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걸3 수업공개] 헌터걸과 피리부는 사나이
책과 교육연극의 만남, 유쌤의 Book극 이야기! 오늘은 4학년 학생들과 1학기에 나눴던《헌터걸3(김혜정 글, 윤정주 그림)」》읽기 전 활동 수업공개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온라인수업을 진행하다 6월 초가 되어서야 학생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평소 책과 놀이로 학급공동체를 만들어 왔는데 건강과 방역이 제일 우선이다보니 강의식 수업을 하며 어떻게 하면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깊이 있고 즐거운 수업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하기 어려운 수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수업을 듣기만 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속에서 만난 학생들과도 책을 천천히 깊게 읽으며 즐겁게 누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헌터걸③를 천천히 함께 읽기 위한 수업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헌터걸③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일 민담인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를 먼저 알고 이해해야 합니다. 헌터걸 시리즈 세계관의 배경이 이 이야기에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를 학생들과 교육연극(과정드라마)을 활용해서 천천히 깊게 읽는 읽기 전 활동을 준비했습니다.
수업준비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에는 700년 전 하멜른 마을에서 쥐가 들끓는 상황이 등장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멜른 마을을 위기에서 구해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은 시장과 주민들 때문에 어린이들을 이끌고 숲 속으로 떠나버린 피리 부는 사나이도 등장하지요. 이 이야기를 상황제시와 자유로운 동작표현으로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수업을 계획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 주변에서 비슷한 일들을 찾아 작품과 연결하여 자연스럽게 헌터걸③로 연결할 수 있도록 수업의 방향을 잡았습니다.
자유롭게 상상하기-Warm Up
먼저 학생들에게 하멜른 마을을 떠올릴 수 있도록 아름다운 강가와 그곳에 사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지 자유롭게 상상해 볼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이러한 상상의 경험은 학생들을 이야기 속으로 안내합니다. 간접적으로 역할 속으로 들어갑니다. 이렇게 학생들은 700년전 하멜른 마을로 들어갑니다.
갈등상황 제시 하나, 쥐가 들끓는 마을
이렇게 평화로운 마을에 쥐가 들끓는 갈등상황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지 정지동작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요리를 하다가 쥐를 보고 놀란 사람, 빨래 속에서 쥐를 발견하고 놀란 사람을 표현해 주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표현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거리두기를 위해 개인동작으로만 표현했습니다. 엉뚱하게 쥐가 귀여워서 "쥐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갈등상황 하나의 해결
쥐가 들끓는 마을에서 주민들은 어떻게 행동했을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학생들은 쥐덫을 놓거나 고양이를 풀어놓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방법은 이미 하멜른 사람들도 시도해보았던 것들이었습니다. 결국 그들은 시장에게 쥐를 내쫓아 줄 것을 요구했고 시장은 다음과 같은 약속을 합니다.
학생들에게 쥐가 들끓는 하멜른 마을을 만들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학생들이 쥐가 되어 돌아다니며 교실을 하멜른 마을의 상황으로 재현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이 때 누군가가 피리를 불며 교실로 등장합니다. 초록모자를 쓰고 카쥬를 불며 나타난 선생님의 피리소리에 쥐들은 자리에 앉아 다시 학생으로 돌아왔습니다.
학생들은 주민으로 돌아와 쥐가 사라진 마을을 보며 환호했습니다.
갈등상황 둘 - 약속을 지키지 않은 시장
피리부는 사나이 덕분에 쥐가 사라졌지만 시장과 마을 사람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피리부는 사나이를 마을에서 내쫓아 버리기까지 합니다. 이런 피리부는 사나이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추측해보고 공감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억울함, 분노, 배신감, 속상함. 학생들은 피리부는 사나이의 감정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마음은 자연스럽게 헌터걸③로 연결됩니다. 피리부는 사나이가 왜 아직도 어린이들을 괴롭히고 있는지 그 까닭에 대한 단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갈등상황 둘의 해결
이제 하멜른 마을은 어떻게 될까요? 학생들에게 눈을 감고 하멜른 마을을 떠올려볼 수 있도록 다시 안내했습니다. 그리고 휘파람 소리와 함께 어린이들이 사라지는 장면을 들려주었습니다. 고요한 가운데 하멜른의 모든 어린이들이 산 너머로 바위 사이의 동굴로 들어가버리고 영원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눈을 뜬 후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유쌤 : "피리부는 사나이는 무엇때문에 어린이들을 데리고 갔을까요?"
학생1 : "어른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유쌤: "그렇다면 왜 하필 어린이들을 데리고 갔을까요?"
학생2 : "어른들의 보물이 어린이들이기 때문이에요."
