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쌤의 Book극 이야기] 06. 책 수업 시작 전, 책을 먼저 읽은 아이가 있다면?
책과 교육연극을 넘나드는 Book+극, 북극이야기! 오늘은 Book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이제까지 읽기 전 활동으로 책조각, 호기심상자 두 가지 활동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두 활동 모두 아이들이 책의 내용을 알지 못할 경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런데 때때로 학급 아이들 중에 책을 미리 읽어 본 아이들이 있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 활용해 볼 수 있는 '앙케트' 활동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여기 교과서 대신에 책으로 아이들과 국어수업을 하기로 결정한 유선생님이 있습니다. 고민 끝에 책 한 권을 선정해 읽기 전 활동으로 '책 읽을 흥미와 동기'를 끌어내려고 하는데 한 아이가 조용히 속삭입니다.
"나 그 책 내용 아는데……."
이어서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는 그 분, 스포일러 마저 등장합니다.
"저 그 책 결말 알아요!"
갈 길이 먼데,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것 같아 유선생님은 불안합니다. 이 때 우리는 읽기 전 활동을 하는 목적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하나, 읽기 전 활동을 하는 까닭
읽기 전 활동을 하는 목적을 지난 시간에 간단히 소개해드렸습니다. 첫 번째가 책을 읽고 싶은 동기(흥미)를 만들기 위해서였고, 두 번째가 아이들의 출발점(배경지식)을 알기 위해서라고 알려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자세하게 들어가 볼까 합니다.
읽기 전 활동을 하는 목적 또는 까닭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라는 까닭입니다. 읽는 다는 것은 '의미'를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아이들이 책을 자신의 삶과 연결할 수 있어야 깊이 있는 읽기가 가능해 집니다.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반응' 이란 작품을 읽고 다른 사람은 전달할 수 없는 이야기를 의미합니다. "재밌어요.", "슬퍼요" 같은 반응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도 이런 경험이 있었어요." 와 같은 그 사람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들을 수가 없습니다.
둘, 앙케트 활동, 이렇게 해 보았습니다.
저는 지금 임지형 작가의 '방과후 초능력 클럽'으로 아이들과 슬로리딩(온작품읽기)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대부분 자기 책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기에 미리 책을 읽어 본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앙케트' 활동을 준비했습니다.
방과후 초능력 클럽은 동엽이라는 아이가 U.F.O.를 보았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전하면서 시작됩니다. 이후에 민성이와 그 친구들은 동엽이와 함께 외계인의 침략에 대비한다는 핑계로 '방과후 초능력 클럽' 이라는 모임을 만들게 됩니다. 또래집단, 우정, 동아리 등의 주제를 나눌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 나오는 주제와 관련해서 아이들이 사적인 반응들을 표현할 수 있도록 1.흥미에 관한 질문, 2. 작품의 주제와 관련된 질문, 3. 문제 상황에 관한 질문으로 앙케트 설문을 만들고 아이들이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앙케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셋, 아이들의 삶을 함께 나누다.
어른들에게는 별 것 아닌 것 같은 질문들이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삶과 연결지어 사적인 반응을 나타내었습니다. '어떤 초능력을 갖고 싶나요?' 라는 질문에 물론 '하늘을 나는 능력'이나 '불을 쓸 수 있는 능력'처럼 장난스러운 능력을 선택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돌리는 능력'을 자신의 삶(가족)과 연결지어 우리에게 들려준 아이도 있었습니다.
엄마에게 동생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다고 이야기를 전해 준 친구도 있었고, 친구와의 다툼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앙케트 활동을 마치고 친구들의 생각을 서로 들어보고 통계로 나타내어 보았습니다. 작품의 주제에 대해 서로의 생각과 사적인 반응들을 나누다 보니 책을 미리 읽은 학생들도 다른 학생들과 함께 작품에 대한 준비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3가지 읽기 전 활동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읽기 전 활동은 아이들을 맥락있는 수업으로 안내하고. 이러한 수업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삶을 세상에 내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읽기 전 활동, 책을 미리 읽은 아이가 있다면 '앙케트' 활동으로 풀어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책을 미리 읽은 학생도 나누어 볼 수 있는 읽기 전 활동 '앙케트 활동' 소개를 마칩니다.
P.S. 아이들과 직접 실천해 본 활동만을 앞으로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유쌤의 Book극 이야기 연재
01. 아이들과 천천히 깊게 나누어 볼 책들을 소개합니다(2018)
02. 책조각으로 상상을 나누다. - 읽기 전 활동으로 작품에 애정 갖기
03. 쉽고도 어려운 핫시팅! 학급 모두를 주인공으로!
04. 호기심 상자로 이야기 상상하기 - 저학년 읽기 전 활동으로 작품 예상하기
05. 교육연극을 시작하기 전에 놀큐(Q) 키우기!
06. 수업 시작 전, 책을 먼저 읽은 아이가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