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쌤의 Book극 이야기] 18. 다르게 바라보기 -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
책과 교육연극의 만남, Book극이야기! 오늘은 Book타임입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세상과 사물을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오늘은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 이라는 그림책을 가지고 아이들과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았던 수업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이야기 하나, 이 세상에 색깔을 나타내는 말이 없다면?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 등 색깔을 나타내는 낱말들을 통해 우리는 세상의 풍경을 설명하고 또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말들을 사용하지 않고도 주변의 모습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짝과 2인 1조로 한 명은 안대로 눈을 가리고 그 옆에 앉은 친구는 눈 앞의 풍경을 설명할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조건은 단 하나, 색깔을 나타내는 낱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색깔을 나타내는 말을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없으니 풍경의 모습을 느낌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설명합니다. 설명이 끝나면 역할을 바꿔 설명을 하였습니다.
안대를 모두 벗은 뒤, 눈을 감고 느꼈던 풍경을 캔버스 위에 간단하게 그려보았습니다. 그리고 같은 풍경을 본 사람끼리 그림을 모아서 살펴보았습니다.
초록초록한 풍경이 비슷해 보이죠? 이제 아이들이 설명을 들었던 풍경을 공개합니다. 제가 진도 나절로 미술관에 갔다가 담아온 사진입니다.
함께 두고 비교해보시죠!
이번에는 두 번째 풍경에 대한 설명을 들었던 아이들이 그린 그림입니다.
'과연 비슷할까나?' 라는 아이들의 말을 통해 아이들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설명을 들었던 사진을 공개합니다.
함께 두고 비교해 보시죠!
이야기 둘, 그림책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 함께 읽기
아이들과 눈을 감고 풍경을 상상했던 경험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책 하나를 아이들과 함께 읽었습니다. 그 책은 바로 메네나 코틴 글, 로사나 파리아 그림의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입니다.
내 이름은 토마스, 내가 어떻게 색깔을 느끼는지 들어볼래?
노란색은 코를 톡 쏘는 겨자 맛이고, 병아리 솜털처럼 보들보들한 느낌이야.
이 책은 시각을 뺀 나머지 느낌으로만 색을 표현한 그림책입니다. 작품 안에는 점자와 부조로 되어 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이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에는 평소에 책을 읽을 때와는 다른 감각을 사용하게 됩니다. 우리가 보통 부정적인 것이라고 느끼기 쉬운 '검정' 또한 다른 방식으로 소개를 합니다.
그런데 뭐니 뭐니 해도 색깔들 중에 왕은 검은색이야.
검은 색은 엄마가 나를 꼭 안아줄 때 내 뺨을 간질이는 엄마의 부드러운 머리카락 색깔이거든
이야기 셋, 내가 느끼는 색깔의 모습 표현하기
토마스의 이야기를 들었다면 이번에는 우리반 아이들 차례입니다. 자기가 느끼는 색깔의 느낌을 글과 간단한 그림으로 나타 낼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잠깐 살펴볼까요?
"보라색은 달콤한 포도맛이 나!"
"남색은 달콤한 블루베리 맛이 나!"
먼저, 색깔을 과일의 맛으로 표현한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파랑은 봄에 공원에서 나는 분수 느낌이야."
"하늘색은 여름 때 봄으로 넘어가서 바람이 따뜻하게 부는 느낌이야."
계절의 느낌으로 색을 표현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하얀색은 모르는 문제가 나올 때 머리가 휑~하고 빈 느낌이야."
"무지개색은 색이 많이 모여 있는 것처럼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서울인 느낌이야."
상황과 공간에 빗대어 느낌을 표현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반 만의 색깔여행 느낌사전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야기 넷, 다르게 바라보기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는 사물을 바라보고 판단하는데 있어 시각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합니다. 눈을 감으면 다양한 감각이 살아납니다. 아이들과 여러 방법으로 세상을 느끼고 표현해 보는 기회를 갖고 싶었습니다.
장애이해교육주간에 했던 수업이지만 이 수업은 시각장애인만을 이해하는 교육이 아닙니다. 세상에는 나와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아이,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 외국인, 그 밖에 각자의 사연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은 세상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다양한 방법으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들은 분명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존중해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과 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 속의 세계관을 살펴보고, 연극을 통해 우리의 생각을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정말 '진실'인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다르게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싶습니다. 그렇게 나와 다른 누군가를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나와 우리 아이들, 우리들이 되고 싶습니다.
그림책과 함께 했던 다르게 보기 수업 이야기를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P.S. 아이들과 직접 실천해 본 활동만을 앞으로도 소개하겠습니다.
*유쌤의 Book극 이야기 연재
01. 아이들과 천천히 깊게 나누어 볼 책들을 소개합니다(2018)
02. 책조각으로 상상을 나누다. - 읽기 전 활동으로 작품에 애정 갖기
03. 쉽고도 어려운 핫시팅! 학급 모두를 주인공으로!
04. 호기심 상자로 이야기 상상하기 - 저학년 읽기 전 활동으로 작품 예상하기
05. 교육연극을 시작하기 전에 놀큐(Q) 키우기!
06. 수업 시작 전, 책을 먼저 읽은 아이가 있다면?
07. 생각과 배려를 키우는 연극놀이
08. 꾸준히 정리하면 이야기 지도가 완성된다.
09. 배려와 웃음을 나눌 수 있는 연극놀이, 틀림그림찾기
10. 이야기지도를 건너 감정그래프 그리기
11. 유쌤, 교육부 장관이 되다._책으로 연극적 상황 만들기
12. 미술작품을 통해 생각 나누기
13. 낭독극으로 함께 읽는 즐거움을 누리다!
14. 학교에서 수박이 먹고 싶으면
15. 아이들과 천천히 깊게 나누어 볼 책들을 소개합니다(2019)
16. 모나미로 말해요!(읽기 전 활동)
17. 페르소나 - 모둠친구들과 함께 가상의 인물 만들기
18. 다르게 바라보기 -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