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교사를 위한, 경력교사에게 필요한 개념- 2) 잘남을 말하지 말아요
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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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1 08:56
"내가 왕년엔 말이야!~~"
"내가 왕년엔 말이야!~~"
누구나 빛났던 시절의 기억 하나쯤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 너무 집착하는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설명
간혹 자신의 업적을 내세우는 선배들이 있다.
"내가 ICT 쪽에선 선구자였지!
내가 애들 키워가지고 우승한 대회만 해도~"
물론 대화 주제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올 수도 있는 얘기다.
좋았던 기억을 떠 올리는 게 잘못도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잘남을 계속 설명하기 시작하면 들어주기 괴롭다.
자기 입으로 내가 잘났다 하면 너무 없어 보인다.
더욱 안타까운 건 실제로도 없다는 사실이다.
과거의 영광일 뿐, 현재로 이어지지 않는다.
했었던 사람은 설명해야 한다.
당신의 과거를 우리는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고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증명이 된다.
증명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읽는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땀 흘린다.
입으로 잘나지 않고, 몸으로 잘살고 있다.
그렇다고 평생 열정을 지속하라는 압박은 아니다.
삶의 증명이 '성공'의 담론으로 가진 않았으면 좋겠다.
잘난척하지 말라는 말이, '그럼 진짜 잘나 봐라'가 되면 곤란하다.
증명의 의미가 책을 몇 권 냈거나, 우승을 몇 번 한 것을 말하진 않는다.
당신의 잘난 결과는 부러움이나 질투만 갖게 한다.
당신이 잘나게 된 과정이 내게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나이가 있어도 뛰는 당신이 멋져 보였다.
책 읽는 당신이 즐거워 보여 나도 책을 들었다.
내 운명과도 같은 무언가를 당신을 통해 찾을 수 있었다.
운명
난 교장이란 직급이나 월급이 부러울지언정, 그 삶이 부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말 리더다운 교장을 만났을 땐 나도 달라졌다.
저런 삶이라면, 나도 그렇게 학교를 운영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마늘을 먹게 된 이유도 그렇다.
친했던 형이 마늘을 고기에다 맛있게 싸 먹었다.
마늘이 몸에 좋은지 설명하지 않았다.
그냥 나도 따라먹고 싶어 졌다.
잘난 사람은 세상에 많다.
장사로, 사업으로 돈을 왕창 번 사람.
책도 내고 이리저리 강의도 다니는 유명인.
그러나 그 삶은 내 삶이 아니다.
난 사업을 할 만한 배짱이나 모험심은 없다.
인기와 함께 바쁘고 피곤한 것도 받으라면 싫다.
어떤 사람은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을 동경할지 모른다.
또 다른 사람은 조용히 만족할 줄 아는 삶을 좋아할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각자가 추구하는 것은 달라도 그의 삶에서 나의 길을 발견하는 것.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그와 같이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 것 같은.
설명하지 않아도, 증명되지 않아도, 행복한 당신은 누군가의 운명이 될 수 있으니.
사람이고 싶다.
교사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싶다.
교사와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과 사람이고 싶다.
사람이 사람임을 놓치는 순간을 사랑으로 채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