..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자꾸 시키니까 반감이 들었구나. 그래도 공부가 싫다고 포기하지 않고 비유하는 표현을 생각해 낸 점을 선생님은 주목하고 싶구나.
사실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은 무의미의 고통일 거다. 지금 내가 하는 공부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해야 할 이유도, 가치도, 의미도 없는 공부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공부뿐만이 아니라 모든 일이 그렇다. 내게 의미 있는 일이라면 밤을 새워야 하는 고통도 즐거운 게 사람이야. 하지만 그런 의미를 찾기는 쉽지 않지.
공부의 의미를 찾는다면 지옥 같던 학교가 조금은 견딜만한 곳으로 바뀔 거다. 같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자. 먼저 선생님 생각을 들려줄게. 그리고 네 생각을 들려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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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생존의 문제다. 네 힘으로 먹고살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해. 사회는 사회에 쓸모 있는 사람을 찾는다. 그리고 그 대가를 돈으로 지불하지. 여기서 쓸모 있는 사람이란 실력 있는 사람을 말한다. 실력이 있다면 필요한 분야에서 계속 찾을 거고, 덕분에 먹고 살 수 있다. 그 실력을 키우려면 공부를 해야 해.
프로게이머가 될 거라고? 프로게이머의 '프로'는 직업을 의미한단다. 누군가 너의 게임 실력이 필요하다는 말이고 그 대가로 돈을 줘. 돈을 받는 순간부터 단순한 취미 개념을 넘어선단다. 의무와 책임감으로 게임을 잘해야 하지. 그런데 게임도 잘 하려면 공부가 필요하단다. 예를 들어 저그 앞마당 해처리가 1분 40초에 지어지면 12드론 빌드고, 2분에 지어지면 오버풀 빌드라는 걸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실력 차이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빌드에 따라서 초반 대처가 달라야 하거든. 그러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 그건 공부를 해서 알아야 한다. 공부 없이, 아무 생각 없이 게임만 많이 한다고 해서 12드론 빌드에는 포토 러시를 해야 한다는 판단을 할 수 없어. 물론 게임하는 목적이 단순한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무슨 대처를 하든 상관없지. 하지만 게임 실력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면 공부를 해야 해.
프로게이머뿐만 아니야. 야구 선수, 요리사, 미용사 모두 자신의 분야를 공부해야 한단다. 사회는 더 실력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하니까.
너무 차가운 현실 얘기만 한 것 같구나. 조금은 밝은 얘기를 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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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나에게 새로운 세계를 선물하는 거야.
내가 알던 꽃은 벚꽃이 다였는데, 조금 더 걸어보니 개나리도 있었어. 어라? 조금 더 가보니 진달래도 있네? 너무 예쁜 꽃들이야. 즐거운 마음에 조금 더 꽃을 찾아보기로 노력했다. 그랬더니 튤립, 해바라기, 장미가 나를 반기는 게 아니겠니?
안 보이던 것이 보이고, 안 들리던 것이 들린다. 그게 공부야. 공부해서 알게 되는 새로운 세계. 그때 느끼는 만족감은 삶의 이유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자신을 풍요롭게 해주지.
벚꽃으로 충분하다고? 그럴 수도 있지. 그렇다면 이런 말을 해주고 싶구나. 너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하면 좋겠다고. 사랑스러운 자신에게 조금 더 넓은 세계를 알려주는 거야. 튤립, 해바라기를 보고 다시 돌아온 앞마당의 벚꽃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올지 몰라. 그렇게 꽃의 세계를 넓히면 다른 세계도 욕심나게 될 거다. 빨간 떡볶이밖에 모르던 네가 짜장 떡볶이, 카레 떡볶이, 크림 떡볶이를 자신에게 선물하는 거지. 그런 순간들이 쌓여 네 삶을 풍요롭게 해 줄 거야.
물론 가만히 있으면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공부를 통해 알아가고, 움직여야 하지. 힘들지만 의미 있는 고통이 될 거야. 견딜만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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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어땠냐고? 선생님 이야기를 하며 마무리를 해야겠구나.
선생님은 절박했다. 앞서 말한 생존의 문제지. 어렸을 때 가정 형편이 어렵다는 걸 깨닫고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어. 공부 안 하면 좋은 대학에 못 가고, 돈을 못 벌 거라고 생각했지. 목표를 잡았어. 역사 선생님. 절박하고, 목표가 생기니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더구나. 물론 해피엔딩은 아니었어. 원하던 대학에 못 갔지. 결국 다른 선택으로 교대에 입학해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됐단다.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공부를 후회하지 않아.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고, 성실함의 가치를 깨달았어. 무엇보다 너와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지. 선생님은 공부를 통해 확실히 성장했다고 느낀단다. 열심히 한다고 해서 어떻게 목표를 다 이루겠니? 결과보다 공부를 통해 성장하는 즐거움을 느끼면 좋겠구나. 성장하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건 나를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지.
공부는 인생에 수많은 점을 뿌리는 것과 같아. 지금 당장은 저 작은 점처럼 필요 없어 보여도, 언제 어디서 나도 모르게 그 점들이 조금씩 이어질 거다. 그리고 별이 되어 빛날지 몰라.
그러니 지금 하는 공부가 아무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결국 나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너만의 의미를 찾길 바란다. 절박함을 가지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공부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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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알겠는데 국어는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