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잼성장 05.화가 난다! 선생님 말 안들리니? 인권?! #도전기
# 점심시간, 체육 시간 등 교실에서 단체로 이동할 때,
선생님 교실 풍경은 어떤 모습인가요?
교사 - [조용하고 신속하며 안전하게 줄을 서는 모습을 기대하며] "줄을 서 봅시다~!" ^^
학생 - [세상 소란/ 느릿느릿/ 아직도 앉아 있음/ 장난치기/ 떠들기/ 꺄르르 꺄르르~] "와~ 점심시간!!"
교사 - [......] 이럴 때, 어떻게 하십니까?
선생님 소개 때 강조했던, 올해 목표 중 하나- '민주적 학급 살이'를 떠올렸다.
그래서 (이성의 끈을 부여잡고) 1주일은 '미소'와 '기다림'으로 존중하며
교사 - 우리 이동할 때 어떻게 하기로 했죠~? 우리의 약속을 존중해 주길 부탁합니다.
이렇게 안내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그런데-
하루는 안 되겠다 싶어서, '다시' 하도록 했다. 한때 애용했던 방법이다.
교사 - 제자리로 돌아와 주십시오.
학생 - [웅성웅성/ 나가던 아이와 들어오던 아이 부딪힘/ 왜?/ 야 들어오래/ 우리 떠들었잖아/
좀 조용히 합시다/ 아......]
교사 - 우리의 약속을 생각하며 다시 줄을 서 봅시다. 잘 할 수 있죠?
학생 - [점심을 위해 최고의 집중력으로 눈을 반짝이며] 네!!
# 인위적인 통제와 억압? 인권 친화적 교실 살이!
직원 협의가 끝난 뒤, 교실로 돌아가는 교사의 모습은 어떠한가?
물론 단체로서 같은 곳을 향해서 이동하지는 않지만,
'조용하고 신속하며 안전하게'의 이동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신규 때 체육대회를 준비하면서 입 퇴장 연습만 20~30분씩 할 때
'무엇을 위한 연습이고 운동회인가?,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생각했었다.
우리 아이들도 혹시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침 독서 시간에 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이야기에 가슴이 뜨끔 했다.
아이들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며 인권교육 하던 중,
체육 시간에 줄을 세워 이동하다가 소란스러운 모습에
무질서하다는 선배 교사의 충고를 떠올리며 다시 교실로 돌아와 체육 활동을 중단.
'조용한 이동 연습'을 이유로 아이들의 행동을 인위적으로 통제하고 억압하면서
인권교육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져 갔다고 한다. (인권교육 '교실, 인권을 만나다'/ 이은진)
나름대로 일방통행에서 많이 민주적인 교사로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읽을수록 성찰하게 하는 부분이 많았다. 아이들 사이의 힘의 불균형을 바로 잡고,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며 배려할 수 있도록 많이 신경 쓰고 학급 살이에 꽤 반영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들보다 교사인 내가 인권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독서 나눔 시간에 인권에 관해 이야기하며 앞으로 인권 친화적인 교실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또 하나의 목표를 아이들에게 공언했다.
#숙제를 안 했다. 함께 만든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 계속 반복된다. 어떻게?
오늘도 한 걸음씩 도전 중!
A교실)
교사 - 어떻게 선생님과의 약속을 이렇게 계속 지키지 않는 거죠?
신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어떻게 계속 반복해서 이럴수가 있죠? 도대체 왜? 맨날? 또? 으으...
[짜증/ 불쾌/ 분노/ 지겨움/ 귀찮음......]
학생1 - [서운함/ 속상함/ 스트레스/ 수치심/ 짜증/ 불쾌/ 분노/ 지겨움/ 귀찮음/ 포기]
학생2 - 선생님, 저 오늘 방과 후 있어서 가야 되는데요?
교사 - 책임을 다 못했는데, 권리만 찾습니까? 그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학생2 -[네! 숙제는 숙제고 방과 후는 방과 후죠!라고 말하고 싶지만 못해서 짜증...]하아...
B교실)
ⓐ안 했다는 사실보다 하려고 노력했다는 태도에 초점!
ⓑ학생이 능력과 과제의 난이도에 대한 고민!
ⓒ과제를 못 하게 된 원인 파악하기 + 예방법 생각해보기
ⓓ과제 해결 계획 + 도움이 필요한 부분 확인하기
교사 - 희정님이 과제를 반복해서 깜빡하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요? 한 번 생각해 봅시다.
