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쌤의 Book극 이야기] 08. 꾸준히 정리하면 이야기지도가 완성된다.
책과 교육연극을 넘나드는 Book+극, 북극이야기! 8번째 시간! 오늘은 '북'이야기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것을 저는 종종 여행에 빗대어서 이야기합니다. 여행을 좀 다녀 본 사람이라면 하나의 여행에서 세 번의 다른 즐거움을 누릴 것입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느끼는 설렘부터 여행을 가서 직접 누리는 즐거움, 여행을 다녀와서 돌아온 길을 살펴보는 감상까지 색다른 모습의 즐거움을 우리는 느껴볼 수 있습니다.
책 수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읽기 전에 내용을 상상하는 것, 읽으며 흠뻑 빠져드는 것, 읽은 후에 다시 돌아보는 것 모두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의 즐거움입니다.
오늘은 책을 읽은 후에 아이들과 돌아온 길을 짚어보았던 '이야기 지도' 활동을 소개해 드립니다.
저는 올해 4학년 아이들과 임지형 작가의 '방과 후 초능력 클럽' 이라는 작품으로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저의 수업을 꾸준히 지켜보신 분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저는 책을 함께 읽으며 '연구노트' 활동을 진행합니다.
연구자가 되어 작품의 인물, 일어난 일, 한 문장으로 말하기, 낱말 뜻 찾기, 마음에 드는 문장 찾기 등을 함께 나누어보는 활동입니다. 그런데 다른 활동은 읽는 부분에 따라서 다르게 진행하기도 하지만 '한 문장으로 말해요.' 활동은 아이들과 꼭 진행합니다. 읽은 부분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은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성공적인 읽기전략'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연구노트에 꾸준하게 정리한 문장이 모여 마지막 시간에는 '방과 후 초능력 클럽'이라는 한 권의 작품을 12개의 문장으로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자, 이제 책 여행을 본격적으로 돌아볼 시간입니다. 먼저, 연구노트에 정리했던 문장들을 각각 포스트잇에 나누어 적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모둠 친구들과 함께 각 문장이 나타내는 사건들을 '흥미'를 기준으로 '잔잔, 보통, 흥미진진, 오예!' 4단계로 나누고 그래프에 나타내었습니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토론하며 각 사건들을 그래프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 지도'가 완성됩니다.
'이야기 지도'를 완성하면 아이들과 작품을 한 눈에 돌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야기의 기본 구조를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우리가 소설의 단계라고 외웠던 그것을 직접 느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친구의 생각과 내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모듬의 생각과 우리 모둠의 생각을 비교해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아이들이 주어진 작품을 '다시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한 번 읽은 것을 돌아보며 마치 자신에게 있었던 일처럼 작품 속 사건들을 '추억'을 이야기 하듯이 나누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꾸준히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야기 지도'를 아이들과 그려 볼 수 있습니다. 책 수업을 시작하는 선생님들께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다음 Book시간에는 이렇게 만든 이야기지도를 활용한 또 다른 활동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P.S. 아이들과 직접 실천해 본 활동만을 앞으로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유쌤의 Book극 이야기 연재
01. 아이들과 천천히 깊게 나누어 볼 책들을 소개합니다(2018)
02. 책조각으로 상상을 나누다. - 읽기 전 활동으로 작품에 애정 갖기
03. 쉽고도 어려운 핫시팅! 학급 모두를 주인공으로!
04. 호기심 상자로 이야기 상상하기 - 저학년 읽기 전 활동으로 작품 예상하기
05. 교육연극을 시작하기 전에 놀큐(Q) 키우기!
06. 수업 시작 전, 책을 먼저 읽은 아이가 있다면?
07. 생각과 배려를 키우는 연극놀이
08. 꾸준히 정리하면 이야기 지도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