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년 '시'스템] 아름다운 '동시' 만들기 - 3. 우리들의 3월 첫 주, 우리는 사실 '소수'였다.
이전 시간에...
1. 진지한 학년 고민 끝에 4명의 교사가 모이다. (5를 달고 온 2명 / 작년에 6했던 전입교사 2명)
2. 함께 나아가기 위한 동학년의 교육과정과 생활교육 방향을 설계하다. (동학년 세우기)
- 이틀에 걸친 이야기 나눔
- 각 선생님의 스타일 확인하기 / 우리학교 학생의 특징과 교육과정 확인하기 / 공동생활교육 합의
이번에는 3월 첫 주
3월 첫 주를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학생다모임이라는 자치활동이 포함되어 있는데다 현재 우리 아이들의 상태를 고려한 새로운 교육과정의 협의와 시작이 필요할 것 같다. 이런 협의의 흐름은 이 학교에 근무하면서 아이들을 달고 올라온 2명의 교사가 맡을 수밖에 없다.
전입오신 선생님이 제공한 자료를 기존의 신뢰서클과 결합하다
새로 오신 선생님 두 분은 6학년을 맡은터라 자료가 많았다. 공유해준 자료를 적절하게 투입하여, 첫 주의 주안을 완성하였다. 우선 학교에서 공통으로 정해준 시업식 2시간에서 서로의 장점을 알아볼 수 있는 '만다라트' 활동을 넣었다. 우리학교는 혁신학교이다보니 회복적생활교육을 전체적으로 강조한다. 나 또한 이전부터 서클 활동을 통해 주1회씩 둥그렇게 모여 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감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만다라트 활동은 서로의 장점을 이해하고, 이를 발표하면서 친구를 알아갈 수 있는 좋은 활동이었다. 그래서 만다라트 활동을 공통으로 설정하고, 신뢰 서클 형태로 둘러 앉아 서로의 장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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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
화 (1일) |
수 (2일) |
목 (3일) |
금 (4일) |
1교시 (08:50 ∼ 09:30) |
왼쪽의 수업 시간을
잘 확인 하세요! |
삼
일
절 |
창의적체험활동 |
영어[전담] |
국어 |
◈시업식(1/3) ☞선생님 소개 / 자리 배치와 사물함 정리 |
1. What Grade Are You In?(1/6) ☞학년을 묻고 답하는 말을 듣고 이해하기 |
학습준비(1/2) ☞5학년 때 배운 방법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글 작성하기 (가족과 비교하기, 작년과 올해의 나를 대조하기, 나의 장점 열거하기, 나의 성장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쓰기 등) -1- [담임주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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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활동 |
8~11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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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교시 (09:35 ∼ 10:15) |
창의적체험활동 |
창의적체험활동 |
체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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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업식(2/3) ☞나와 친구 알아보기 - 만다라트 활동 |
담임주간(1/4) ☞선생님 알아보기 (5학년 온작품읽기로 알아보는 우리 선생님의 유형) |
학습준비(1/1) ☞체육전담 선생님과의 첫 만남[작년 5-1반 선생님^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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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활동 |
자율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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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교시 (10:25 ∼ 11:05) |
도덕 |
창의적체험활동 |
과학[전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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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를 돌아보는 생활(1/5) ☞그림책 [친구를 잃어버리는 방법] 읽고 대화 나누기(서클활동) [담임주간] |
담임주간(2/4) ☞학급 소통 공간의 규칙 마련하기 |
학습준비(1/1) ☞*자리배치 *과학공부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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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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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교시 (11:10 ∼ 11:50) |
창의적체험활동 |
미술 |
국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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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 프로그램(1/2) ☞그림책 [친구를 잃어버리는 방법] 함께 읽고 생각 나누기 |
1. 나를 찾아서(1/4) ☞인포그래픽으로 자기소개하기 –1- [담임주간] |
학습준비(2/2) ☞5학년 때 배운 방법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글 작성하기 (가족과 비교하기, 작년과 올해의 나를 대조하기, 나의 장점 열거하기, 나의 성장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쓰기 등) -2- [담임주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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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활동 |