작품과 삶 연결하기(지금도 계속되는 이야기) - 개인적 경험에서부터 사회적 이슈에 대한 내용까지 나아가기
하멜른의 이야기를 질문 하나로 지금 여기 우리의 삶으로 가져왔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어른들의 잘못으로 고통받고 피해를 입는 어린이들이 있어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판에 적어봅시다."
학생들은 아동학대, 음주운전, 흡연, 가정폭력, 도박 등 개인적으로 관찰한 것부터 사회적 이슈가 되는 내용까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헌터걸③로 연결됩니다. 헌터걸에 등장하는 헌터들의 임무는 바로 이러한 잘못된 행동을 하는 어른들을 구별해내고 그 어른들로부터 어린이들을 구해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책 수업 안내하기
"우리 다음 시간부터 이 책을 천천히 깊게 그리고 즐겁게 읽어볼거예요. 이 책에는 어른들의 잘못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과 그 어린이들을 구하는 헌터들의 이야기가 들어있어요. 다음시간부터 이 책을 함께 읽어봅시다."
학생들과 잘못된 행동을 하는 어른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앞으로 함께 읽게 될 헌터걸③를 소개했습니다. 특별히 헌터걸을 쓴 김혜정 작가님의 영상편지를 함께 안내하니 학생들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습니다.(유튜브 사계절TV에서 김혜정 작가의 소개영상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손가락으로 기대점수를 표현하며 수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최대한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이야기 속에서 놀고 싶었습니다. 사실 헌터걸은 제가 처음으로 학생들과 함께 읽는 SF동화입니다. SF동화이기에 그 세계관을 더욱 깊게 나누고 싶었습니다. 나아가 이 활동은 헌터걸의 주제의식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읽기 전 활동으로 꼭 나누어야 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놓치지 않아야 할 것들을 나누는 곳이 교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 수업 이후에 학생들은 정말 헌터걸③와 헌터걸 전 시리즈에 푹 빠져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야기와 함께 누리는 교실의 삶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마침 동료수업공개기간과 이 수업의 시기가 비슷해 학교동료선생님들에게 공개할 수 있었습니다.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수업지도안도 첨부해 놓습니다.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유쌤의 Book극 이야기 연재
01. 아이들과 천천히 깊게 나누어 볼 책들을 소개합니다(2018)
02. 책조각으로 상상을 나누다. - 읽기 전 활동으로 작품에 애정 갖기
03. 쉽고도 어려운 핫시팅! 학급 모두를 주인공으로!
04. 호기심 상자로 이야기 상상하기 - 저학년 읽기 전 활동으로 작품 예상하기
05. 교육연극을 시작하기 전에 놀큐(Q) 키우기!
06. 수업 시작 전, 책을 먼저 읽은 아이가 있다면?
07. 생각과 배려를 키우는 연극놀이
08. 꾸준히 정리하면 이야기 지도가 완성된다.
09. 배려와 웃음을 나눌 수 있는 연극놀이, 틀림그림찾기
10. 이야기지도를 건너 감정그래프 그리기
11. 유쌤, 교육부 장관이 되다._책으로 연극적 상황 만들기
12. 미술작품을 통해 생각 나누기
13. 낭독극으로 함께 읽는 즐거움을 누리다!
14. 학교에서 수박이 먹고 싶으면
15. 아이들과 천천히 깊게 나누어 볼 책들을 소개합니다(2019)
16. 모나미로 말해요!(읽기 전 활동)
17. 페르소나 - 모둠친구들과 함께 가상의 인물 만들기
18. 다르게 바라보기 -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
19. 주변 인물에 초점 맞추기 - "선생님, 바퀴벌레는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요?"
20. 여덟 단어 - 여덟 단어로 책 한 권 요약하기
21. 연극하며 시쓰자! - 교육연극으로 함께 시쓰기
22.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23. 내 소문 들었어?(읽기 전 활동)
24. 마법사와 함께한 시간
25. 내가 송몽규다! (단짝 친구 때문에 힘들어 하는 모든 아이들에게)
26. 교육연극으로 책 한 권 요약하기
27. 어린이들과 천천히 깊게 나누어 볼 책들을 소개합니다(2020)
28. 4학년 2반 뽀뽀 사건
29. 헌터걸3 수업공개 - 헌터걸과 피리부는 사나이
한 학기 한 권 읽기과 교육연극을 연결지점을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를 원격연수에 담았습니다.
아이들과의 실제 수업장면이 15차시 이상이라 저와 우리반 아이들에게는 큰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책과 교육연극 수업의 연결지점을 고민하고 계신 선생님들께 추천드립니다.
http://teacher.i-scream.co.kr/course/crs/creditView.do?crsCode=1128&sso=ok
아이스크림연수원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