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비평, 같이 해요
제가 그동안 블로그에 쓴 글들의 원천이기도 한 '수업비평'이란 주제는 수업을 장학이나 평가의 형태가 아니라 예술적 행위로 바라보고 수업 속 교사와 학생의 행위, 배움의 관계 등 다양한 방면을 이해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올리고 있는 많은 수업 기록들이 비평문보다는 형식적인 틀에 얽매이고 피상적인 기록과 평가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수업 비평이 아닌 기록들을 반복해서 읽기 보다는 내가 했던 수업을 여러 번 곱씹어 보면서 내가 했던 행위가 아이들의 어떤 반응을 유도했는지, 예술적 측면에서 교수학습의 상호작용을 살펴봐야 하는데, 제가 썼던 비평들엔 그런 기능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곳 에듀콜라에서는 보다 '비평적인' 관점에서 수업 비평문을 쓰려고 합니다. 수업 비평문을 잘 쓰기 위한 노력은 수업의 어려움을 이해하게 하고, 내 수업을 곱씹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거든요. 그래서 비평문을 쓰고 공유하는 활동은 매우 중요합니다. 수업을 복기하는 과정에서 보다 나은 방향의 대안적 수업을 생각할 수 있고, 수업의 다양성을 창조,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하고 있는 이 수업이 교육학이나 교대 교육과정에서 배운 하나의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삶 속에서 우러나와 형성된 또 하나의 비평적 대상이란 점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수업 행위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해석하기에 수업을 적용하는 방법적 측면이나 수업의 내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학생의 심정을 다각도로 고려하게 만드는 점입니다. 복잡한 것 같지만 하나의 큰 흐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기에 수업을 하나의 주제로 통찰할 수 있는 힘도 있습니다.더 나아가서 중요한 교육적 의미를 놓치진 않았는지, 학생의 미묘한 감정 변화나 교사와 학생 간의 배움 관계에서 일어나는 학생의 성장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이런 성장과 교육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도 좋은 수업 비평의 문화를 저뿐만 아니라 많은 선생님들이 체험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영화평론가들의 영화 비평을 통해 영화를 보는 눈이 높아지면서 수준 높은 영화가 제작되듯이, 수업을 바라보는 교사의 눈이 높아지길 기대합니다. 저의 졸문(拙文)이 여러분의 눈을 높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공유하고 대화하는 장을 통해 '수업'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떨쳐내고, 수업 속에 나도 모르게 녹아 있는 '예술성'을 스스로 인식해 교사로서의 자존감과 전문성을 높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 너무 추상적이고 문학적인 글이 될까 걱정하실 분을 위해서 첨언합니다. 비평문이라고 해서 무조건 예술만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고, 많은 선생님들께서 기대하시는 수업 속 다양한 활동과 수업기술에 대해서도 다룰 것입니다. 비평도 결국 교사의 수업과 전문성 신장을 위한 큰 궤의 출발점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