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을 깨면 행복이 찾아온다!
얼마 전에 미래교육을 주제로 한 EBS 다큐멘터리를 봤다. 서울에 있는 몇몇 초등학교 교실을 소개하였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직사각형의 네모난 교실, 네모난 학교가 아니라 곡선과 공간 활용으로 자유로운 구성이 돋보이는 학교였다. 세바시 프로그램에 한 건축가가 나와서 학교 건물의 획일화가 아이들의 창조성과 자발성을 억제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는데 그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느꼈다.
꼭 교실의 형태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다 보면 고정관념을 갖고 학생을 대하기가 쉽다.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해.’, ‘수업시간에 졸아서는 안 돼.’, ‘게임은 나쁜 거야.’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해.’ 등등. 고정관념을 갖고 학생을 대하다 보면 학생에게 군림하거나 통제하려 들게 되고 점차 사이가 나빠지게 된다. 이건 바로 나의 과거의 모습이다.
반 제자들과 극심한 마찰을 겪어보기도 하고 여러 선생님의 조언을 듣기도 하면서 점차 내가 얼마나 고정관념이 심한가를 깨달았다. 그리고 지금은 생각과 행동을 바꿔서 학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공부가 꼭 최선이 아닐 수도 있으며 게임이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가져온 변화였다. 그리고 이 모든 생각의 궁극의 지향점은 ‘행복’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의 행복, 교사의 행복, 우리나라 모든 사람의 행복이다.
2017년 1월, 서울대학교에서 행복 연수를 들었다. 최인철 교수에 의하면 행복은 즐거움, 의미, 몰입이 있을 때 느낀다고 한다. 그동안 학교에서 학생들은 이러한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률적으로 서열화하는 입시제도 속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만이 시험 성적에 최적화된 학교에 적응한다. 그 아이들은 우월감과 성취감을 동시에 느끼며 탄탄대로의 일로를 걷지만, 그 반대에 있는 아이들은 좌절하고 자존감을 갈아먹으며 자신만의 살길을 찾아야만 했다. 얼마 전에 본 사립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블랙독>에서도 웹툰 작가를 꿈꾸는 학생이 자퇴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학교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무용물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면, 학교가 존재해야 한다면, 그것은 각각의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할 것이다. ‘어떠해야 해‘라는 일률적인 잣대로 학생들을 재단할 것이 아니라 각기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아이들의 새싹이 움트게 해주어야 한다.
우리반 아이들 중 한 명은 게임 BJ가 꿈이고 한 명은 만들기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학생 자율 교육과정을 구상하고 만들어가는 중이다. 물론 초등학생은 진로인식단계로 얼마든지 꿈이 바뀔 수 있다. 실패도 선회도 아이들의 몫이다. 교사가 고정관념을 깨고 아이들의 생각을 존중한다면, 학생도 교사도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국민들도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