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쌤의 Book극 이야기] 28. 4학년 2반 뽀뽀 사건
책과 교육연극의 만남, 유쌤의 Book극 이야기! 오늘은 4학년 학생들과 2학기에 천천히 깊게 읽었던 《4학년 2반 뽀뽀사건(정주영 글, 국민지 그림)」》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4학년 학생들과 1학기에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이라는 작품으로 삶을 나누었습니다.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책을 읽으며 인물과 일어난 일을 정리하고 자신의 느낌을 친구들과 나누었고 시와 교육연극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시간보다 함께 책 읽는 시간을 기다리는 '독서공동체'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2학기에는 조금 더 깊은 생각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1학기의 책 수업이 '책 읽는 기쁨'에 초점이 있었다면 2학기에는 우리 삶에 질문을 남기는 작품을 가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1학기 동안 진행했던 책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한발짝 더 깊은 생각 속으로 들어갈 준비가 되어있다고 생각했습니다.
4학년 2반 뽀뽀사건, '작가는 어떻게 수습하려고 이런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을까?'
그렇게 학생들과 함께 읽기로 선정한 책이 정주영 작가의 《4학년 2반 뽀뽀사건》 입니다. 이 책은 지아가 뽀뽀를 했다는 거짓소문이 학교에 퍼지는 사건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곧 혜주, 윤슬과 함께 잘못된 소문을 바로 잡는 아이들이라는 뜻의 '잘바아'를 결성해 소문의 시작을 찾기로 합니다.
그런데 잘바아가 야심차게 자신들의 계획을 학급친구들에게 밝히자 일부 남학생들에게서 불만이 터져나옵니다. 범인이 이 교실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학급을 공포분위기로 만들고 모두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했기에 기분이 나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서준, 제우, 현웅은 소문에 피해를 입은 아이들이라는 뜻의 '소피아'를 결성해 잘바아와 대립을 하게 됩니다.
'작가는 어떻게 이 어려운 주제를 수습하려고 이런 이야기를 썼을까? 마무리는 어떻게 하려고?"
거짓소문과 젠더갈등 문제를 어린이책에서 이렇게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그동안 보기 어려웠습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나누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반드시 함께 이야기 나누어야 할 일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작가가 결말을 어떻게 마무리하게 될 지 걱정 반 설렘 반의 마음으로 작품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현명하게 마무리하는 결말을 읽으며 이 책을 꼭 학생들과 나눠야 겠다고 마음을 정했습니다. 어린이들은 우리와 함께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시민이기 때문입니다.
수업의 주제를 정하자!
책을 학생들과 함께 읽으며 수업의 주제를 정하는 일은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주제를 정하지 않으면 수업이 흥미위주로 흘러가거나 학생들과 꼭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를 놓치게 됩니다. 이 책도 흥미위주로만 읽는다면 범인찾기 추리만 하다가 수업이 끝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크게 세 가지로 정했습니다. 주제를 정하니 자연스럽게 활동과 질문들이 쏟아지고 주제를 중심으로 연결되었습니다.
하나. 불의에 맞서 연대할 줄 아는 건강한 시민 되기
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용기 갖기
셋. 진실과 거짓을 가려볼 줄 아는 지혜 갖기
결말을 잠시 봉인해두자!
책수업을 하다보면 작품의 뒷부분이 궁금해서 미리 읽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억지로 말리지 않습니다.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는 것은 책 수업의 가장 큰 목표인 '책 읽는 즐거움'에 가까이 다가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읽고 싶은 만큼 읽을 수 있지만 결말을 다른 친구들에게 이야기 하는 것은 조심해 달라고 당부를 합니다. 그리고 혼자 읽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책의 줄거리를 다 알더라도 함께 읽으면 또 다른 기쁨과 즐거움이 있으니 책수업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 4학년 2반 뽀뽀 사건은 거짓 소문을 만든 첫 사람을 추적하는 이야기이기에 결말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날크립(교무실이나 행정실에 문서철을 위해 준비되어 있습니다.) 으로 묶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도 이 책에서 결말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모두의 동의를 구했습니다. 이야기의 결말을 알게 되더라도 다른 친구들의 독서경험을 위해서 비밀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읽기 전 활동 - 내 소문 들었어?
내가 모르는 나에 대한 소문 때문에 힘들었던 지아와 학생들의 경험을 연결하기 위해 '내 소문 들었어?' 라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별 것 아닌 정보이지만 내 등에 붙어 있어서 나는 모르고 다른 친구들은 그 정보를 알고 있을 때 느끼는 감정을 표현해 보고 서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생들은 이 활동을 통해 소문에 피해를 입게된 지아의 마음을 이해하고 작품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소문에 대해 서로 다른 감정을 느끼는 모습을 관찰하며 잘바아와 소피아의 대립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씨앗을 얻게 되었습니다.
