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되었습니다만...]동물원이 살아있다.
3년차때 교실을 공원으로 꾸미고자 그해의 컨셉을 기똥차게 잡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거의 야생의 수준이었죠^^;; 환경순시때 그 표정들을 잊을 수 없습니다.
뭐 사물함위에 인조 잔디, 게시판에는 덩쿨식물, 창가에는 강낭콩과 나팔꽃, 거의 쥬만지 수준이었습니다.
끝이 아니에요^^ 소라게에 빠져서 소라게를 또... 스케일 크게 ㅠㅠ 학급인원 수 만큼 ㅎㅎㅎ
설상가상으로 아이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것 중에 뭐 같이 키울 만한 것 있으면 가져와~
부모님들의 환호소리가 들려옵니다.
개, 소, 말, 닭 빼고는 다 교실에 왔습니다. 노아의 방주가 따로 없었습니다
고슴도치, 애완용 게, 구피, 햄스터, 장수풍뎅이등등
결국 사단이 났습니다.
아이가 금붕어를 들고 오다가 아침에 계단에서 떨어뜨려 깼습니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어요(3학년)
계단에서 당황해서 아이는 울고 있고 바닥에는 깨진 유리와 흐르는 물
그리고 팔딱이는 금붕어... 영화속 한 장면이었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혹시나 교실에서 동물과 함께 생활할 수 있을까? 라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뭔지 잘 모르겠네요. 고등학교때 분명히 생물2를 선택했습니다만... 하하하 기억은 안나고 추억으로만 ㅠㅠ
이 자료는 스킵!!
이정도가 적당하겠네요^^ 이렇게 한번 나눠 보겠습니다.
1. 어류
세상 만만한게 구피죠^^ 생존잘하고 번식 잘하고 이쁘고 싸고.. 심지어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면 자기 집에 있는 새끼들도 가져옵니다.
조금 고급지게 베타친구도 키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친구는 단독사육해야 하는 점. 대형마트에서는 컵에 넣어 팔지만 사실 이 친구도 어항을 좋아한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실습때... 3학년인가 과학시간에 연못속 생물을 가르쳐서 기껏 냇가가서 다 잡아서 어항 만들어줬는데
그당시만 해도 절전 차원에서 주말에 전기를 내렸드랬죠... 아이들은 생태계의 전멸을 보았습니다 ㅠㅠ
2. 양서류
이 친구는 생각보다 키우기 어려워요. 봄이 되면 아이들이 어디가서 개구리 알을 잡아옵니다.
개구리 알에서부터 올챙이까지는 참 쉬워요. 얘네 진짜 강하게 잘 커요. 밥도 아무꺼나 먹고
심지어 지들끼리도 잡아 먹는 다는... 동심을 파괴하기 좋은 생물입니다!!!
뒷다리가 쏙~~(*입으로) 앞다리가 쏙~~(입으로~)
노랫속 귀여운 가사와는 달리... 가까이에서 보면 조금 징그러워요ㅠㅠ
안타까운 건 이친구가 개구리가 되어갈 때쯤... 방생을 꼭 해주셔야 해요.
먹이를 구할 수가 없어요!!!! ㅠㅡㅠ 요즘 방생도 잘 알아보고 자기가 살던 곳에 해줘야 합니다.
외국 개체를 또 방생할 수 없어요.
3. 파충류
음... 사실 우리나라는 파충류가 그리 다양하지 못해요. 환경적으로 더 그렇죠.
그러므로 자연에서도 살기 힘든 파충류를 교실에서 굳이.... 비추 입니다.
그나마 거북이가 가장 쉽지만... 이친구는 저보다 오래 살기에... ㅠㅡㅠ
애완용 거북이 방생은 불법입니다.
뱀도, 도마뱀도, 다 마음속에서만 키우는 것으로 합시다.
개체도 비싸고 사육장 구성도 비싸고 먹이도 비싸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친구랍니다.
4. 조류
동심의 병아리가 나왔습니다^^ 생각만해도 이쁜 우리의 병아리~ 니까
우리 생각만 합시다. 이 친구 냄새 장난 아닙니다... 교실에서는 절대 키울 수가 없지요. 울음 소리도 커서....
학교에 사육장이 있는 곳에만 추천을 하지만... 고양이가 외식을 오기도 하고 아이들이 먹이를 잘 못주거나 괴롭히죠.
사실.... 조금 키우다 보면 냄새나서 정작 본교학생들은 거들따 보지도 않습니다.
조류는 교실 말고 급식실에서 보는 것으로 합니다.^^
개인적으로 큰 앵무새 한마리 키워보고 싶긴 하네요.ㅎㅎㅎ
수업 대신 시키게....
