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아- 14) 남을 향한 교육
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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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3 09:51
가르침에는 방향이 있다.
첫째는 안으로의 반성이여야 한다.
하나 가끔은 밖으로 가르치려 드는 경우가 있다.
밖으로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얘길 듣는다.
우리애가 이러저러하니 선생님께서 많이 살펴 달라고.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이다.
하지만 간혹 정도가 지나친 부모님들이 있다.
"선생님이 우리 애를 몰라서 그런 거다.
이런 건 선생님이 이렇게 해줘야 되지 않냐."
어찌 아이를 위하지 않는 부모가 있겠는가.
최선의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선생님을 바꿔 아이에게 맞추려는 것은 방향이 잘못되었다.
"어머님, 저희는 지금 이 아이를 키우기 위해 만났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맞는 선생님이길 바라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저를 변화시키려 할수록 아이가 성장할 기회는 잃어버릴 겁니다."
환경
물론 너무 위험한 환경에서는 부모의 개입도 필요하다.
정말 나쁜 선생님, 못된 친구가 있다면.
아이 스스로 저항하기 어려울 땐 말이다.
폭력에 자주 노출되면 물들기도 쉽다.
아이가 환경에 영향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맹모삼천지교, 아이를 위한 노력은 지금 학군이란 이름으로 남았다.
무조건 비판하려 드는 건 아니다.
교사로 몇 학교를 근무해 보며 환경의 중요성을 더 실감한다.
'보통'의 여건이 안 되는 가정이 많은 곳은 분위기가 정말 좋지 않다.
그러나 그 환경을 어디까지 줘야 하는지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평생 당신이 제공하는 조건에서 살 순 없다.
아이의 고통을 없애기보다는 이겨내도록 키우고 싶다.
안으로
첫째와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있다.
우리 집에도 자주 놀러 온다.
애들은 아무리 친해도 자주 부딪치고 싸운다.
우리 애가 먼저 응가가 마렵다고 했다.
그런데 그 얘기를 듣고 친구가 먼저 들어가 버렸다.
정말 유치한 얘기지만 애들한텐 정말 중요한 문제다.
속상해하는 첫째에게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연수야 많이 속상했어? 그럼 다음에도 이러면 어떻게 할래?"
"음... 친구한테 차례를 지키라고 말할 거야."
어른인 내가 첫째 친구에게 차례를 지키라고 가르치긴 쉬웠을지 모른다.
그러나 세상 모두를 새치기하지 않도록 만들기는 어렵다.
다만 내 아이가 그런 문제들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살아갈지는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고 싶다.
교사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싶다.
교사와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과 사람이고 싶다.
사람이 사람임을 놓치는 순간을 사랑으로 채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