[내 소문 들었어? 활동은 아래 링크에 따로 정리해두었습니다.]
https://www.educolla.kr/bbs/board.php?bo_table=Author_RhyuSaeyoung&wr_id=133
샛길 새기 하나. 소문이 얼마나 빠르게 변질되는지 알아보기
지아와 뽀뽀.
짜릿, 떨림.
수첩에 적혀 있던 지아에 대한 짧은 메모는 순식간에 확장된 이야기로 변질되어 학교 전체에 퍼지게 됩니다. 이 부분을 함께 읽고 학생들과 소문의 성질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실 소문이 얼마나 근거없고 신빙성이 없는 것인지는 학년 초에 하야시 기린의 《그 소문 들었어?》를 통해 진행했던 활동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함께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2개의 모둠이 한 줄로 서서 선생님이 만든 이야기를 다음 사람에게 전달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은 소문이 얼마나 빠르게 잘못된 정보로 변질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있었습니다.
샛길 새기 둘. 외적 모습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신지아다! 뽀뽀 지아!"
지아는 자신을 놀리는 현웅이를 쫓다가 발목이 삐끗해 넘어져 다치게 됩니다. 지아를 놀리는 남자아이들에게 주의를 준 후에 담임 선생님은 지아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넘어졌구나. 평소에 단정한 옷을 입고 다니면 이렇게 안 다치지. 얼른 보건실 다녀와라."
넘어져서 다친 것과 지아가 입고 있는 짧은 치마 사이에는 아무 상관관계가 없는데도 담임선생님은 지아의 아픔에 공감하기보다는 문제의 원인을 어떻게든 찾아 마무리 지으려는 태도를 보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담임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외적 모습에 대한 고정관념을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러한 고정관념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도 지아가 보건선생님에게 하는 대사를 통해 알게 됩니다.
"짧은 치마 입으면 나쁜 아이인가요?"
피해를 입은 것은 지아인데도 지아는 자신이 무엇인가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입니다. 그런 지아에게 보건 선생님은 자신의 당당한 모습을 통해 지아를 괴롭히고 있는 소문은 짧은 치마 때문이 아니라고, 지아 잘못이 아니라고 일깨워줍니다.
이 장면을 읽고 우리가 자지고 있는 외적모습에 대한 고정관념을 함께 살펴보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선생님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또 학생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꽤 구체적으로 기준을 제시하는 학생도 있었고 선생님은 혐오감을 주지만 않으면 된다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작품에 나오는 보건선생님의 모습을 보기 전이었기 때문에 기존에 가지고 있던 학생들의 생각을 함께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이야기를 나눈 뒤에 자신의 기준을 바꾸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다 이해할 것 같지만 광장을 만들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은 우리의 사고를 넓은 곳으로 안내합니다.
샛길 새기 셋. 친구가 힘이 되어 주었던 경험 나누기(연대의 경험 공유하기)
"지아 놀리지 마!"
"맞아! 확실하지도 않은 걸로 지아 놀리지 말라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있던 지아를 향해 연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첫 목소리의 주인공은 평소에 친하게 지내지 않았던 윤슬이었습니다. 그 용기에 힘입어 혜주도 지아를 적극적으로 돕기 시작했습니다. 이 부분을 읽고 학생들과 친구가 힘이 되어 주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연대의 경험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서로가 힘을 모아 응원하는 마음에 대해 나눌 수 있었습니다.
샛길 새기 넷. 과장광고와 허위광고 살펴보기/구호 만들고 아이스크림 건배하기
지아와 친구들이 학원광고와 맛집광고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다 지아는 문득 모든 소문에는 의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소문을 시작한 사람을 찾아서 의도를 알고 싶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부분을 함께 읽으며 과장광고와 허위광고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정보를 보고 의도를 파악하는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잘못된 소문을 바로 잡는 아이들 '잘바아'가 결성됩니다. 아이스크림을 높게 들고 결성식을 하는 장면을 콘아이스크림을 함께 먹으며 체험해보았습니다. 단순히 아이스크림이 나와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체험을 한 것이 아니라 연대를 위해 뜻을 모으는 이 순간이 가장 작품에서 빛나는 순간이기에 그 기쁨을 학생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샛길 새기 여섯. 감각의 오류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고깔로 사물찾기/글자 보고 색깔 말하기)
우리가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이는 정보들이 얼마나 오류가 있는지 함께 살펴보기 위해 고깔로 좁은 구멍을 만들고 친구가 누구인지 알아 맞추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또 글자를 보고 글자를 말하지 않고 글자의 색깔을 말해보는 활동을 통해 우리가 깊게 생각해보지 않고 받아들이는 정보가 얼마나 오류가 많은지 돌아보고 그 정보가 특히 다른 사람에 대한 정보일 경우에는 더욱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샛길 새기 일곱. 범인 추적하기/추리게임
잘바아 아이들은 교실친구들을 하나씩 인터뷰하며 범인을 추적해가기 시작합니다. 작품에 나오는 잘바아처럼 우리학급 학생들도 힘을 모아 범인을 찾아보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영어수업에서 많이 활용하는 잠자는 코끼리(Sleeping Elephants game)를 응용해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모둠원들이 순서에 따라 시간차를 두고 각각 인물의 머리모양, 얼굴, 옷 등의 정보를 얻은 후에 모여서 인물의 모습을 그려보는 활동입니다.
