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자기계발 강박증?
요즘 많은 직장인들이 가지고 있다는
자기계발 강박증.
우리는
자신이 부지런한 사람일지라도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살아갑니다.
또한, 우리는
자신이 게으른 사람일지라도
지금보다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 살아갑니다.
인생을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조급증, 불안함.
그 때문에 우리는
정신없이 수업을 하고,
정신없이 책을 읽고,
정신없이 글을 쓰고,
정신없이 인터넷을 하고,
또, 정신없이 무엇인가를 배웁니다.
20대가 쏜살같이 지나감을 알기에,
30대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림을 잘 알기에,
모처럼 맞은 주말 하루를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것이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기다렸던 방학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는 것이
너무나도 두렵습니다.
했어야 하는데, 미처 하지 못한 일들을 떠올리며
늘 후회하고 아쉬워합니다.
가끔씩 저에게 주변에 계신 선생님들이 물어보십니다.
월급도 이전보다 훨씬 적은데,
굳이 마흔 살에 교사를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론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
이른 퇴근, 정년 보장, 연금, (다른 직종에 비해) 수평적인 문화, 개인 교실 제공 등.
하지만 지금 와서 곰곰이 잘 생각해보면,
제가 교사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저의 ‘자기계발 강박증’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무엇인가 더 많이
하고 싶고, 배우고 싶고, 계발하고 싶고,
(해야 하고, 배워야 하고, 계발해야 하고)
그래서 계획된 삶과 많은 시간을 찾다 보니,
그 끝이 교사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전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지금도
많은 것을 하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그냥 지나가는 시간들은 아쉽고 두렵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기계발 강박증이겠지요.
여전히 저는
이 자기계발 강박증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물론 자기계발 강박증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잘 활용하면 좋은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훨씬 높지만,
평온한 주말 저녁에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지금 내 그릇에 넘치도록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매 순간 순간의 온전한 삶의 기쁨들을 느낄 여유를
내 스스로 빼앗아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은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과의 부딪힘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느낌 느낌들을
온전히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온전히 느낀다는 말은
그 느낌을 싫다고 피하려 하거나
좋다고 더 가지려고 애쓴다거나 하는
두 가지 좋고 싫은 분별을 다 놓아 버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그것을 즐기고 느껴 보라는 말입니다.
느낌 그 자체가 되어 충분하게 젖어보라는 말입니다.
충분하게 그 느낌을 즐기라는 말이지요.
외롭다면 외로움을 흠뻑 느껴 보고,
즐겁다면 즐거움을 흠뻑 느껴 보고,
슬픔이 올 때 그 슬픔의 감정에 충분히 젖어 들어 보고,
질투가 날 때 그 감정을 물샐 틈 없이 지켜보라는 말입니다.
충분히 느낀다는 말은 다시 말해
그 느낌을 충분히 느끼면서 느끼고 있는 것을 잘 지켜본다는 말입니다.
- 법상 스님의 ‘눈부신 오늘’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