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위한 상담 - 잦은 다툼
‘견원지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개와 원숭이처럼 사이가 나쁜 것을 의미합니다.
이 이야기는 ‘서유기’에서 유래했습니다. 말썽을 부리는 손오공에 대적하기 위해 하늘 나라는 긴급하게 회의를 열고 ‘이랑신’을 내려보냅니다. 막상막하로 싸우고 승부가 나지 않자 무기를 버리고 결투를 벌입니다. 손오공편의 원숭이들은 보고만 있는데 이랑신 편은 개를 풀어 원숭이들을 공격합니다. 놀란 원숭이들이 이빨을 드러내며 도망갑니다. 바로 이 장면에서 개와 원숭이가 서로 이빨을 드러내고 싸운다고 하여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을 ‘견원지간’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개와 원숭이는 처음부터 사이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한 사건으로 인해 관계가 깨졌습니다. 교실에서의 아이들의 다툼도 마찬가지입니다. 앙숙과 같이 다투던 아이들도 따지고 들어가 보면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손오공과 이랑신의 전투와 같은 핵심 사건이 존재합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 개와 원숭이는 앙숙이 됩니다. 교실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떠한 중요한 사건으로 인해 관계가 안좋아지고, 지속적으로 다투면서 앙숙이 되어버립니다. 처음에는 중요한 사건을 기억하지만 나중에는 중요한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고 감정만 남습니다. 그래서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다툼이 잦은 아이들을 상담할 때는 3가지 포인트를 잡아야 합니다.
★ 아이들 다툼 상담시 해결 포인트 3: 핵심사건, 성격유형, 문제해결방식의 차이
1.핵심사건: 갈등이 첨예화된 핵심사건이 존재한다. 그때의 마음이 안풀어져서 지속적인 다툼으로 발전한다.
2.성격유형: 아이가 타고난 기질이 반영된다. 기질에 따라서 행동하는 패턴이 다른데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재는 왜저래?"라고 하는 것에서 갈등이 생기면 꼬여간다.
3.문제해결방식: 성격유형이 다르므로 그것을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도 다르다. 감정형은 충분히 공감받아야 하고, 장형은 바로 해결을 하려고 한다. 사고형은 이해하고 해결점을 생각하려고 한다. 해결과정이 다르므로 부딪히는 경우도 있다.
장형은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감정형이나 사고형이 감정을 다르시거나 생각하기 위해 회피해버리면 무시한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 상담시 유의해야 할 것
1.갈등이 오랜기간 지속되지 않도록 유의하기 (오래되면 될수록 풀어가기 어려움)
2.모둠원 모두를 불러서 이야기 듣기: 다툼 당사자 아이들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목격한 아이들의 이야기도 중요하다. 교사가 의견을 제시할 때 교사의 판단이라고 오해할 수 있는 부분들은 모둠원의 이야기를 통해서 풀어나가면 교사와의 신경전을 줄일 수 있다. 교사의 의견을 제시하면 아이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3.성격유형별로 접근하기
감정형 : 마음 알아주기
장형 윤아: 잘못 인정하지 않고 버티고 말하지 않는 것 받아 넘기고 자존심이 강하고 약해보이는 것 싫어함을 알아주면서 접근하기
★ 상담의 실제
1. 목격한 사람(모둠원)까지 모두 불러서 문제 이야기 나누기 |
“친구들이 자주 싸우는데 우리 같이 이야기 나누어보자. 싸우지 않고 본 친구들도 같이 해주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객관적으로 바라 보았을 때 어떠한 상황인지 알 수 있거든” |
2. 아이들 이야기 들으며 정리하기 |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메모하고, 주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메모한다. |
3.교사가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핵심사건, 성격유형, 문제해결 방식 파악 |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갈등이 깊은 경우 교사가 따로 정리하는 시간을 따로 갖는 것이 좋습니다. ①핵심사건: 영화를 보다가 다툰 사건 – 이후 자주 다툼 ②성격유형: 때린 아이 – 장형 맞은 아이 – 감정형 ③문제해결방식: 때린 아이 – 바로 눈 앞에서 해결 맞은 아이 – 감정이 풀릴때까지 회피 |
4.전반적 상황 이해시키기:핵심사건과 성격유형, 문제해결 방식이 다름을 이해시킴 |