책을 읽으며 작품 속 인물들이 범인을 찾는 것처럼 학생들도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진지하게 친구의 정보를 듣고 토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샛길 새기 여덟. 잘바아와 소피아의 의견 정리하기/또띠아 피자 만들기
잘바아와 소피아는 피자 가게에서 우연히 만나 신경전을 벌이다 소문의 근원이 되었던 수첩의 주인을 함께 찾기로 합니다. 이 장면을 읽고 잘바아는 무조건 옳고 소피아는 무조건 틀린 것이 아니라 양쪽의 의견을 정리해 보고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단 먹고 하자!" 라는 말에 신경전이 의논이 되었던 것처럼 학생들도 긍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간단하게 또띠아피자를 만들어 먹으며 작품 속 장면을 따라해 보았습니다. 피자 가게에 모여서 학급관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정말 멋져보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때쯤 동학년 선생님들께서 책의 후반부로 들어오며 성실하게 읽기수업을 참여하는 학생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있어 이 활동을 함께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샛길 새기 아홉. 글씨체로 우리반 친구 찾기
잘바아와 소피아 친구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소문의 시작이 되었던 수첩의 주인을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혜주는 글씨체로 찾자고 제안했고 윤슬은 수첩의 콜라자국을 보고 콜라를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라고 추리합니다. 제우는 지아를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라 이야기했고 서준은 인터넷 검색을 활용해 보자고 합니다. 웹툰이나 웹소설에 아는 사람의 이름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수첩이 그런 글감을 적는 공간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학생들과 함께 이 부분을 읽으며 잘바아와 소피아 친구들이 생각한 추리방법을 정리하고 우리반 친구들의 글씨체를 알아 맞추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모두가 이 작품의 핵심이 되는 문장 '지아와 뽀뽀. 짜릿, 떨림.' 이라는 글을 쓴 후 섞어서 다시 나누고 누구의 글씨체인지 예상을 한 후 답을 맞추어 보았습니다.
샛길 새기 열. 지아에게 붙임쪽지 붙여주기/OO이 범인이라는 증거 책을 다시 돌아보며 찾기
드디어 범인을 알게 되었습니다. 범인은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사과를 받았지만 지아는 쉽게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사과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용서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그렇게 울음이 터져버린 지아에게 학교의 학생들은 붙임쪽지를 통해 지아를 응원합니다. 작품 속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우리 반에서 있었던 일처럼 함께 공감하며 지아에게 붙임쪽지를 썼습니다. 소리터널로 지아에게 응원과 위로의 말을 건냈습니다.
작품 속에는 곳곳에 OO이 범인이라는 단서가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책을 한 방향으로 달리기를 하듯 헤치우는 것이 아니라 책을 다시 들여다 보며 얻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바로 OO이 범인이라는 단서를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으며 찾게 한 것입니다. 학생들은 책을 한 번 읽을 때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하며 책을 다른 맛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샛길 새기 열 그리고 하나. 교육연극으로 작품 전체 돌아보기
작품 전체를 한 눈에 돌아보는 활동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글을 읽으며 한 문장씩 정리했던 문장들로 이야기지도를 만들고 각 사건들을 교육연극으로 표현해 책 한 권을 연극으로 간단히 돌아보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자세한 활동방법은 아래 링크에 따로 정리해두었습니다.
https://www.educolla.kr/bbs/board.php?bo_table=Author_RhyuSaeyoung&wr_id=141
작가가 이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
다시 이 책을 선정했던 주제로 돌아가봅니다. 불의를 참지 않고 연대를 통해 해결하려는 마음, 잘못을 했을 때 곧바로 사과할 줄 아는 용기, 진실과 거짓을 가려 볼 줄 아는 지혜 등을 제대로 학생들과 나누었는지 생각해봅니다. 그저 책을 다 읽었다는 성취감이나 재미가 아니라 주제를 학생들과 제대로 나누었을 때 책 수업이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이었을지 나누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거짓소문에 대한 경계와 정직함 그리고 빠른 사과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연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지만 정주영 작가님과의 만남을 통해 그 이야기를 다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힘든 것을 숨기지 않기' 라고 이야기하는 학생들이 많았던 것입니다. 힘든 것을 숨기지 않고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곁에 있는 사람들과 연대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멋진 시민으로 성장하기를 소망하며 책 수업을 마쳤습니다.
