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레트로 감성
“선생님, 검은 고양이 네로 알아요?”
나는 내가 시간여행을 온 건가 싶었다. 검은 고양이 네로? 내가 초등학생 때 즐겨듣던 그 노래? 우리반 학생과 나는 20년의 나이 차이가 난다. 20년 전에 유행하던 노래를 우리반 학생이 흥얼거리니 친근하면서도 신기했다. 검은 고양이 네로뿐만 아니라 트위스트 킹, 사랑스러워 등 김종국의 노래를 계속 찾고 불러댔다.
함께 유튜브로 영상을 찾아보면서 주마등처럼 옛 추억도 스쳤다. 그렇게 우리반 학생과 가요와 함께 과거로 연결되었다.
요새 각종 프로그램에서 레트로 감성이 유행인가보다. 나는 TV를 잘 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SNS에 짧은 클립 영상으로 종종 접하고 있다. 그러면서 어떤 전문가가 이야기했던 발언이 퍼뜩 떠올랐다. 현재가 힘들고 불행할수록 과거의 추억을 발판삼아 극복하려는 분위기가 생긴다고. 한 때 드라마 응답하다 시리즈가 유행일 때 접했던 말이다. 지금도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이다. 그래서 더 추억팔이가 인기인가 보다.
모임도 최대한 자제해야하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줄이다보니 코로나 블루로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나마 우리 학교는 작은 학교라 매일 대면 수업으로 선생님과 학생들을 만나면서 소통하며 어느 정도 고립감과 외로움을 해소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인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는 많이 힘들 수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까? 백신이 나왔다는 뉴스에 솔깃해져 기사를 클릭했지만 우리나라 상용화는 언제쯤 될까? 언제쯤 다시 예전처럼 웃으며 전국적인 사회적 교류가 활발해질까. 이렇게 전염병이 창궐하게 된 이유가 뭘까. 인간의 이기심 때문일까. 지구 순환 주기의 하나일 뿐일까.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코로나 이전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말은 귀담아듣고 싶지 않다.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성경의 노아의 방주 이야기가 생각난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처럼 결국 세상에 뿌리 깊은 편견과 차별, 폭력 등으로 인해 이러한 결과가 발생한 건 아닌지 자책하게 된다. 하지만 노아가 방주를 만들어 대홍수를 비껴갔듯이 우리도 우리만의 방주를 만들어 이 팬데믹 대 혼란을 극복하도록 해야겠다. 그리하여 더는 과거의 영광에 빠지지 않고 새로운 현재와 미래를 그려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