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리딩_옥상의 민들레꽃(6차시)
슬로리딩을 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가 샛길 학습의 아이템이었습니다.
연구회가 있어 여러 사람의 중지를 모을 수 있다면 좋을 테지만,
아직 슬로리딩을 하면서 자료를 공개하시는 선생님들이 거의 없으시고,
종종 엄마들의 슬로리딩 자료들이 인터넷에 올라오기는 하지만,
학교현장에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상업적인 내용이 많다 보니 하루하루가 고민의 연속입니다.
침대에 누워서 책을 펼쳐 들고 대체 뭐하지? 엄청나게 고민을 하다가 우연히 내 눈 속에 들어온 단어 “평”.
같은 내용을 또 읽고 또 읽다 보니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반 친구들이랑 1평이란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우리 반 교실은 몇 평이 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먼저 어림하기로 몇 평이 되는지 물어봤더니
11평부터 22평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누구의 어림이 가장 근접했는지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수학 시간에 우리 반의 겉넓이를 구하기 위해서 줄자를 이용해 가로와 세로의 길이를 재는 활동을 했는데,
꼼꼼한 녀석 한 명이 그때의 기록을 찾아내어 가르쳐 주는 바람에 조금은 쉽게 진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반 가로의 길이 719cm.
세로의 길이 826cm.
아이들이 그냥 잰 길이라 사실 아주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요즘 6학년에 계산기가 나오다 보니 계산기를 들고 다니는 아이들이 있어서
조금은 쉽게 환산이 되더라고요.
가로세로 곱을 이용해서 넓이를 구하고, 제곱미터로 환산하여 나온 평수는 18평이었습니다.
그리고 책 속에서 나오는
“70평을 두 개 터서”
140평은 대체 우리 교실이 몇 개의 크기인지 알아보니
7.7개의 교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엄청나게 넓다며 무서울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 홈피에 게시되어 있는 우리 학교 대지면적이랑 운동장의 넓이를
이용해서 몇 평인지 알아보니 아이들이 신기해하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날의 메모를 보니
“이번 시험을 치면서
내가 열심히 교과서를 이용한 수업을 하나, 하지 않으나
아이들의 학업성적은 비슷하게 나왔다.
그렇다면 나는 이런 수업방법으로 앞으로 나가볼까 싶다.
경험하지 못한 것과 경험한 것의 차이는 좀 더 아이들이 자란다면 확연하게 나타날 테니까 말이다.“
이날도 여전히 단어찾기와 중심문장. 그리고 문단나누기는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런 활동들은 다른 선생님들도 모두 잘 하시리라 믿어
저는 조금 샛길학습 위주로 올리고 있습니다.
너무 샛길만 빠지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책 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슬로리딩의 강점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이 단편 하나만은 우리반 아이들의 기억속에 오랫동안 남을꺼라 믿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