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쌤의 Book극 이야기] 07. 생각과 배려를 키우는 연극놀이
책과 교육연극을 넘나드는 Book+극, 북극이야기! 오늘은 '극'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지난 '극' 시간에는 놀큐(Q)의 중요성과 놀큐를 키울 수 있는 놀이들을 몇가지 소개해 드렸습니다. 오늘은 생각과 배려를 키우는 연극놀이 활동을 안내해드리려 합니다.
"그만해! 선생님이 너희들이랑 재미있게 수업하려고 연수에서 배워왔는데 왜 장난쳐?"
"왜 우리반은 몸으로 움직이는 활동만 하면 싸우죠?"
"놀이의 고수는 없고 하수들만 우리반에 있어요!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잖아요!"
혹시 아이들과 놀이나 교육연극 수업을 하다가 이런 말들을 아이들에게 하신 기억이 있으신가요? 사실 제가 아이들에게 자주 하던 말이었습니다.
연수에서는 동료 선생님들과 즐겁고 의미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 왜 우리반 아이들과 활동하면 싸우고 끝내 승패에 집착하는 모습을 봐야만 하는걸까요? 곰곰이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에너지가 많은 아이들이 신체를 사용해 서로를 배려하며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상당이 어려운 일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어떻게요? '놀면서' 그리고 '생각하면서' 해야 합니다.
하나, 친구의 움직임을 관찰하기!(거울놀이)
아이들은 에너지가 많아요. 가만히 있는 것이 아마 가장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그래서 쉴 새없이 움직입니다. 그런데 놀이나 연극활동을 하려면 친구의 움직임을 고려해야 해요. 그래서 친구 움직임을 관찰하는 거울놀이를 진행했습니다.
1. 주먹과 가위만 내는 주먹가위를 한다.
2. 가위를 낸 친구가 먼저 몸동작을 진행한다.
3. 주먹을 낸 친구가 가위를 낸 친구의 동작을 따라한다.
4. 서로 바꿔서 동작을 진행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친구가 따라할 수 있도록 천천히 동작을 해야 합니다. 빠르게 동작을 하면 친구가 동작을 관찰하고 따라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활동이 끝나고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유쌤: "동작 시범하기와 동작 따라하기 중에 어떤 역할이 더 어려웠나요?"
진아(가명): "동작 따라하기는 따라하기만 하면 되는데 시범보이기는 어떤 동작을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해서 힘들었어요. 또 친구가 잘 따라하고 있나 살펴봐야 했어요."
둘, 모두가 이기는 놀이를 우리가 만들 수 있을까?(알, 병아리, 닭 놀이)
*놀이정보
1. 모두가 알이 됩니다.(몸을 웅크리고 "알알알알"거리며 바닥을 돌아다닙니다.)
2. 교사가 신호를 주면 알끼리 가위바위보를 하여 이긴 친구는 병아리가 됩니다.
3. 알은 알끼리 병아리는 병아리끼리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이긴 친구는 닭이 됩니다.
4. 진 친구는 병아리에서 다시 알로 내려갑니다. 다시 알끼리 가위바위보를 해야 합니다.
5. 닭이 된 친구들끼리 가위바위보를 하고 이긴 친구는 선생님과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6. 선생님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봉황이 되어 교실을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7. 선생님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지면 다시 알로 돌아갑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동작정보
1. 병아리가 된 친구는 "삐약삐약"하면서 두 손을 앞으로 병아리 부리 흉내를 내며 다닙니다.
2. 닭이 된 친구는 한 손을 머리위에 올리고 닭벼슬을 만들어 "꼬끼오 꼬꼬꼬"하면서 돌아다닙니다.
3. 봉황이 된 친구는 교실을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영상으로 확인하시면 더 이해가 쉽습니다.
27명의 학생들 중에 24명 정도의 아이들이 봉황이 됩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럼 나머지 3명(1명의 알, 1명의 병아리, 1명의 닭 )의 아이들은 경기에서 '진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는 걸까요?
여기에서 물음을 던졌습니다.
유쌤: "모두가 봉황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슬기(가명): "봉황이 알을 품으면 병아리가 되는 규칙을 만들어요!"
유쌤: "그럼 슬기가 가서 알을 품어줄래요?"
가위바위보를 하지 않고도 알은 봉황의 포옹으로 병아리가 되어 다른 병아리와 가위바위보를 하고 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끝내 봉황이 되었죠. 가위바위보에서 진 닭과 병아리는 각각 다시 병아리와 알이 되었습니다. 규칙에 따라 다시 놀이를 진행하니 닭 한마리와 병아리 한 마리가 남게 되었습니다.
유쌤: "이제 알 하나와 병아리 한 마리가 남았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승우(가명): "닭과 병아리가 서로 끌어안으면 그 사랑에 감동해서 하늘이 봉황으로 만들어 주는 건 어때요?"
남은 닭과 병아리가 서로 끌어안고 봉황이 되었습니다. 결국 우리반 모두가 봉황이 되었습니다. 승패를 가르는 데에서 놀이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더 다른 친구들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놀이를 하며 교육연극 활동을 하며 우리는 종종 활동에 몰입하느라 중요한 것들을 놓칠 때가 많습니다. 섣불리 활동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 아이들이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겠습니다. 친구를 자세히 살펴보고 배려할 수 있는 기회, 가끔 돌아서서 소외된 친구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연극놀이를 통해 안내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P.S. 아이들과 직접 실천해 본 활동만을 앞으로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알, 병아리, 닭 놀이는 Book극곰 워크샵에서 양승복 선생님에게 배웠습니다.
*유쌤의 Book극 이야기 연재
01. 아이들과 천천히 깊게 나누어 볼 책들을 소개합니다(2018)
02. 책조각으로 상상을 나누다. - 읽기 전 활동으로 작품에 애정 갖기
03. 쉽고도 어려운 핫시팅! 학급 모두를 주인공으로!
04. 호기심 상자로 이야기 상상하기 - 저학년 읽기 전 활동으로 작품 예상하기
05. 교육연극을 시작하기 전에 놀큐(Q) 키우기!
06. 수업 시작 전, 책을 먼저 읽은 아이가 있다면?
07. 생각과 배려를 키우는 연극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