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극을 배우다] 1. 왜, 교육연극?
이사오면서, '인터뷰'형식으로 글을 조금 바꿔보았습니다^_^
모르면 모르는 대로, 어설프면 어설픈 대로, 배우면서 쓰는 교육연극 이야기!
[교육연극을 배우다] 1. 왜, 교육연극?
Q 간단히 자기소개 해볼까요?
교육연극 이야기에 들어가기 조금 앞서, 저의 소개를 간단하게 해야할 것 같습니다. 저는 올해 교직 3년차의 아직은 새내기교사(라고 스스로 주장하는!)입니다.
저에게는 약간 읽기 중독 증세가 있는데.. 제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답답할 때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교실에서의 상황처럼요. 처음 교단에 서서, 답을 알기 어려운 하루하루를 이겨내기 위해, 책도 참 많이 읽어보고, 초등 선생님들의 성지 인디스쿨에서, 자료란 자료를 죄다 수집해보기도 하고, 요즘에는 블로그나 페이스북, 에듀콜라 등을 통해서 거의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다른 선생님의 교실 소식과 꿀팁들을 보면서 다음날을 연명하기도 해오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글로 배운 것들이 항상 그러하듯, 그 멋진 꿀팁들은 내 옷 같지 않았습니다. 글 속에서는 분명히, 아주 감동적이었던 활동이었는데.. 내 교실에서 구현될 때는 그저 그런 오그라드는 순간이 되거나, 심지어는 "재미없다." "이걸 왜 하냐"는 아이들의 돌직구로 좌절하게 되는 순간이 오기도 했지요..ㅠ_ㅠ '자료'와 '대사'를 아무리 달달달 준비해도, 딱 교실에 서서 수업을 할 때는 생각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반복되다보니, 무언가든 제대로, 깊게 배워서 내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슬금슬금 올라왔습니다.
Q 대학원이나 다른 과정들도 많이 있었을 텐데..?
사실, 대학에서 과선택을 저와 잘 안 맞는(...) 과로 선택을 한 이후, 대학원은 내가 진짜 배우고 싶은 것을 공부하는 기회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주변에 대학원을 다니는 친구들도 많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이 고생고생하며 학위를 취득하는 모습을 보며 더 그 생각을 굳혔었구요. 하지만 그만큼 확신있게 파고싶은 분야가 아직 제게는 없었어요. 오히려 대학원보다는, 요즘 능력자선생님들께서 열어주시는 'OO교실' 등을 통해서 실제적인 이야기들을 깊~게 배우는 기회들이 있어서.. 그것이 더 고민이었는데, 여러 가능성을 탐색하다가 더 결정적으로 1년짜리, '교육연극지도자과정'이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Q 와, 연극이면 면접에서 연기도 하고, 공연도 하고 그런 건가요?
음.... 그런 건 아닐거에요... 아마... 근데, 사실 저도 잘 몰라요.
사실 과정에 참여하기 위한 면접을 보러 가는 그 날에도,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교육연극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대답을 하기가 어려워요... 아직은.. 배우는 중이거든요...ㅎㅎ;;
Q 그런데 어떻게, 교육연극을 배우고 싶다고 마음을 먹게 된 건가요?
세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었어요.
첫째는, 먼저 이 과정을 배운 친한 선배의 적극 추천 덕분이었어요. 그 선배는 일년에 걸쳐서 '배우는 것이 어떻냐'는 질문에 한 순간도 빠짐 없이 '좋다'고 대답했어요. '연극'이지만 튀는 사람들, 잘 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고, 보이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고 했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가르치는 강사님(교수님들을 포함하여, 강사님이라고 통칭하겠습니다.)들의 민주적이고, 허용적인 태도에서 배울 점이 너무너무 많다고 하더라구요. 그 이야기가 무척 부럽게 느껴졌어요. 교사가 되어서 누군가가 ‘가르치는 것’을 보면서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학문의 가치 이상으로, 배우는 모든 순간이 의미 있는 순간일 것 같다는 기대가 되었어요.
둘째는,사알짝 접해본 교육연극의 수업 기법들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비록 내 교실에서 구현하고자 하면 수차례 망했던 것들이기도 했지만(ㅠㅠ), 다른 선생님들께서 교육연극을 적용하여 재구성한 수업들은 정말 매력있었어요.
