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체력 03. 아이를 때려서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이를 때려서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반면 쓰다듬어주면 많은 것을 끌어낼 수 있다.
_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늘 받고 과중한 부담을 느끼며
사소한 요구에도 거부하는 신호를 보내고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견디는 능력이 뛰어난데,
부모의 어떤 행동이 그런 정신적인 저항능력, 삶의 위기를 잘 극복하는 내성 등을
키워주는지는 학자들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힘과 에너지를 얻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 데 도움이 된다고
공통으로 다수가 이야기하는 것?
바로 아이와 몸으로 많이 접촉하며 정서적, 육체적으로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
접촉하다; 손잡고 쓰다듬고 포옹하는 신체적인 접촉,
어떤 느낌에 압도당하거나 어떤 순간에 마음을 빼앗기거나
어떤 대화에 감정적으로 깊이 빠져든 경우,
정신적인 접촉. 이중적.
포옹. 허그. 사랑의 인사. 그 시작은 첫해였다.
하루의 어느 순간, 일주일 중 어느 날, 이렇게 특별한 날의 인사였다.
그렇게 아이들과 포옹으로 주고받는 마음이 정말 좋았다. 그래서
다음 해에는 매일 하는 우리의 인사로 정했다.
해를 거듭하며 간단하게 ppt도 만들어서 나름대로 전통 있게 소신과 철학을 갖고
운영하고 있었다.
아이들과 몸으로 많이 놀아서 스킨십이 자연스러웠고,
특히 남자아이들과는 축구부터 레슬링까지 격하게 사랑과 신뢰를 주고받으며
친밀감을 쌓고, 개개인과의소소한 대화나 감정 소통에도 하나의 강력한 방법으로 생각해왔다.
그런데, 그런데-
선생님, 그 안 학생들과의 '접촉' 관련하여 아무 일 없이 잘 지냈으니
나는 잘 하고 있다. 문제없다. 이렇게 생각하세요?
절대 아닙니다. 단지 선생님이 아직 '임자'를 못 만난 것뿐!
명심, 또 조심하세요.
1학기 교직원 성폭력 예방 교육에 와서 생생한 현실 사례와 판례를 들려주던
변호사가 던진 한마디가 머리를 땅- 하고 울려버렸다.
남자 선생님이 체육 시간에 수업을 방해하는 남학생의 옷깃을 잡았는데
이걸 성추행으로 걸었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무혐의가 나와도 그 시간까지 엄청난 고통을 겪어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 회복이 무척이나 어렵다며......
단편적으로 6학년을 했던 지난 5년 동안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임자를 못 만났을 뿐이라는 그 말이 맴돌았다.
철학과 그 목적이 아무리 순수하다 할지라도-
행여나 그저 내가 싫거나, 포옹이 너무 싫거나,
어떤 사건으로 인해 신뢰 관계가 틀어졌을 때 그동안 싫었는데 말을 못 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될까 두려워졌다.
학생들에게 다시 한번 물어보고 동의를 구할까?
학기 초에 학부모님들께 안내하고 동의서를 받을까?
......
다음 날, 바로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를 나눴다.
아침에 초콜릿(생각 공책)과 글똥을 함께 보며 이야기 나눈 후 사랑의 인사를 하고
집에 갈 때 한 번 더. 하루에 두 번이 기본이고, 그 외 언제든 할 수 있는 사랑의 인사.
혹시 마음은 선생님과 같지만, 포옹이 어색하거나 싫은 사람은
악수도 선택해서 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요?
앞으로 쭉 악수해도 되고, 그 날 기분에 따라 포옹이나 악수 중 선택해도 좋아요.
5교시 끝나고 점심시간인 시스템이라 급식실에서 점심 후 사랑의 인사를 해왔는데
사랑의 인사를 하러 다가와 손을 쑥 내미는 아이들이 꽤 있었다.
지금이라도 그 마음을 읽어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괜스레 서운했다.
그래도 다음 날 교실에서 아침 사랑의 인사는 포옹으로 다가와 혼자 서운했던 마음 풀어내렷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거울이다.
사랑과 신뢰의 눈빛과 말을 보내면 더 큰 사랑과 미소로 화답해준다.
비난과 실망의 눈빛과 말을 보내면 더 큰 상처에 무기력으로 악순환이 시작된다.
아이들은 어느새 포옹으로 마음을 나누는 것에 익숙해져-
기쁠 때는 두 팔을 벌려 달려오고-
슬프거나 화날 때는 내가 두 팔 벌려 위로하곤 한다.
내가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든 어느 날에는
집에 갈 때 주고받는 사랑의 인사에서 내가 더 큰 위로를 받기도 한다.
단 한 번의 접촉으로 우리 가슴에 영원히 상처를 남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존경과 우정으로 남는 사람도 있다.
_크리스티안 모르겐 슈타인
21세기 스마트 산업의 새로운 키워드 중 하나, 접촉.
우리의 머리 쓰담쓰담, 등 토닥토닥, 꼬옥 잡은 악수, 따뜻한 포옹 모두
오해 없이 서로 유쾌하기만을 간절히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