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쌤의 슬로리딩클럽] 17. 노래를 부르고 교육연극을 하며 책을 온 몸으로 누리다.
학교에서 보통 책을 읽고 하는 독후활동을 생각해보면 독후감, 주인공에게 편지쓰기, 독서토론, 독후화 그리기 등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활동들은 모두 책을 읽고 난 후(After Reading)에 하는 활동들입니다.그럼 아이들과 함께 책을 천천히 깊게 읽으며(Reading Together) 할 수 있는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한윤섭 작가님의 '짜장면 로켓발사'를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노래를 부르고, 교육연극 활동을 해 보았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답장이 오다.
누군가는 믿어주지 않았지만,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짜장면 로켓 발사대는 아프리카까지 풍선로켓을 전달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마을사람들과 풍선로켓의 성공을 의심하던 부자아저씨의 도움으로 계속 아프리카에 음식을 전달합니다.
아이들과 아프리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구글어스로 아프리카를 살펴보기도 하고, 발전한 도시가 있는 나라, 사막밖에 없어서 먹을 것이 부족한 나라를 살펴보았습니다. 성호가 아프리카에 있는 친구들에게 먹을 것을 전해 준 것처럼 멀리 어려운 친구들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도 돌보아야 한다는 말을 덧붙여 꼭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샛길새기 시간에 옥상달빛의 염소4만원을 듣고 불러보았습니다. 가사의 내용이 성호의 상황과 잘 맞았기 때문에 즐겁게 함께 노래부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책을 읽다가 생각나는 노래가 있으면 함께 부릅니다. 또 생각나는 놀이가 있으면 놀기도 합니다. 책을 읽은 후가 아니라 함께 읽으며 온 몸으로 즐기는 경험은 그 자체로 즐겁습니다.
군인들이 풍선로켓발사대를 가져가려하다.
풍선에 음식을 담아 아프리카로 보내면서 성호는 유명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때, 성호 앞에 군인들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로켓발사대를 가져가려고 합니다. 이 장면을 좀 더 깊게 나누어보고 싶었습니다. 아이들과 먼저 로켓발사대를 군인들이 가져가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 아이들과 함께 정리해 보았습니다.
* 군인들이 풍선로켓발사대를 가져가면 안되는 이유
1. 이 로켓발사대는 성호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기계이기 때문이다.
2. 할아버지가 유언장에 로켓발사대를 위험한 일에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3. 로켓발사대를 군인들이 가져가면 아프리카에 있는 친구들이 음식을 먹을 수가 없어서 실망할 것이다.
군인들이 막무가내로 풍선 로켓 발사대를 가져가려 했지만 성호의 곁에는 마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 손을 잡고 군인들에 맞서서 풍선로켓 발사대를 함께 지켜줍니다. 어쩌면 이 작품의 진짜 주제는 마을 사람들의 든든한 응원과 지원, 그리고 공동체의 따뜻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오늘 선생님과 함께 읽는 글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골라보세요. 감동적인 문장도 좋고 정말 화가 나는 문장도 좋아요."
아이들과 마음에 드는 문장을 고르고 그 까닭을 나누었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감상을 나누는 활동입니다. 역시 아이들은 군인들의 단호한 말투에 화가 나고 마을 사람들의 도움이 마음에 들었나봅니다.
그리고 교육연극 활동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늘 활용한 교육연극 활동 - '스냅사진' 기법 1. 4~6명으로 모둠을 만든다. 2. 주어진 이야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한 장면을 고른다. 3. 모둠별로 역할을 나누어 정지동작으로 표현한다. 4. 역할을 맡은 모듬원은 그 위치에서 인물의 생각을 상상한다. 5. 정지동작을 보고 다른 모듬원은 어떤 장면일지 맞추어본다. 5. 사회자나 교사가 정지동작 속의 인물을 한명씩 터치할 때마다 역할을 맡은 모둠원은 인물의 생각을 말한다.
정지화면기법, 타블로 기법으로도 불린다. |
군인들과 마을 사람들로 나누고 이름이 성호와 비슷한 친구가 성호 역할을 맡아주었습니다.
마을 사람들 역할을 맡은 아이들은 작품 속 역할이 되어 로켓발사대를 보호하려 노력합니다. 작품 속 장면을 표현하고 작품 속 대사를 함께 읽어봅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 군인들, 역할을 바꿔서 서로의 마음도 비교해 나누어보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할 수 있는 교육연극 활동으로는 이 외에도
-핫-씨팅 활동(의자에 주인공 역할의 학생이 앉고 다른 학생들이 주인공에게 인터뷰하는 활동)
-빈의자 기법(의자에 인물이 앉아있다고 생각하고 이야기 하는 활동)
-여러가지 놀이활동
등이 있습니다.
읽고 무엇을 하기보다 함께 즐겁게 읽는 것에 중심을 두자!
보통 우리는 책을 읽고 무엇을 느꼈는지,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그 순간을 즐겁게 누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함께 읽으며 노래하고 놀이하고 연극하며 함께 생각을 나누어보는 것, 그래서 아이들에게 책 읽는 기쁨을 알려주는 것, 이것이 제가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진짜 이야기이며 제 수업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무엇에 필요해서가 아니라 즐겁게 책 읽는 순간을 누리기 위해 책을 읽는 건강한 독자로 아이들이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