그냥 글로 읽거나, 연수에 참여하면서 듣고 보기만 해도 나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학생들이 제대로 맛을 본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은 순간들이
정말 많았어요. 대체로 학생들을 자리에서 일으켜 움직이면서 배우도록 하는 수업들이 많았고, 자리에 앉아서도 학생들이 몰입하고, 참여하며 깊이 생각해보도록 하는
수업들도 있었습니다. 연극적인 요소들이 있어서 내가 먼저 오그라든다는 걱정이 있었지만.. 교사가 그 오그라듦을 이길 수 있다면, 학생들이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조금 더 안다면, 학생들에게 더 재미있고 의미 있는 수업이 되리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지요.
마지막으로는, 가장 중요한 이유인데요, 교실 속에 있는 ‘나’를 알고 싶어서였어요.
새내기교사로서 첫 걸음을 내딛었던 재작년을 생생히 기억해요. 학급 학생들이 몇 차례 관련되었던 학교폭력 관련 사건들과, 수업
중 교사에게 “뭐요”, “안물” 대답하던 학생의 모습… 잘못한 점을 적어 오라고 쥐어 줬던 종이는
찢겨져 돌아왔고, 내일 아침에 학교에 안 가게 아팠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생각하며 잠들었던 나날들.. 교대를 다니면서 항상 교직이 내 적성에 매우 잘 맞으리라고만 생각해왔는데,
현실은 만만치 않았지요. 학생들을 겨우 보내고 난 교실에서 몇 번을 울기도 하고, 퇴근 한 후에도 생각은 학교를 떠나지 못해 한숨과 눈물만 흘렸던 무력감의 시간들이었어요.
물론 그 시간들도 지나는 가더라구요. 2년차가 되고, 어느정도 학교 생활이 적응되었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의 긴장은 풀리지 않았어요. 퇴근할 때 쯤이 되면 어깨는 잔뜩 굳어졌고, 목은 부어올라 있었어요. 그런 신체적인 긴장이 풀리지 않는다는 것보다 더 답답했던 것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 싶은 나날들 속에서도 순간순간 무기력에 빠지는 저 스스로의 모습이었습니다. 교실에서 나의 마음과 생각을 나조차도 알 수가 없어 멍한 날들이 지나갔어요. 그래도 계속 새로운 일들에 바쁘니까, 그 바쁨에 취해서 그냥 저냥 살았지요.
그쯤, 서준호선생님의 강연을 듣게 되었어요. ‘교사를 위한 치유 센터가 필요하다’는 꿈을 가지고 계신 서준호선생님은, 자신의 과거 모습을 회상하며 여러 이야기를 해 주셨지요. 열심은 있었지만, 자신의 감정 조절이 잘 안되는 신규 시절의 이야기였어요. 그리고 그 이야기 속 과거 선생님의 모습은 저를 너무나 닮아 있었습니다.
‘아, 학교에서 퇴근할 때 쯤이면 이렇게 아픈 게 당연한 것이 아니야?’
‘학교라는
공간에서 나는 또 상처받지 않을까 항상 긴장했던 거구나..’
‘아… 나는 두려웠구나.. 그래서 나도 모르게 가면을 만들고, 그 속에서 생활해왔구나..’
여러가지를 깨닫게 되었던 강연이였지요. 그 강연과, ‘마음흔들기’, ‘학교흔들기’ 책 등을 통해서, 연극이 교실과 학교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만나게 된 교육 속의 연극은, 사람을
이해하는 아주 훌륭한 도구였어요. 다양한 표현을 통해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긴장을 풀어낼 수 있고, 나와 상대방의 속마음을 알아챌 수 있으며, 그렇게 이해한 것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줄 아는 법을 배울 수 있다면, 교실에서 느끼는 답답함에도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지원하게 된, ‘교육연극지도자과정’에 감사하게도 합격하여, 3월부터 연수를 듣고있습니다. 이 1년의 끝에 무엇을 배웠노라 말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무엇보다 나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교육연극 배우는 이야기, 시작합니다.^^
(배우는 과정에 대한 간단한 소개는 블로그에..!: http://blog.naver.com/loveanother4/2209815875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