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업] 탐구 절차 익히기-3.직접 실험계획 세워보기
지난 줄거리?
탐구 주제 설정과 계획 세우기, 3학년이 과연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차에 교과서 내용을 봤다. 탐구 주제는 물론 실험 계획까지 친절하게 나와 있는 교과서를 보고, 있는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일부분이라도) 스스로 탐구 주제와 절차를 설정할 수 없다면 가르치지 않는게 낫다고 판단했으나,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쉬운 주제를 찾아주면 가능할 것도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선정한 주제가 바로 '마늘이 자석의 힘을 약화시킬까?'이다.
수업의 흐름
주제만 보면 이 실험은 굉장히 쉽다. 그러나 3학년 학생들이 세운 계획엔 빈틈이 매우 많다. 먼저 실험에 필요한 준비물을 생각해보라고 했다. 실험군과 대조군을 설정하려면 크기와 힘이 똑같은 자석 2개가 필요함에도, 많은 학생들이 자석 1개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클립의 개수를 정확하게 설정하지도 못하고, 실험할 때 두 자석의 위치를 어디쯤에 놓아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이토록 쉬운 실험에도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다. 우선,
- (개인생각) 필요한 준비물 생각해보기
- (모둠생각) 서로의 준비물을 비교해보고 계획 세우기
- (전체생각) 빠뜨린 준비물이나 더 필요한 절차는 없는지 교사와 확인해보기
계획 세우고 보완하기
다음의 3단계로 수업을 진행했다. 2단계인 모둠 생각에서 학생들은 다소 진전된 발전을 보였다. 일부 학생들이었지만 자석이 2개 필요하다거나, 똑같은 자석과 클립을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기도 했다. 마지막엔 똘똘한 친구의 실험계획을 발표하게 함으로써 반 전체가 실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렇게 하여 완성된 실험계획은 다음과 같으며, 붉은색 글씨는 학생들이 마지막까지 생각해내지 못한 부분들이다.
(마늘 모양을 넣어야 하는데 양파를 넣어 버렸다. -_-;)
1) 똑같은 자석 2개와 클립을 준비한다(가급적 20개 씩 2세트로)
2) 마늘을 준비하여 한 자석 위에 1분간 올려 둔다.3) 다른 자석은 클립에 붙여보고 클립이 몇 개 붙는지 확인한다.
4) 마늘을 올려 두었던 자석을 클립에 붙여보고 몇 개 붙는지 확인한다.
+5) 3,4번의 과정을 여러번 반복하고 숫자를 기록해 비교한다.
어디까지 만족할 것인가
5번 문항을 학생들이 생각하긴 쉽지 않다. 대체로 학생들은 단 1번의 실험을 통해 마늘을 올려둔 자석의 힘이 약해지거나 강해졌다고 믿었다. 왜냐하면 자석의 극에 붙는 클립의 개수에 1~2개 차이가 난 것을 두고 '유의미'한 결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으로 클립을 집은 다음 자석의 극 중 클립이 붙지않은 빈 곳에 갖다 대면 붙는다.
이번 탐구 절차를 세우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2가지 포인트는 바로 '변인 통제'와 '실험의 정확도'다. 둘 중 모두를 가르칠 것인가, 하나만 가르칠 것인가, 모두를 보류할 것인가는 교사가 판단해야 할 부분이다. 어차피 매 학년 첫 시간마다 비슷한 주제의 내용이 나오기 때문이다. 변인 통제의 경우 5학년 교과서에서 자세히 다루는 편이기에 3학년에 미리 해볼 필요는 없다. 반면 '실험을 여러 번 반복'해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은 생각해내기 쉽지 않은 듯 했다.
한계가 변인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앞으로 학생들이 익히는 많은 실험은 모두 '변인 통제'가 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주제만 쉽다면 학생들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똑같은 조건을 만들어야 함을 부분적으로 지도할 수 있다. 학생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점과, 교사가 가르치기에 의미가 있다는 점 두 가지가 만날 때 '어디까지 가르치고 만족할 것인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