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막쓰는 글]전학생과 코로나
전학생이 왔다.
배정 학급과 학교의 여러가지 안내 사항을 이야기한 뒤, 보호자님을 배웅했다.
그리고, 작성해주신 전학 서류를 확인하는데,
두 눈에 크게 들어온 낱말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대구”였다.
그렇다, 전입온 학생의 원적 학교가 대구였다.
그 순간 머리 속에서는 온갖 상상이 펼쳐졌다.
“어머, 어떻게 해. 가까이에서 대화했는데.”
“나 괜찮겠지?...”
'대구'라는 글자를 보자마자,
머리 속에서는 자연스럽게 ‘코로나’가 연상되었고,
괜히 불편한 마음이 생겼다.
이후, 학교에서는 혹시나 모를 일에 대비하기 위해서
보호자에게 전출일자 등을 묻는 후속 확인을 했고,
보호자님께서는 다행히,
‘자신도 염려가 되어서 검사해봤는데 음성이었다’며 대답해주셨다.
(친절하신 보호자님께 감사합니다..)
걱정되는 마음이 가라앉고, 내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가 생기자,
아까 일었던 온갖 생각들이 부끄럽게 느껴지고, 또 혼란스러워졌다.
인권을 공부한다고 했지만,
‘대구’라는 특정 지역명을 듣자마자
누군가를 꺼리는 마음이 들었던 내 자신에게 우선, 놀랐다.
동시에, 어디까지가 당연한 자기 방어권의 행사인지,
또 어디서부터가 혐오와 차별이 되는 것인지, 그 경계가 궁금해졌다.
사실, 아직도 그 경계는 잘 모르겠다.
어수선한 시기이기에, 반사적인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반응일테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해서 ‘괜찮은’ 것은 아니지 않을까?...
돌이켜보면, 이런 마음이 쌓이고 쌓여,
역사적으로 차별받는 누군가를 만들었던게 아닌가..
두려움이 찾아올 때, 내 마음을 잘 살펴봐야겠다.
꺼리는 마음, 피하고픈 마음이 습관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
ps) 이 글이 혹시, 특정 지역의 분들을 불편하게 만들까봐 무척 걱정이 됩니다.
저의 글 솜씨의 한계로, 의미 전달이 불분명할 수도 있겠다 싶고요..
하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저보다 더 현명하고 사려깊은 분들이시기에,
충분히 제 글의 의도와 방향을 잘 캐치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어떤 지역에 대한 글이 아닌,
제 마음에 대한 성찰로 읽어주시리라, 그리 믿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