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은 어떻게 변할까? - part13] 미국이야기 - 만남과 헤어짐...
언제나 새로운 만남은 항상 헤어짐과 함께 합니다. 이별을 대하는 토이 스토리 앤디의 마음처럼 헤어지는 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말 대신 고마웠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면 그걸로 헤어짐에 대한 마음은 전달 될 수 있겠죠...
미국 대학교의 기숙사는 여러명이 함께 사용하는 형태로 이루어진 곳이 많다고 합니다. 이곳 대학의 기숙사도 역시 4인이 함께 사용하는 형태입니다. 가운데 거실과 키친이 크게 있고 양쪽 옆으로 이어진 통로를 따라 2개의 방과 2개의 세면실 그리고 1개의 화장실과 1개의 샤워장이 연결되어 있어요. 위에서 보면 가로로 긴 형태의 도미토리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처음와서 신기한 것들 이야기 해 드리자면 여기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그냥 싱크대에 버리더군요. 그리고 스위치를 작동하면 그 음식물을 분쇄해서 처리하는 장치로 보내더라구요 너무 신기했습니다. 캬캬캬 그리고 분리수거를 안합니다. 그냥 큰 봉투에 담아서 쓰레기 차에 싣기만 하면 끝... 개인적으로는 너무 자유로운거 아닌가 할 정도에요. 아무튼 이어서...
처음 이곳에 도착하면서 한국분들과 함께 생활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유는 뭐 당연하죠 의사소통에 대한 문제도 있고 아무래도 공동생활을 하다보면 음식을 만들거나 장을 보거나 할 때 같은 문화 속에 있으면 훨씬 수월한 건 사실이니까요... 그런데 세상 일이 어찌 마음대로 되나요? ㅋㅋ 함께 온 한국 선생님들 전부 흩어져 다른 나라 친구들과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157D... 제가 부여받은 기숙사 번호입니다. 157에서 1은 층수를 나타내고 57은 기숙사 위치 그리고 D는 방번호를 나타냅니다. 그곳에는 일본에서 단기 어학연수 장학생으로 공부하러온 대학교 1학년 코타루, 히로, 유다 라는 일본인 친구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걱정이 엄청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본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의 관계가 지난 잃어버린 10년 동안 더 악화되었지 좋아졌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정말 우리 리더를 잘 뽑아야 합니다 ㅋㅋ 하지만 작년에 이런저런 큰일을 겪으면서 스스로 항상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이순간 바로 여기서 즐기자!"
그렇게 마음먹고 일본 친구들을 만났는데... 이 친구들 한국인을 경계하는 눈빛이 너무 노골적으로 보였습니다. 특히 히로라는 친구는 굉장히 보수적인 성격의 소유자인데 인사도 잘 안받아주고 말을 걸어도 한마디 딱 하고 그냥 돌아서더군요. 솔직히 굉장히 기분이 나빴습니다. 딱 봐도 내가 지네보다 나이도 훨씬 많은데 사람을 무시해? 뭐 사람일이 그렇죠 캬캬캬
아무튼 이 순간을 즐기려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런데 보니까 한 친구는 굉장히 친화적이었습니다. 가장 친화적인 코타루부터 친구를 만들면 될 것 같았어요. 다행히 이 친구가 농구를 좋아하더군요. 제가 또 농구동아리 부회장 출신 아닙니까? ㅋㅋ 특히 제가 1:1은 기가 막히게 합니다. 같이 1:1 농구를 하자고 하고 아주 그냥 한점도 안주고 완벽하게 이기고는 이기는 기술을 하나씩 전수 해 주면서 조금씩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나중에는 기숙사 친구들 다같이 운동을 하고 와서 샤워하고 시원한 녹차를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친구들이 마시는 녹차는 참 맛있습니다. 우리 녹차랑 다르게 다른 거랑 믹서를 해 놓은 녹차인데 맛이 참 좋더라고요.
나중에 친해지고 나서 들은 이야기지만 이 친구들이 처음에 저를 경계를 한 이유가 있더군요. 사실 이곳에도 공부하러 온 가장 많은 아시아 친구들은 역시 중국 친구들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중국인 친구들 중 몇몇은 참 별로입니다. 이건 완전히 제 개인적인 의견이고 에듀콜라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아무래도 중국에서 잘나가는 집안 친구들이니까 비싼 미국으로 공부하러 왔을테지만... 어린 친구들이 공부하러 와서는 포르쉐, 벤츠, BMW 몰고 다니면서 수업은 맨날 지각하고 안들어오고 수업시간에 술냄새 풀풀 풍기고 수업만 끝나면 몰려다니고 뭐 자기부모가 번 돈으로 그렇게 논다는데 제가 할말은 없지만 그냥 보기에는 별로에요. 그런데 함께 공부하는 논쟁 에세이 시간에 그 중국인 친구들이 일본에 대한 문제를 핫 토픽으로 잡고 이야기를 하는데 모든 중국인들과 한국인들이 일본을 싫어한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서 감정이 많이 상한 상태였습니다.
밤마다 일본친구들과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한국인이 생각하는 일본, 일본인이 생각하는 한국에 대해서 서로 눈빛을 보며 소통을 하면서 그들의 감정이 녹아내리는 것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도 역사적 잘못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있고 후회하고 있으면 반성하고 있고 다시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소통이 핵심인데 지난 몇년간 소통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던 것 같아서... 다시한번 리더를 잘 뽑아야 합니다. 캬캬캬
시간이 흘러 그 친구들이 떠나는 마지막 주말이 되었습니다. 짐 싸는 걸 도와주고 짐의 무게를 재어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마지막으로 기념사진 찍자고 해서 사진을 찍고 마지막 악수를 하는데 히로라는 친구가 저를 꼬옥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어요.이 히로라는 친구가 누구냐면 같이 이야기 하는 동안에도 계속 경계를 하던 매우 보수적인 친구입니다. 그런데 같이 있는 동안 너무 따뜻했다... 고맙다고...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겁니다. 저도 너무 따뜻했습니다. 저희가 계획된 일정이 있어서 배웅도 못해주고 일정을 마무리 하고 왔는데 기숙사에 편지가 붙어 있습니다. 그 친구들과 함께 왔던 마호라는 여학생이 붙여 놓은 편지였어요.그 마호라는 여학생도 항상 밤마다 함께 토론하고 이야기 나누던 친구입니다.
"Good life is all about relationship"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과 관계라는 것을 믿습니다. Thanks guys!!!
추신 - 그 친구들 2월말에 한국에 꼭 온다네요... 저보고 한국 구경시켜달라고 합니다. 저 이렇게 대한민국 관광산업에 이바지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들리시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