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되었습니다만...]저도 아이들한테 인싸가 될 수 있을까요?2 (게임용어)
선생님이 되었습니다만... 나이가 먹을수록 학생들 문화를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같은 성끼리도 힘들고 다른 성끼리도 힘든 건 안 비밀입니다.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도, 많이 나도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방탄소년단으로 여심을 흔들었다면
게임으로 남심을 흔들어 봅시다.
물론 이 방법이 100점 교육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도 아이들의 문화에 접해 보는 것,
아이들과 뭔가 공통점을 찾는 것에 의미를 둔다면
가볍게 넘어가는 농담으로 서로의 내포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저는 실제로 아이들 보상격으로
롤과 배그를 한 번씩같이 했는데...
다음 날 전우애가 생기더라고요 ㅋㅋㅋ
애는 큰 자랑 거리가 되고...
학부모가 좋아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고학년 온라인 게임의 양대 산맥
롤과 배그입니다. (역시 핵심과 활용을 중심으로 몇 가지만 설명하겠습니다.)
1. 제목 : 플레이어언노운즈배틀그라운드 줄여서 배그 (모배그는 모바일 배틀그라운드입니다)
2. 특징 : 일본 만화 '배틀로얄 19금'을 모티브로 만들었음.
섬에서 100명이 서로 전투를 해서 최후의 1명을 뽑는 게임임.
3. 용어 설명
- 1뚝, 2뚝, 3뚝 : 아이템 중에서 헬멧 보호구가 있는데 레벨이 1,2,3으로 나뉜다.
뚝배기와 결합한 용어로 레벨 3 헬멧을 3뚝이라고 부른다.
<활용> (머리가 단단할 때, 또는 모자를 쓰고 있을 때) "와 3뚝 썼냐?"
- 1갑, 2갑, 3갑 : 아이템 중에서 몸통 보호구가 있음. 위와 동일
<활용> (교실에서 두꺼운 패딩을 벗지 않을 때) "3갑 벗어도 돼"
- 여포 : 만나면 주모건 싸우고 다니는 플레이어, 싸움닭의 의미, 반대말로 간디가 있다.
<활용> (운동 중 친구들하고 몸싸움이 격한 아이에게)"너 혹시 여포니??"
- 따개비 : 바위 뒤에 붙어서 몸을 숨기고 있는 사람
<활용> (급하게 회의 가야 할 때) "얘들아 따개비 하고 있어!"
- 파밍 : farming이라는 농사를 빗대어 아이템을 먹으면서 캐릭터를 강하게 하는 것
<활용> (가방이나 책상 속, 사물함에 뭐가 많이 쌓여있는 아이) "오~ 파밍 중이니?"
- 배린이 : 배틀그라운드 + 어린이의 합성어로 배틀그라운드 초보자에게 쓰이는 말
요즘 다른 분야에도 두루 쓰인다. (헬린이 : 헬스+어린이)
<활용> (청소가 서투른 학생에게) "청린이니?"
- 밀베, 포칭키, 밀파 : 배틀그라운드의 맵의 지역 중 가장 많이 가는 곳의 명칭
<활용> (아침부터 졸고 있는 아이에게) "어제 포칭키 다녀왔냐?"(의역 : 밤새 게임했지?)
4. 기타 : 엄청난 고사양을 요구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주로 피시방을 선택함.
미성년자의 경우 피가 보이지 않음. 하지만 역시 죽고 죽이는 게임임. (로드킬)
유튜브에 엄청난 BJ들이 배그를 콘텐츠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음
릴카, 뜨뜨, 샤키리, 김블루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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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은 배그보다 훨씬 오래되었습니다.
1. 제목 : 리그오브레전드 줄여서 롤
2. 역사 : 옛날 그 시절 워크래프트라는 게임에서 파생된 게임,
리그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랭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스타크래프트 이후 e- 스포츠를 주름 잡음.
3. 용어설명
- 하드캐리 : 실력이나 역량이 뛰어난 플레이어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일
<활용> (조별 과제의 많은 부분을 하거나, 반 대항 시합에서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낸 학생에게)
"네가 하드캐리 했다."
- 트롤링 :다른 게이머가 화를 내도록 의도로 방해하는 행위,
<활용> (의도적으로 악랄한 장난을 쳐 남의 기분을 망치는 사람에게) "트롤링 하지 마"
(반 대항 축구 대회에 담임선생님도 참가했는데 자기 때문에 진듯한 느낌이 들 때)
"미안 내가 트롤이었어 ㅠㅠ"
- 포지션에 따른 용어
ㅇㄷ= 원딜 : 원거리 딜러, 멀리서도 공격할 수 있는 아이
<활용> (물건을 던지는 학생) "00야 원딜 넣지 마라"
ㅅㅍ= 서폿 : 팀 전체적으로 서포터를 해주는 사람
<활용> (과제에서 혼자 희생하게 되는 학생에게 용기를 줄 때) "네가 서폿좀 서줘"
ㅈㄱ= 정글 :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도와주는 사람
<활용> (교실에서 계속 돌아다니는 학생) "정글이니?"
