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아- 10) 감정 왜곡(3)-수단 육아
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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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09:23
감정 왜곡, 수단, 그리고 육아.
감정 왜곡, 수단, 그리고 육아.
당신의 육아에서 수단에 집중하는 행동들.
그로 인한 감정 왜곡.
멀어져 가는 당신과 아이의 감정.
육아에는 좋은 수단과 나쁜 수단이 있다.
아니, 도구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문제이다.
필요한 수단
아이를 사랑하면 사주고 싶다.
장난감을 사주는 것 까지는 괜찮다.
하지만 장난감에만 집중하면 망한다.
장난감은 나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아이에겐 장난감이면 충분한 수단이 된다.
부모라는 존재, 마음 따위는 필요 없다.
필요충분조건을 알고 있는가.
양쪽 방향이 모두 옳다는 말이다.
부모와 아이는 서로 필요 충분한 사이어야 한다.
내가 사준 마음이 아이에게 좋아야 하고, 아이의 감사나 기쁨이 나에게 좋아야 한다.
만약 아이만 좋게 만든다면 당신은 장난감이면 충분한 부모가 된다.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심하게 떼쓴다면 문제가 있다.
아이의 눈엔 장난감만 보이지 부모가 보이지 않는다.
마음 없이, 생각 없이 막 가져다준 장난감은 부모에게도 문제가 있다.
분명 도구는 필요하다.
마음은 전달할 매체가 필요하다.
실천하지 않는 감정은 진정성이 없다.
사랑한다면 최소한 데리고 놀러는 가줘야 되지 않겠나.
다만 놀러가 주는 '부모'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놀러가 주는'에만 집중하지 말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당신은 아이와 놀러갈 곳이 필요한 것이다.
아이가 놀러가고 싶어 당신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
이용한 수단
하지만 위의 말들이 너무 이상적인 걸 안다.
아이는 정말 부모보다 장난감을 좋아하기도 한다.
때론 부모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아야 한다.
사탕을 물고 있는 첫째에게 물었다.
"사탕이 좋아? 엄마가 좋아?"
"음..... 사탕!"
헐.. 아내는 ㅜ ㅜ 이 되었다.
"사탕이 좋아? 아빠가 좋아?"
"음.. 사탕!"
점이 두 개 정도였다. ㅠ ㅠ
"그럼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음.... 사탕!!"
아내와 난 졌다..
병원에도 사탕, 약국에도 사탕.
사탕은 정말 이용하기 편한 수단이다.
분명 뽀로로 이전에는 사탕이 아이들의 대통령이었을 것이다.
아내도 가끔 "밥 다 먹으면 사탕 줄게, 밥 다 먹고 아이스크림 먹자"등등 써먹는다.
아이가 좋아하는 건 정말 좋은 수단이 된다.
식당만 가면 들려 있는 스마트폰은 빼놓을 수 없다.
오죽하면 요즘 아기들은 뽀로로가 키운다고 할까.
스마트폰의 나쁜 점을 아무리 얘기해도 쓸 수밖에 없다.
도구는 분명 사람을 편하게 해준다.
하지만 도구에 의존하면 사람을 잃는다.
쉽게 얻은 건 정말 쉽게 잃는다.
원래 내 것이 아니니까.
감정의 표현
아내가 첫째에게 밥 먹으라고 한다.
아이는 올 생각이 없다.
"빨리 밥 먹고 비눗방울 하러 가야지~"
분명 아이를 부른 건 엄마다.
하지만 아이를 오게 만든 건 '비눗방울'이다.
내가 아이에게 요령을 피울수록 아이도 날 이용한다.
보상의 문제를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잘한다고 스티커를 주면, 스티커 없인 하지 않는 것.
진심 어린 감정의 교감만이 아이의 내적 욕구를 만들 것이다.
난 아내에게 얘기했다.
"힘들면 유인책을 쓰는 것도 나쁘진 않지.
하지만 가능하면 당신의 이유를 말해주면 좋겠어.
엄마가 밥을 고생해서 했는데, 오지 않으면 속상하다고.
잘 듣지 않으려고 하겠지만, 다시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말하라고."
"아이들이 내 말을 듣는 게 단지 무서워서만은 아닐 거야.
난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내 마음을 표현해.
당신의 감정을 진심으로 계속 전한다면 아이들도 알아줄 거야.
그땐 비눗방울도 필요 없이, 당신을 위해 아이들이 따라올 거야.
엄마는 아이가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소중한 타인이라고 했잖아."
난 당신이 수단 육아가 아닌, 감정 육아를 하길 바란다.
감정 육아는 감정적인 육아가 아니다.
아이와 나, 감정과 감정이 살아있는 육아이다.
사람이고 싶다.
교사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싶다.
교사와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과 사람이고 싶다.
사람이 사람임을 놓치는 순간을 사랑으로 채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