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교육]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낙인 찍지 않기
[다문화 교육]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낙인 찍지 않기
우리 학교는 다문화학생이 3~40%정도가 되다보니 대다수 학생이 차별을 받거나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진 않다. 다만 일부 학생 중에 다소 문제가 보이는 학생들이 있다. 피부색, 머리 색깔이 눈에 띄게 다른 학생, 학업이 부진한 학생이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불화를 겪는다.
새로 멘토링(다문화특별학급 환급 후 추가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게 하는 교육)으로 들어온 학생 중에 금발 머리색의 5학년 남학생은 멘토링 전부터 학교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학부모 민원도 심각하고 선생님들과도 사이가 원만하지 않다고 들었다. 반 친구들도 거부감이 심하다고 하였다. 그래서 나도 만나기 전부터 살짝 겁이 났다.
다문화특별학급은 어머니의 강력한 요청으로 들어오게 됐는데 막상 학생을 만나니 명랑한 학생이었다. 다소 컴퓨터와 게임에 관심이 많고 선생님의 말씀을 자르고 쉴 새 없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서 ‘이 지점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원성을 듣나?’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 학생의 표현 욕구를 존중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만난 지 얼마 안 되어서 내가 그 심각성을 모르는 걸지도 모르지만 다문화 특별학급에 들어온 것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어 학교 선생님들과 친구들과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 어머니께서 워낙 바쁘셔서 상담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어머니가 학교에서 받은 상처도 잘 치유됐으면 좋겠다. 시간표를 나눠주고 시간을 잘 지켜서 오라고 하지만 여러 차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러한 모습도 점차 개선되기를 바란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부모님을 사랑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열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보니 듣던 소문대로 문제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게임,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학생>
또 다른 학생은 친구들과의 사이는 원만하지만 학업 성적이 매우 부진하고 학교생활에 비협조적인 6학년 학생이다. 오로지 관심은 축구와 운동뿐이어서 학습에 관심을 기울이는 데 꽤 큰 노력이 필요했다. 자신의 속내를 잘 표현하지도 않고 살짝만 터치해도 온몸으로 거부를 표현해서 다가가기가 어렵고 조심스러웠다. 담임선생님과 이야기를 해보니 다문화 특별학급에 오는 시간에 특수반 학생도 특수학급으로 가기 때문에 스스로 안 좋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대부분의 다른 학생은 스스로 원해서 오고 즐겁게 수업하다 가는데 냉소적인 이 학생은 마음을 여는 데만 꽤 큰 노력이 필요했다.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이 학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이었다. 비록 학습결손이 누적되어 학업 수행 능력이 우수하진 않지만, 이 학생의 강점을 지속해서 끄집어내었다. 반 친구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운 것, 국어 학습을 할 때 문제의 핵심을 꿰뚫는 것, 비록 수학의 개념이 부족하지만, 이해력이 빠른 것, 평소 자율적인 태도를 인정해주었다. 아직도 냉소적이긴 하지만 수업에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참여하는 것만으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로 축구, 배드민턴 등 운동에 관심이 많고,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그 외 대부분 학생, 특히 저학년 학생들은 정말 존재 자체만으로 선생님을 좋아하고 잘 따라와 준다. 다른 고학년 학생들도 선생님을 믿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한다. 일반학급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부적응 학생들이 있지만, 수용적인 분위기에서 상처받은 마음, 불편한 마음들이 융해되어 즐거운 시간,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연재 목차
[다문화 교육] 다문화 특별학급의 한해살이
1) 다문화 특별학급의 한해살이
2) 수천만원 단위의 예산을 쓰는 법
3) 다문화특별학급 도교육청 점검일
4)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교육
5)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낙인찍지 않기
6) 동료장학 공개수업일
7) 번외편- 꿈터 학생들과의 즐거운 일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