학생1 - 알림장을 클래스팅에서 대충 보고 할 일을 확인하지 않아서 깜빡한 것 같아요.
교사 - 그럼 다음에 이 일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학생1 - 음, 알림장을 꼼꼼하게 보고 확인을 확실하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교사 - 네, 앞으로 실천 부탁합니다. 못한 과제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요?
학생1 - 쉬는 시간이랑 점심시간에 하고, 다 못하면 남아서 완료할 계획입니다.
교사 -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나요?
학생1 - 제가 원하는 자료가 잘 나오지 안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교사 - (자료 찾기 후) 끝까지 책임감 있게 노력해줘서 고맙습니다.
학생2 - 오늘 태권도 학원에 가야 해서 내일까지 꼭 해오겠습니다.
교사 - 네, 오늘은 꼭 마무리 지읍시다! 내일도 미루면 점점 많아져서 더 힘들 수 있어요!
# 인권 친화적 교실? 하나씩 조금씩 꾸준히
45분 요가 후에 찾아오는 가장 달콤한 시간, 완전 휴식 자세인 사바아사나(송장 자세) 중
문득 우리 아이들 생각이 났다.
안 그래도 바쁜 6학년, 집에 가서 매일 2~3개씩 복습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21일, 66일 습관 만들기! 말이 쉽지. 얼마나 어렵고 귀찮은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했다.
'교사는 기록이 밥 먹여준다.'는 선배의 말을 실천하려고
올해 큰마음 먹고 개인 블로그에 일일 학급살이 기록에 도전했다. 3/2부터 3/13까지.
그리고 기록이 멈췄다. 아 부끄러운 일. 책임감을 따지고 들자면 석고대죄도 부족할 판이다.
이렇게 보니 우리 아이들에게 고맙고 또 감사한 마음이 가득 차오른다.
한 명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려고, 배움의 주인이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멋지다. 고맙고 또 고마워서 감동이 밀려왔다.
다음 날 아침,
1분 말하기 시간에 하루 선생님이 하고 싶은 말이 없다기에, 발언 시간을 얻었다.
"복습 공부하기 정말 어색하고 귀찮죠? 많이 힘들 텐데 이렇게 매일 책임감과 주인의식으로
노력하고 실천하는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어제 요가를 하다가 문득 여러분이 떠올랐어요.
매일 노력해서 습관을 만든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인데, 이렇게 노력해줘서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 전하고 싶어서 1분 말하기를 선생님이 했습니다. 선생님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90도로 인사를 하며 발언을 마치니, 아이들이 큰 박수로 화답해줬다.
"인권교육은 자신이 가진 삶의 힘과 가치를 일깨우는 데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본 교육학자 이케다 다이사쿠(인권수업, 이은진)
한 교실의 교사로서 인권 감수성을 일깨워 인권 친화적인 교사가 되려는
아주 작은 노력과 실천으로 아이들과 꽤 큰 마음을 주고 받고 있다.
또 이 마음이 쌓여 우리 교실 살이를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
# 미투운동, 인권센터, 아동학대.. 인권교육,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가?
보편적인 인권은 어디서부터 시작될까요?
우리 집과 가까운 아주 작은 곳, 너무나 익숙하고 보잘것없어서
세계지도 어디에도 표시되지 않은 그런 곳입니다.
누군가의 세상이자, 그가 사는 동네, 다니는 학교, 일하는 공장,, 농장, 사무실입니다.
모든 남성과 여성, 어린이가 동등한 정의와 동등한 대우, 동등한 존엄을 요구해야 할 곳입니다.
이곳에서부터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어디에서도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일상과 가까운 곳에서부터 인권을 지키기 위해 사려 깊은 운동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더 넓은 세상에서의 진전을 기대하는 것은 헛된 일입니다.
-엘레노어 루즈벨트, 세계인권선언 10주년 기념식 연설문 중에서(인권수업, 이은진)
가정에서, 교실에서, 회사에서, 사회에서 우리가 올바른 선택을 하고
기본적인 자신의 권리에 대해 정당하게 요구하며, 의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다른 사람들이 받는 차별에 대해 공감하며 동등한 대우와 존엄을 요구할 수 있는 사람.
많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며 함께 살아갈 수 있게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우리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해
나도 그런 사람으로 조금씩 더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