① 핵심사건이 있음을 이해시키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때 싸운 이후로 감정이 안풀린 것 같구나. 맞니?” ② 다름을 이해시키기: “만남이는 감정이 올라오면 눈물부터 나와. 감수성이 풍부한 편이지. 반면에 마을이는 무슨 일이 있으면 화부터 나. 그래서 화를 자주 표현하는 편이야. 그런데 그게 나쁜 것은 아니야. 왜냐하면 서로 다르게 태어났거든. 이것은 바꾸려고 해서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왜냐하면 내 마음대로 잘 되지 않거든. 만남이는 울음이 나오는 것을 참기가 어려워. 그리고 한번 감정이 상하면 풀리는 데 오래 걸려. 마을이는 화를 자주 내. 화가 나는데 그것을 내 마음대로 참을 수가 없어. 나도 모르게 화를 내고 있을 거야. 이렇게 서로 달라. 그렇지만 다르다고 나쁜 것은 아니야. 서로가 다르다고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면 곤란해. 바꾸기가 쉽지 않거든. 서로 이해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야.” ③문제해결방식이 다름을 이해시키기: “이렇게 성격이 다르다보니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방식도 달라. 만남이는 감정이 올라오면 바로 해결을 할 수가 없어. 내 감정을 풀 시간이 필요해. 그래서 문제가 생기면 그 자리를 떠나버려. 반면에 마을이는 화가나면 그 자리에서 풀어야 해. 그런데 만남이가 자리를 떠나버리면 무시한다는 생각이 드는거야.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회피한다고 생각이 드니까. 서로 해결하는 방식이 다르다보니까 오해가 더 커진거야.” |
5.핵심사건 해결을 위한 해결책 토의 |
“서로 다른 부분을 이해했으니 이제 문제를 같이 해결해보자. 만남이는 저번에 맞은 것에 대해 이미 마을이가 사과를 했지만 여전히 감정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니 감정이 풀어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마을이는 어떻게 하면 만남이의 감정이 풀릴까?” |
6.교사의 의견제시: 학생의 의견이 기다려도 안나오면 교사의 의견을 제시하고 동의를 구함 |
“서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것 같은데...”(충분히 기다려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그럼 선생님이 제안하나 할게. 어차피 친구들 앞에서 맞은 것은 만남이가 모욕감을 느꼈을 것 같아. 친구들이 다 보고 있었으니 말이야. 그래서 마을이가 용기를 내서 친구들 앞에서 공개사과를 하는 것은 어때? 만남이도 원인을 제공했으니 마을이가 먼저 공개사과를 하면 자신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하면 좋고.”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은 잘 알아. 하지만 감추고 문제를 미루기보다, 용기있게 나서서 사과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거야. 용기를 드러내는 일이지. 너희들이 용기를 냈으면 좋겠어.” |
7. 핵심사건 해결 계획세우기 |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계획 세우기 |
위의 예시는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개와 원숭이도 처음부터 사이가 나쁘지 않았던 것처럼 만남이와 마을이도 처음부터 사이가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맞은 사건 이후로 그것이 계속 마음에 남아서 사사건건 그 일이 아닌 다른 일로 다투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아이들을 그 당시에 싸운 일(핵심사건이 아닌 감정싸움)로 상담을 했다면 다음에 또 싸우게 돼서 상담을 다시 해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핵심사건으로 접근해서 해결책을 알아보고, 상대방의 성격과 문제해결방식의 차이를 이해하는 접근을 하는 경우,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다투는 것을 멈추게 됩니다.
아이들의 관계에서 필요한 것은 바로 서로에 대한 이해입니다.
학생이 자신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상대방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교사가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갈등이 풀릴 수 없을만큼 심하게 꼬이지 않도록 도와줄 때 아이들은 평화롭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두 아이가 서로 상대방의 성격을 이해하고 용기내서 사과하겠다고 합의한 것만으로도 감정이 풀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