1학기와 2학기 어떤 책이 더 재미있었어? / 책 수업은 라면이다. 그만큼 진짜 맛있다는 뜻이다.
깊은 생각을 나눠야 하는 책을 골랐고 많은 고민을 했던 수업이었습니다. 세 가지 주제를 균형있게 담아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한 번 더 이 책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에게서 뜻밖에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에게 1학기에 나누었던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과 《4학년 2반 뽀뽀 사건》중에 어떤 책이 더 재미가 있었는지 물어보았는데 의외의 대답이 나온 것입니다.
"4학년 2반 뽀뽀 사건이 더 재미있었어요.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에는 여자애들의 역할이 크지 않은데 4학년 2반 뽀뽀 사건은 여자애들이 주인공이 되어서 문제를 해결하니까요."
책에 대한 흥미 위주로 진행했던 1학기 수업보다 주제에 대한 의미를 많이 생각했던 2학기 수업이 더 재미있었다고 이야기 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까닭이 작품 속 이야기의 주체가 여성이라는 점이라는 사실이 또 하나의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학생들과 나누었던 책들을 돌아보며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들을 학생들과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4학년 2반 뽀뽀 사건》을 학생들과 천천히 깊게 읽었습니다. 아침마다 설레는 표정으로 "선생님 오늘 책 수업 있어요?" 라고 물어봐주던 학생들이 생각납니다. 즐겁게 책을 함께 읽어준 우리반 어린이독자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반 학생이 책 수업을 표현한 한 줄로 글을 마칩니다.
"책 수업은 라면이다. 그만큼 진짜 맛있다는 뜻이다. 마지막 수업ㅠ"
*유쌤의 Book극 이야기 연재
01. 아이들과 천천히 깊게 나누어 볼 책들을 소개합니다(2018)
02. 책조각으로 상상을 나누다. - 읽기 전 활동으로 작품에 애정 갖기
03. 쉽고도 어려운 핫시팅! 학급 모두를 주인공으로!
04. 호기심 상자로 이야기 상상하기 - 저학년 읽기 전 활동으로 작품 예상하기
05. 교육연극을 시작하기 전에 놀큐(Q) 키우기!
06. 수업 시작 전, 책을 먼저 읽은 아이가 있다면?
07. 생각과 배려를 키우는 연극놀이
08. 꾸준히 정리하면 이야기 지도가 완성된다.
09. 배려와 웃음을 나눌 수 있는 연극놀이, 틀림그림찾기
10. 이야기지도를 건너 감정그래프 그리기
11. 유쌤, 교육부 장관이 되다._책으로 연극적 상황 만들기
12. 미술작품을 통해 생각 나누기
13. 낭독극으로 함께 읽는 즐거움을 누리다!
14. 학교에서 수박이 먹고 싶으면
15. 아이들과 천천히 깊게 나누어 볼 책들을 소개합니다(2019)
16. 모나미로 말해요!(읽기 전 활동)
17. 페르소나 - 모둠친구들과 함께 가상의 인물 만들기
18. 다르게 바라보기 -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
19. 주변 인물에 초점 맞추기 - "선생님, 바퀴벌레는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요?"
20. 여덟 단어 - 여덟 단어로 책 한 권 요약하기
21. 연극하며 시쓰자! - 교육연극으로 함께 시쓰기
22.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23. 내 소문 들었어?(읽기 전 활동)
24. 마법사와 함께한 시간
25. 내가 송몽규다! (단짝 친구 때문에 힘들어 하는 모든 아이들에게)
26. 교육연극으로 책 한 권 요약하기
27. 어린이들과 천천히 깊게 나누어 볼 책들을 소개합니다(2020)
28. 4학년 2반 뽀뽀 사건
한 학기 한 권 읽기과 교육연극을 연결지점을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를 원격연수에 담았습니다.
아이들과의 실제 수업장면이 15차시 이상이라 저와 우리반 아이들에게는 큰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책과 교육연극 수업의 연결지점을 고민하고 계신 선생님들께 추천드립니다.
아이스크림연수원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http://teacher.i-scream.co.kr/course/crs/creditView.do?crsCode=1128&ss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