(과제를 빨리 끝내고 한가한 학생에게 다른 학생들 도와주라고 할 때)"정글링 좀 해줘"
ㅌ= 탑 : 다른 애들이 싸우고 지지고 볶아도 혼자서 쑥쑥 크는 아이
ㅁㄷ= 미드 : 중간 라인에서 주로 활약하는 아이
- 파밍 : 배그와 마찬가지로 처음에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경험치를 높이는 활동
*배그는 아이템 모으는 의미가 크고 롤은 돈과 경험치를 모으는 의미가 큼
<활용> (활동하기 전 준비에 너무 오랜 시간 할애하는 학생에게) "파밍 중이니?", "cs짤 중이니?"
- 와드=와딩=ㅇㄷ : 와드라는 주변에 시야가 보이게 되는 아이템
<활용> (교과서에 중요한 내용에 밑줄 치거나 표시할 때) "얘들아 교과서 96쪽에 와드박아놔"
- 필 : 우리 편에게만 보내는 신호, 위급한 상황이나 아군에게 위험을 알릴 때 쓰임
<활용> (체험학습 버스에서) "혹시 화장실이 급한 사람은 참지 말고 선생님한테 핑보내"
4. 특징 : E- 스포츠에서 엄청 유명한 사람으로 페이커가 있다. 각종 대회의 우승을 휩쓸고 다니는 SKT 소속의 선수. 연봉이 30억 원쯤 되는 96년생이니 우습게 보면 절~~~~~~대 안됨.
롤 게임상에서는 축구의 메시급, 전 세계의 팬들 가지고 있으며, 인성이 바른 것으로 소문남
역시 많은 유투버들이 롤을 콘텐츠로 활동하고 있음.
비현실적 캐릭터라 전투하는 형식이라 폭력성이 과도하지 않다.
하지만 팀플레이의 중요성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부모님의 안부를 많이 묻는(패드립) 플레이오간 욕설이 심한 게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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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게임 용어는
"즐"
"수고염"
"하이염"
이런 것들이 있었는 데
요즘에는 인사말보다 게임용어가 더 많네요
아무래도 조작해야 하는 게 많기도 하고
그 시절처럼 채팅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이제는 음성으로 다 해버리니까^^
요즘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된다고 해서 예민한 시기입니다.
하지만 게임이 나쁜 건 아니죠. 게임 중독이 나쁜 거죠
아이들에게 무작정 게임을 못 하게 하는 게 정답이 아니라
게임만 하는 것을 조심시켜야 할 때입니다.
저도 게임을 많이 했던 학생으로 어른들이 학생에게 게임을 지도할 때 이해해 주실 것이...
1. 게임은 시간으로 나누면 안 된다. 몇 판인지가 중요하다.
- 중간에 나가거나 끄면 페널티 받고 친구들에게 욕 많이 먹습니다.
2. 피시방은 유해업소가 아니다.
- 피시방 생각보다 쾌적하고요, 게임이 집에서 잘 안 돌아가고요, 운동처럼 모여서 해야 재미있어요
3. 유튜브 보는 건 나쁜 게 아닙니다.
- 자세가 안 좋은 건 혼내도 되는데... 아이들이 게임 영상 보는 거랑 아빠들 야구 보는 거랑 똑같은 의미랍니다.
4. 게임은 이야깃거리가 됩니다.
- 아이들도 사회생활이 필요해요. 남자의 이야기는 주로 군대, 여자, 게임, 운동인데....
아이들은 군대를 안 갔고, 운동은 할 시간이나 여건이 안 돼요. 여자 이야기하는 거보다 게임 이야기가 좀 더 건전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남북 관계를 이야기하거나 국제정세, 환경문제를 토론하지 않잖아요.
게임에 대해서 1도 모르는 아이는 어쩌면 소외감을 느낄 수 있어요.
5. 게임 자체의 폭력성과 게임 대화의 폭력성 둘다 관심 가져주세요
- 모든 게임이 폭력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 없는 것이 채팅창을 통한 욕설이나 비하, 범죄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조건 게임을 못하게 한다고 안할 아이들이 아니니 채팅창에서 욕설을 하면 자칫 신고를 받을 수 있음, 채팅창을 통한 무리한 요구(돈, 사진, 연락처), 새로운 욕이나 나쁜말 습득 등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셔야 합니다.
6. 그래도 이해가 안 되면 눈 딱 감고 한번 아이에게 게임을 배워보세요.
분명 서로의 관계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게임 용어 재미있으셨나요?
이게 잘못된 타이밍에 사용하면 비꼬는 느낌이 올 수도 있지만
학생들이 게임을 많이 한다면 한 번쯤 적절한 타이밍에 치고 빠지기 해주시면 어떨까요?
후에 폭풍 질문이 온다면
"선생님도 배그 해요?"
"선생님 랭크 뭐예요?"
"선생님 친구 맺어요"등등
"풋..." 하고 시크하게 넘기시길 ...^^
그리고 애들이 어른들의 욕을 뜻도 모르고 쓰듯이
아이들 줄임 언어도 우리가 욕으로 착각할 때도 있어요.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듯해서 정리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