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진쌤의 담임도전기] 스승의 날, 찾아오다! (1)
지난 5년 간, 저는 같은 학교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작년 학생들을 이어서 가르치기도 하고, 전담 교사를 하면서 만나기도 하고, 복도나 급식실에서도 종종 마주쳐서 학생들을 떠나 보냈다는 느낌이 없었네요. 하지만 작년에 6학년을 맡으면서 학생들을 졸업시키는 경험도 하고, 저도 휴직으로 학교를 떠나다 보니 처음으로 학생들과 '이별'한다는 감정을 느꼈던 것 같네요. 그렇게 중학교에 올라간 학생들에게 봄에 제 SNS로 연락이 왔습니다.
"세진쌤! 저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육일반애들이랑 찾아뵈도 될까요..?"
제가 있는 곳까지 오겠다는 아이들. 길을 잘 찾아 올런지, 중학생 병아리들같아 걱정하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만날 장소가 애매하였지만 학생들에게 학교 구경도 시켜줄겸 제가 공부하는 대학교에서 만나기로 하고 날짜를 정했습니다. 오랜만에 아이들을 만나는 거라 그런걸까요? 두근두근한 감정도 드는게 날짜가 다가올수록 소개팅을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졸업한 후 처음 만나니 어떻게 변했을지,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기도하며 설렜습니다. 물론 아이들은 어떤 마음일지 모르고 제 마음도 몰랐겠죠?ㅎㅎ 전날, 먼길을 오는 아이들을 위해 전날 작은 선물을 준비합니다.
학교 기념품점에서 3색 형광펜세트를 발견하였습니다. 이제 중학생이니 조금 더 학업에 신경쓰지 않을까 하고 형광펜으로 골라봅니다. 뒤에 라벨지를 붙여 아이들에게 한 마디씩 적어봅니다.
'똘똘 반짝이 뿅뿅이 / 무한에너지 갹갹이 / 재치 유희왕 길동이 / 댄싱머신 향단이 … 등'
스물 두 명의 아이들, 스물 두가지의 색. 여러가지 색깔을 지닌 아이들 덕분에 우리반이 더 다채로웠던 건 아닐까 생각이드네요.
교직을 잠시 떠나서인지 더 그리운 아이들입니다.
내일을 위해 얼른 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