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업] 온작품읽기 2) 책의 소재와 단원지도 순서
교과 내 재구성
교과 재구성이라하면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며 어려워 한다. 교과 재구성은 크게 '교과 간 재구성', '교과 내 재구성' 두가지로 나뉘는데, 어려운 것은 '교과 간 재구성'이다. 왜냐하면 다른 교과와의 내용이나 성취기준에서 유사성을 찾아야 하는데, 같은 학년을 여러해에 걸쳐 지도해보지 않는 이상 유사성을 쉽게 발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작품읽기는 '책 1권'을 모두 읽어야 하기 때문에 교과재구성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보다 손쉬운 방식으로 '교과 내 재구성(단원지도순서 및 차시 증감)'을 선택했다. 작품을 끝까지 모두 읽어야 해서 넉넉한 차시 확보가 관건이다.
1) 7단원 국어사전 / 5차시 / 어려운 낱말 추출하여 사전 찾기 지도
2) 9단원 어떤 내용일까 / 8차시 / 문맥을 통한 낱말의 의미 짐작(추론) 지도
3) 0단원 독서단원 / 3차시 / 남은 부분 계속 읽기
+) 10단원 문학 단원과 연계해 책 소개하기 활동으로 이어도 된다. 무엇이든 몰아쳤을 때 한번에 해결하는 것이, 아이들의 배움을 끈끈하게 만들 것이다.
단원 지도순서 변경하기
[프린들 주세요]는 '사전'을 계기로 국어를 가르치는 그레인저 선생님과 재치와 장난끼가 넘치는 5학년 초등학생 닉의 대결 구도를 그린 책이다. 3학년 국어-나의 7단원에 '국어사전'단원이 처음 나오기 때문에, 7단원을 먼저 교과서로 지도하고(5차시), 남은 2~3차시는 온작품읽기와 병행하여 사전으로 이 책의 어려운 낱말을 찾는 것으로 수업을 계획했다. 정해진 시수를 활용하면서 배운 내용을 적용해볼 수 있고, 작품 속 소재인 '사전'과도 연결되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후의 단원은 9단원 '어떤 내용일까'로 잡았는데, [프린들 주세요]의 일부 지문이 있는 단원이다. 어려운 낱말과 이어질 내용을 '짐작'하는 단원으로 5-6학년으로 가면 '추론하기'와 연계된다.
책의 소재가 중요하다.
자신이 공부하기 위해 사용했던 도구가 '드라마'나 '문학작품'의 소재로 나온다면 학생은 어떤 기분을 느끼게 될까? 확실한 것은,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굉장히 큰 '의미'를 부여하고 글을 읽게 된다는 것이다. 책에 몰입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자 계기가 되며, 앞선 공부를 복습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수업으로만 접한 사전이 기승전결로 이루어진 이야기 소재로 등장하자, 학생들은 사전에 애착을 느끼고 소중하게 여겼다. 그 순간, 온작품읽기는 이미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편 '사전'은 책의 결말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중요한 소재로 기능하는데, 처음에는 두 주인공의 갈등을 표현해내는 도구로써, 나중에는 주된 사건을 일으키는 하나의 원인으로써, 마지막에는 두 주인공의 화해와 책이 담긴 교훈, 감동을 배로 전달하는 기폭제로써 묘사된다. 학생이 이전 단원에서 늘 사용하던 소재이기에, 책을 보다 깊이있게 읽고 배움을 보다 의미있게 만든다. 실제로 수업이 모두 끝나고 단원이 훨씬 지났음에도, 아이들은 책상 위에서 '사전'을 치우지 않았다. 배움의 소재가 애착의 대상으로 바뀌는 현상을 목격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