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아이들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주자!
특수학교 초등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아이들과 체험활동을 하러 나가면 스멀스멀 욕심이 올라온다.
우리반 아이 하나라도 더 체험시켜주고 싶고, 뭐라도 더 챙겨주고 싶으며 그럴듯한 활동 사진으로 학부모님들께 좋은 이야기를 전해주고싶은... 그런 욕심.
나의 이윤을 위한 욕심이 아니라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괜찮지 않다.
그런 욕심 또한 내가 열심히 가르치는 교사, 노력하는 교사로 인정받고싶은 내 욕심때문 아닌가!
체험활동 운영 과정에서 아이들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아보인다.
교사가 딸기를 따라고 하면 아이들은 교사의 손에 이끌려 딸기를 따야하고, 넉넉하게 나눠먹기 위해 많이 따야한다고 채근 당한다. 아이들이 딸기 꽃을 살펴보고 딸기향을 맡으며 딸기 생김새를 관찰할 시간은......... 없다.
삼색절편을 만들때도 상황은 유사하다. 강사님이 시키신 삼색절편 모양 만들기를 잘 수행하기 위해 교사는 또 학생들을 채근한다. 요래 해라, 조래 해라, 조물조물 쫙쫙 구령도 붙여가며 계속 시켜댄다. 아이들은 떡의 따뜻한 온기 조차 느껴볼 새가 없다. 말랑말랑한 떡으로 이것저것 만들어보고도 싶었을텐데, 교사들은 그럴 시간을 절대 주지 않았다. 나 또한 그랬다.
체험학습을 나가는 목적이 무엇인가?
학교 안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하며 심신을 성장시키는 기회로 삼는것이 아닐까?
(특히, 특수학교에 있는 아이들은 경험의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위험하다는 핑계로 모든 자극에서 철저하게 차단당하고 고립되어 있다. )
생각을 바꾸자.
아이들 중심으로.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이들의 눈에서 바라보도록 노력하자.
충분히 기다려주고 충분히 느낄수있는 기회를 주자.
특수교사는 더욱 많이 기다려주고 더욱 많이 실패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 속에서 분명 아이들은 스스로 자라날 힘을 얻을 것이다.
미안하다 얘들아. 선생님이 더 생각하고 더 현명해질게. 늘 나에게 깨달음을 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