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교사를 위한, 경력교사에게 필요한 개념- 3) 난 어려도 선생님입니다
낭상
0
2003
3
2018.09.17 16:24
난 반말을 예찬한다.
형식적인 존칭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리 친해도 지켜줘야 할 때가 있다.
친근함
요즘은 일반 회사도 '대리님, OO씨'로 부르라고 한다.
교사도 밖에서는 친구라도, 학교에선 '선생님' 호칭을 쓰라고 배운다.
위계의 문제든, 사적인 문제든, 공적인 상황에서 주의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예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진 것 같다.
인권, 평등과 같은 이슈가 강조되고 있으니.
그러나 간혹 별 의식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정말 나쁘게 함부로 말하는 거라면 단호히 거부할 텐데.
평상시의 관계도 있어 갑자기 정색하고 말하긴 어려운 상황.
이 글을 빌어 그런 분들께 한 마디 던지고 싶다.
"밖에서 편하게 부르는 건 저도 좋습니다.
적어도 학생들 앞에서는 꼭 '선생님'을 붙여주세요.
아이들 앞에서는 전 아랫사람이 아닌 선생님이고 싶습니다."
뉘앙스
존댓말만 쓴다고 끝이 아니다.
"OO선생님! 일로 좀 와봐요!"
형식은 존대인데, 느낌은 하대인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는 어린이집만 가도 위아래를 따진다.
"쌤이랑 옆반쌤이랑 누가 더 나이가 많아요?"
학생들도 교사의 상하관계에 관심이 많다.
단순히 액면가(?!)를 보고 판단하는 거면 다행일 텐데.
반말, 말하는 태도 등에서 위아래가 보인다면 곤란하다.
무시당하는 감정을 나만이 아닌, 학생도 느끼기 때문이다.
"아무리 잘 모르고, 잘못을 했어도 아이들 앞에서 쓴소릴 듣는 건 자존심이 상합니다.
물론 사람의 생각을 바꾼다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건 알지만.
절 '어린'교사가 아닌, 어린'교사'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에게
이등병 때 당한 걸 병장이 되어 하면 세상은 안 바뀐다.
'내가 기분 나빴으니까, 난 저러지 말아야지.'
타산지석으로 삼는 생각이 필요하다.
미래의 나에게 당부한다.
이 생각을 끝까지 실천하고 있기를.
아무리 어린 후배라도, 교사로서 존중하도록.
현재의 나에게 당부한다.
내가 어리기 때문에 겪는 건 내 몫이다.
하나, 그 불편함이 아이들의 몫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나는 무시당해도 참을 수 있지만, 내 아이들이 무시당할 땐 참아선 안 된다.
내가 어리다고 우리 반 아이들이 어린 취급받아선 곤란하다.
학교에서 내 반 아이들의 보호자는 나뿐이다.
사람이고 싶다.
교사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싶다.
교사와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과 사람이고 싶다.
사람이 사람임을 놓치는 순간을 사랑으로 채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