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잼성장 06.그 어려운 걸 아이들이 해냅니다. 66일 프로젝트!
#선생님, 저 박스가 케이크로 보이는 건 기분탓이죠~?
6.25 전쟁일로 사회 시간에 공부했던 6월 25일 아침이 드디어 밝았다.
우리 2018 희사랑,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린 그 날.
3월 14일부터 복습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 습관을 기르기 위해 3주인 21일을 첫 목표로 할까 하다가,
공신의 66일 공부습관이 더 와 닿아서 66일로 정했다.
시작할 땐 내가 먼저
"여러분~ 오늘 10일입니다! 축하합니다! 와~~"
하며 격려의 분위기를 주도했는데 어느 새 중반이 넘어가면서부터는
"선생님! 오늘 42일째예요! 바꿀까요~? 와~~"
하고 아이들이 먼저 챙겼다.
#수업시간, 집에가서, 1주일 후, 한달 후
주기적으로 좁은 간격에서 넓은 간격으로 기억을 반복할 수록
천천히 증발한다는 인간의 기억과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복습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학기 초 프로그램에서 아이들과 함께 나눴다
그리고 자기주도 공부습관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복습 공부를 시작했다.
몇년 전 6학년을 맡았을 때에도, 매일 복습과 1주일 후, 한달 복습을 운영했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무척 힘들어했고, 그 습관을 끝까지 자신의 것으로 만든 친구들이 매우 적었다.
그래서 3,4학년을 맡았을 때에는 아예 복습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았다.
그러다 나승빈 선생님의 자료에서 영감을 얻고, 올해 6학년을 맡으며 다시 도전했다.
#나만의 목표에서 우리의 목표로
그 때는 아이들을 충분히 설득했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강요가 더 맞는 것 같다.
아이들이 충분히 동기와 흥미를 갖게 하고, 스스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은 생각과 의지를 끌어내고 키워내는 것에 중점을 뒀다.
그래서 잘 해오는 아이들, 잘 못 해오는 아이들, 안 해오는 아이들 모두에게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1. 일단 잘 해오는 아이들
- 학습문제에 대한 질문으로 성취도 확인하기
- 공부희열도를 얼마나 느꼈나요? 0~10점으로 표현해봐요.
- 주인의식을 갖고, 목표의식을 갖고, 열심히 해줘서 고맙습니다.
- 요즘, 공부희열도가 조금 덜 느껴지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기초생활습관이 공부습관을 만든다.
1번 아이들과는 충분히 긍정적인 마음을 주고 받고,
성공 경험을 하루하루 쌓아가고 있음을 맘껏 격려할 수 있었다.
2, 3번 아이들과 공부습관으로 부정적인 마음을 주고 받고 싶지 않았다.
자존감과 소속감에 상처 주지 않으면서
성공 경험의 누적을 격려하고 지원하고 싶었다.
2. 잘 못 해오는 아이들
- 하려는 의지는 있으나 이해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확인
- 공책 필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음을 확인
- 공부희열도를 얼마나 느꼈나요? 0~10점으로 표현해봐요.
- 어제 공부한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어요? 0~10점으로 표현해봐요.
-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요? 선생님이 어떻게 도와줄까요?
- 참고할 만한 1번 친구들을 추천하고, 선택해서 참고하게 안내하기
- 어려웠을텐데, 그래도 공부희열도를 느끼려고 노력해줘서 고맙습니다.
3. 안 해오는 아이들
- 방과 후에 집에 가서 숙제를 완료하는 습관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음을 확인
- 이해도도 낮고, 의지도 낮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확인
- 22명의 아이들 중 5명의 아이들
- 어떻게 할 계획인가요? / 남아서 하고 가겠습니다. 또는 내일까지 꼭 해오겠습니다.
-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인을 찾아 봅시다.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요? 선생님이 어떻게 도와줄까요?
- 3월 말, 한 아이가 말했다.
"선생님, 저 그냥 매일 방과후에 교실에 남아서 숙제를 다 하고 가면 안될까요?
정말 고마웠다. 스스로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는 걸 모두와 공유하고 함께 격려했다.
다른 아이도 방과후가 없는 월,수,금에 함께 하고 가도 되냐고 물었다.
1학기 내내 한다는 것을, 우선 4월 한 달 해보고 다시 목표를 세우자고 했다.
복습할 내용이 많은 날, 조금씩 덜 해오기도 하지만 아예 안해오는 날은 없다.
긍정적인 영향을 서로 주고 받는 모습, 정말 고마움의 연속이다.
#맞춤 공부법 스스로 찾아가기
66일 파티를 했다. 굉장히 진지하고 열심히 회의했다.
맛있는 걸 사주고 싶었다. 같이 먹으며 힘내고 싶었다.
공부습관 프로젝트에 재미를 더하고 싶었다.
깜짝 케이크 파티는 당일에 하고, 그날은 공개수업이라 수요일에 파티를 했다.
하고 싶은 활동은 영화가 가장 많아서 유튜브에서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구매했다.
팀별로 치킨 한 마리와 피자 L 한 판을 시켰다.
파티를 하기 전 소감을 물으니 도미노 발표로 하고 싶단다.
"솔직히 처음에는 정말 하기 싫었는데, 할수록 공부희열도를 조금씩 느끼는 것 같아서 좋아요.
앞으로 더 열심히 주인의식을 갖고 복습 공부를 하겠습니다."
"66일 동안 복습 공부를 하니 이제는 집에 가면 자동으로 공책을 펴고 공부를 하게 됐어요.
습관이 길러진 것 같아서 기쁩니다."
"복습 공부 프로젝트를 하기 전에는 엄마랑 맨날 공부하라고, 언제 하냐고 싸우다가 했는데
이제는 제가 알아서 공부를 하니 엄마랑 싸울 일도 적고, 좋습니다."
"아직도 수업 내용이 다 이해되는 건 아니예요.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노력해서
이해도가 조금 좋아진 것 같아서 좋습니다. 그리고 재밌어요."
"사실 전 아직도 그렇게 복습 공부가 재밌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앞으로는 더
공부희열도를 느끼려고 노력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힐링의 순간이었다.
다음 목표는 우선 100일로 잡았는데,
이젠 개인 공부 달력과 함께 공부법을 좀 더 다양하게 발전시키는데 집중하려고 한다.
희사랑, 정말 고~ 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