10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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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교시 (12:50 ∼ 1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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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과 |
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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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나의 가족 관계와 가정생활(1/4) ☞나와 가족의 관계 알아보기 [담임주간] |
학습준비(1/3) ☞공책 정리하는 법[역사공책] [담임주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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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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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교시 (13:30 ∼ 1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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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체험활동 |
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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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 프로그램(2/2) ☞[규칙 세우기] 학급sns에서 존중하는 방법 나누기 |
학습준비(2/3) ☞-6학년 교과서 살펴보고 좋아하는 것, 어려운 것을 분류해 스티커 붙이기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생각 나누기 [담임주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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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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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도의 배움을 이어 나가는 활동
둘쨋날에는 선생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학년은 작년에 4권의 온작품읽기를 했기 때문에, 각 작품에 나온 인물들을 토대로 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맞히는 일종의 성격테스트를 진행했다. 5학년 2학기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켈러쌤, 초정리편지의 토끼눈 할아버지와 장운이, 푸른사자 와니니의 마디바와 와니니, 아산테 등 총 9명의 인물에 대한 간단한 카드뉴스 형태의 설명을 만들고, 선생님의 첫인상은 어느 인물에 가까운지 적어보게 했다. (https://blog.naver.com/busrock/222663100329)
이 활동은 사실 새로 전입오신 선생님들에겐 조금 버거운 활동이었다. 그래서 아마도 이 학습지를 활용하진 않으셨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학년의 초점이자 방향이 '전년도 교육과정을 연계하는' 연속성에 있음을 공유하고 싶었다. 지금은 함께 활용할 수 없는 자료더라도, 이 자료와 수업 사례를 통해 아이들을 데리고 올라온 교사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연속성을 이해하는 시간을 폭넓게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우리는 사실 소수였다.
너무 바쁜 첫 주라 서로 위로하기 바쁜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새로 오신 두 선생님이 힘들어하시진 않을까 많이 걱정되었다. 나와 동학년 부장선생님의 폭풍같은 자료 제시와 거침없는 교육과정 재구성에 따라오기도 벅찼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선생님들이 공유하는 자료와 제안에 귀 기울이며, 내가 제안하는 것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계시는지 면밀히 살피고 교육과정을 재검토하였다.
그 과정에서 나는, 또 우리는 서로가 공유한 자료를 활용하려고 애썼다. 동학년이 공유하는 자료가 헛되지 않고, 자신이 무심코 공유하는 자료가 옆반에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느끼도록 애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3월 한 달 간 새로 오신 선생님들의 자료 공유가 이어지면서 여러 모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사회 시간에 민주적 의사결정의 원리를 배우면서 - 다수결의 원칙을 깊이 배우자고 제안한 나의 뜻에 맞춰 동학년 선생님은 '다수결을 보완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검색하여 우리에게 동영상을 공유해주셨다(https://www.youtube.com/watch?v=x0xwKLRzveE). 우리가 재구성한 수업에 딱 맞는 자료였고, 아이들은 그 자료를 통해 국어 시간에 쓰는 '논설문' 쓰기에 풍부한 근거 자료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연구했던 그 주제는 다름아닌 우리의 처지였다. 사실 학교에서 나나 동학년 부장님을 비롯, 새로 오신 두 분의 선생님 역시 이 학교에선 다수이기보다는 '소수'에 가깝다. 새로 온 학교에 적응하는 소수, 혁신학교의 가치와 방향에 고민하고 있는 단계, 그래서 학교가 추구하는 많은 일들을 따라가기엔 아직 마음이 크게 와닿지 않는 상태. 이런 상태에서 소수도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고, 다수가 이를 귀담아 들으면서 서로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어쩌면 서로 소수였고, 소수임을 느꼈기 때문에, 서로의 배려로 만들어진 자료 공유와 특별한 교육과정 재구성에 더 관심을 가졌던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