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이야기] 공간주권을 돌려달라 - step2. 마음을 열어봐.
팀이 만들어 졌다면 이제는 서로의 마음을 열 시간이죠. 저는 저 슬라이드 한장으로 시작합니다. 당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교실은 또는 학교는 어떤 공간인가요? 아마도 각자가 가지고 있는 삶의 철학 또는 생각에 따라 원하는 공간의 모습도 다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통적인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겠죠. 이렇게 내가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학교의 모습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합니다.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학교는 그리고 교실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와 같은 곳이니까요.
그리고 이제는 내가 바꾸고 싶은 곳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곳이 교실이 될 수도 있고 교무실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복도의 한쪽이 될 수도 있겠죠. 위치는 어디이고 크기는 어느정도이며 지금까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 공간을 어떻게 바꾸고 싶고 그런 공간의 변화를 통해 무엇을 이끌어 내고 싶은지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는데 과연 그 공간이 그런 변화를 통해 우리의 배움의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입니다. 우리가 문제가 있다라고 판단한 그 공간이 실제로 문제가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진짜 문제인가를 알아야 한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관찰입니다.
제가 진행한 프로젝트는 교사들의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프로젝트 이었기 때문에 교사들의 일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기록했습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학교에 출근해서 아침시간에는 주로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실까? 수업시간에는 주로 어디에 계신가? 점심시간에는 어떻게 선생님들끼리 소통을 하고 계실까? 어디서 휴식을 하실까? 방과후 업무처리는 어디서 하시나? 등등이죠. 그리고 그 관찰의 결과를 팀원들과 공유합니다.
1. 아침출근 후 교무실에서 커피를 타서 서서 이야기를 나눔.
2. 쉬는시간에 복도에서 공놀이 하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음.
3. 점심시간에 식사 후 급하게 양치질을 하다가 화장실에서 장난치는 아이를 지도함.
4. 점심시간에 학교 행사관련 회의를 하는데 자꾸 아이들이 찾아와서 회의를 못함.
5. 방과 후 학습공동체 연수를 위해 빈 교실을 찾아다님
등등의 선생님들의 일상을 자세히 관찰하고 관찰한 사실만을 서로 공유합니다. 이런 관찰이 필요한 이유는 진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진짜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과연 내가 생각하는 문제가 진짜 문제인지 그리고 내가 떠올린 아이디어가 나만 좋아하는 아이디어가 아닌지 내가 떠난 후에도 남아있는 모든이에게 이로운 아이디어인지 실제 사용자를 중심에 두고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죠. 이런 관찰과 고민들이 빠져 버리면 앞에서 말했던 그냥 관리자 눈에만 보기좋은 인테리어 공사와 다를바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런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비슷한 행동들을 유목화하고 그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우리 선생님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던 부분은 학교안의 공간이 모두 학생들에게 집중되어 있어서 온전히 선생님의 활동을 존중해주는 공간이 부족하다. 이런 공간 부족으로 인해 서로 충분히 소통하고 의견을 나눌 기회마져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온전히 선생님의 활동을 존중받을 수 있는 또는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런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학교안 스벅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시애틀의 너무 멋진 스타벅스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