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아- 11) 육아, 다시 한 번 탄생
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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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3 09:39
누구나 느꼈을.
누군가는 말했을.
그 마음을 내가 느껴 남겨놓는다.
익숙함
누구에게나 반복되는 일상이 있다.
차를 타고, 일을 하고, 밥을 먹고 돌아오는.
너를 만나기 이전의 나도 오늘과 내일이 다르지 않은 삶이었다.
물론 아이를 낳았다고 크게 바뀌는 건 없다.
그저 퇴근 후에 일과가 더 생겼을 뿐.
밥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무엇이든 반복되면 익숙해지고 지루해진다.
또 아이를 낳고 잃은 것이 더 많을지 모른다.
게임, TV, 술자리 등등
아내와 난 많은 자유를 잃었다.
하지만 다른 것으론 절대 채울 수 없는 행복을 얻었다.
탄생
육아의 행복은 아이에 있다.
아이가 나날이 커가는 모습에.
한 마디를 더해가는 너의 말속에.
너의 웃음에, 뽀뽀에.
또 너의 존재 자체가 기쁨이다.
날 닮은 개체가 있다는 것이 놀랍다.
넌 내 삶의 이유가 되어준다.
널 위해서라면 죽음조차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너를 보는 내 행복도.
다시 보게 된 나의 의미도.
나는 더 많은 것을 보게 되었다.
새로움
아내, 두 딸과 걷고 있었다.
둘째가 갑자기 환호성을 질렀다.
에스컬레이터를 본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모든 것이 아이에겐 새롭다.
아이와 함께 개미집을 봤다.
함께 민들레 씨도 불어 봤다.
"아빠! 손톱 달이야!"
달이 저렇게 멋진 존재였던가.
아이의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은 얼마나 신기할까.
그 호기심에 가득 차 감동하는 눈빛은 나마저 전율시킨다.
나에겐 익숙해져 단지 배경으로만 보이는 그 모든 것이 이젠 새롭게 다가온다.
그래. 이 세상을 처음 바라보는 건 너뿐만이 아니구나.
난 세상을 잊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매일 걷는 그 길에 꽃이 그렇게 많았는지..
너를 만나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이다.
난 너의 눈을 통해 세상을 다시 한번 본다.
이 똑같은 세상에 다시 한번 감동한다.
난 너에게 우주를 선물 받았다.
사람이고 싶다.
교사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싶다.
교사와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과 사람이고 싶다.
사람이 사람임을 놓치는 순간을 사랑으로 채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