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업] 탐구 절차 익히기- 1. 배울 수 있되 교과서에 없는 탐구 주제를 선정하기
0단원- 탐구, 이걸 가르쳐야 하는 거야?
과학 교과서의 첫 머리에 항상 등장하는 0단원은 교사를 상당히 당혹스럽게 한다. 이거, 가르쳐야 하는 것인가, 말아야 하는 것인가? 생각보다 많은 교사들이 0단원의 의미를 간과하고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다양한데, 첫째 - 내용보다는 방법이나 절차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라 내용이 적어서, 둘째 - 절차를 학생 스스로 수립하긴 어렵다고 판단해서 등이 대표적인 이유다.
개정된 교육과정과 변화된 세상에서 학교 교육과 학생에게 가장 기대하는 것이 '역량'임을 감안할 때, 과학에서 가르쳐야 할 모든 지식과 개념을 버리더라도 탐구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스스로 탐구 문제를 설정하고, 탐구하고, 개념을 찾아내는 일이 과학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스스로'인데, 3학년의 어린 아이들이 과연 이것을 할 수 있느냐가 교사를 망설이게 한다.
교과서 속 탐구 절차를 따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런 문제에 대해 과학교육론(지도서)에서는 학년의 수준을 고려한 탐구의 수준을 설정해두고 있다. 탐구 주제와 실험과정(절차), 결과 등을 학생에게 친절히 안내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탐구의 종류를 크게 4가지(확인 탐구, 구조화 탐구, 안내된 탐구, 자유 탐구)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3학년 학생의 경우에는 탐구 주제와 실험 과정, 결과가 모두 교과서에 제시된 '확인 탐구'여야 한다. 스스로 탐구 주제를 설정하고 결과를 얻어내기엔 아직 어리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과서에는 친절하게 주제와 과정, 결과가 모두 제시되어 있다. 이것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탐구하는 방법을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일까? 탐구의 진정한 의미가 빠진 채 교과서 속 이야기로 수업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새로운 주제는 없을까?
탐구 주제를 스스로 설정할 수 없는 나이라면, 탐구 절차에 대한 공부를 보류하고 고학년에서 다루는 것이 낫다. 그러나 3학년 교과서엔 제시되어 있고, 탐구 역량을 가르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학생 스스로 충분히 실험을 해볼 수 있도록, 교과서에 없는 쉬운 주제를 선정하기로 했다. 교과서엔 자석에 관련된 실험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자석에 접근하여 여러 주제를 찾았는데, 그 중 '길버트'란 인물과 관련해 한 줄의 귀한 정보를 얻고 탐구 주제로 제시하였다. 그 주제는 바로 '마늘은 자석의 힘을 약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