5. 포유류
네 다음 동물요,,,
선생님들께서는 이미 많은 포유류와 함께 생활을 하고 계시니까 패스... ^^;;;;
굳이 새로운 종을 선택하시고자 하면 햄스터나 고슴도치정도가 어울릴 테지만
아이들 정서교육보다는... 장난감?? 고학년으로 갈 수록 그리 관심을 주지 않아요.
사실 털달린 동물과의 교감이 엄청나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겠죠?^^
태국 치앙마이 초등학교에 봉사활동 갔을 적에
학교에 큰 강아지님이 몇마리 살더군요(불교 국가라 개, 고양이등을 해하지 않음)
점심시간에 가서 털도 빗어주고 같이 누워 있고 장난치고 그러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정서적으로도 좋겠다....싶었어요
참 저도 중학교때 학교에 학교에 잠시 강아지가 있었네요.
이름이 상식이라고 (상인동 비상식량 강아지.. ㅠㅠ) 지금은 무얼하려나요 ㅠㅠ
6. 무척추동물 - 절지동물
만만한 것이 나왔네요 . 제일 만만한게 곤충 아니겠어요^^
특히 이 친구를 많이 키우는데 제가 한 2년 키워본 결과.... 별로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애벌레로 지내기때문에 아이들이 관찰하다 지쳐요 ㅠㅡㅠ
번데기때 잘 못 건드리면 기형성체로 나타나기 일수고, 아이들이 만지며 장난치기 딱 좋아요
나름 야행성이라 낮에 밥먹는 거도 못봐요 톱밥속에 숨어있죠..
생각보다 톱밥이 습기에 약해 자주 갈아줘야 합니다.
여러분이 주로 키우시는 곤충에는
이 친구가 있지 않나요?^^ 이제 어 덥다? 라고 생각이 들면 이친구들이 학교에 집을 짓죠
이름은 쌍살벌입니다. 흔히 말벌이라고 하는데 말벌은 아니여라. 말벌은 약에나 쓰이지 ㅡㅡ+*(검증안된약제는 부작용으ㅜㄹ...()
날아 다닐 때 뒷다리를 쭉 펴는데 이것이 연의 살(대나무꼬챙이) 이 같다해서 쌍살벌입니다.
저는 이런걸 어떻게 아는 거죠.... tmi
가만히 있으면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데.... 조만간 우리의 수업을 방해할 주된 원인이 됩니다,.
저는 잠자리채를 항시 대기했다가 잡아서.... 통에 넣어서.... 키웁니다, 이런 주문을 하죠
"어디 한낮미물따위가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 심지어 내 새끼들(우리반 제자들 애칭으로)을 겁을 줘?? 널 천벌에 처하겠다!!"
하지만 여러분 이 친구는 사람한테 찍소리도 못하고 돌아가서 말벌한테 털리고 심지어 꿀벌한테 명함도 못내미는...
농사에 해로운 애벌레를 잡아먹어주는 익충입니다요 ㅠㅡㅠ 아이들이 겁먹을까봐 그렇지 얘네는 집 안부셔도 되요 온순해요
(왜 나는 이런것 까지 알고 있는 건가요)
7. 무척추동물 -연체동물
달팽이 나갑니다. 연체 동물중에서 그나마 익숙한 것이 달팽이(민달팽이)입니다.
어린 시절 비오는날 돌밑에서 잡던 귀여운 달팽이는 어디가고
마트에가면 나를 잡아먹을 듯한 사이즈에 애완용달팽이... ㅠㅡㅠ
똥이 지렁이 만한 달팽이... 저는 개인적으로 불호라서 잘 모릅니다.
생명력이 엄청 강하다는 것만 알고 있지요
하지만 골뱅이, 다슬기는 엄청 잘 먹습니다!!!
8. 무척추동물 - 환형동물
또 다른 연체 동물인 지렁이가 있는데요.... 음... 굳이 키우실 필요가 있을까요?
실과나 사회, 과학에서 친환경파트에서....??? 음.... 이것도 비오는 날 보도블럭 위에서 보는 걸로....
그밖에
성게 불가사리 해삼 같은 극피동물
해파리 말미잘 산호 같은 강장동물
아메바 짚신벌레 같은 원생동물들이 있지만... 넘어가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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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읽으시면서
얘 지금 뭐하니?
굳이 이럴 필요가 있나?
뭐하러 키워 많은데
집에서도 안키운다
일만들지 마라
이런 생각들을 하셨을 지도 몰라요^^
사실 저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썼으니까요
그래도 한 번 상상해봤습니다. 또 모르죠 이중에 하나정도는 얻어 걸릴지....
가장 중요한 거는 우리반 아이들 생명체를 가장 잘 기르는 것
그리고 어떤 동물이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재미있네요^^ 다음에는 식물원으로 한번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