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교육,그림책을만나다]Ep7. 이런 평화그림책, 어때요? 3: 평화의 경계를 넓히는 그림책
평화를 이야기할 때, 꼭 함께 해야할 이야기는,
사람과 자연, 사람과 동물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흔히 우리는 평화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로 생각하기 쉽지요.
하지만, 그 평화의 경계를 '사람 바깥'으로 확대할 수 있을때,
그제서야 평화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할 그림책들은
사람과 동물, 사람과 자연 사이의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그림책들입니다.
오늘은 이 중에서, <서로를 보다> 라는 그림책을 소개할까 합니다.
나머지 그림책은 다음 기회에 소개해볼게요. ^^
꼭지 하나: 어떤 그림책인가요?
그림책을 펼치면 여러가지 동물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 동물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펼쳐지지요.
'바람처럼 빠르게 달리는 동물'
'젖먹이 동물 가운데 가장 빠르고, 한 시간에 백 킬로미터 속도로 달릴 수 있다'는 식으로요.
하지만 한 장 넘기는 순간, 곧바로 반전이 찾아옵니다.
"글쎄, 난 잘 모르겠어. 그렇게 달려보지 못했거든."
이라는 문장과 함께,
철장 안에 갇혀있는 치타가 등장합니다.
뒤로 이어지는 패턴은 같습니다.
동물의 장점에 대한 언급,
그러나 한번도 그래본 적 없는 '갇혀있는' 동물들의 모습.
그러다가 그림책의 마지막으로 가면,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철창 바깥에서 동물들을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이지요.
그리고 대사가 이어집니다.
"동물들이 서로를 본다.
우리 안에서, 우리 밖에서."
꼭지 둘: 이 그림책만의 매력은?
이 그림책의 묘미는 표지에 있습니다.
그림책의 앞표지만 볼때는 발견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림책을 쫙 펼쳐서 앞표지와 뒷표지를 연결시켜보면...
제목과는 상반된 장면이 나옵니다.
서로 '등지고' 있는 인간과 동물의 모습이지요.
이 부분은 그림책의 표지를 넘기자마자 만나게 되는 '면지'입니다.
그림책의 면지는 그냥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다 의미를 담고 있지요.
하지만 이 그림책의 면지는 아무런 그림이 없이, 색만 칠해져있습니다.
노랑색, 연두색 등등으로요...
이 면지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 그림책을 보던 저희집 아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여기는 초원인데,
사람들이 동물들을 다 잡아서 동물원에 가둬놓아서 초원에 동물이 하나도 없는거야."
라고요...
학생들에게 이 그림책을 읽어줄 때, 아이들에게도 물어봄직한 질문일겁니다.
꼭지 셋: 이 그림책으로 어떤 평화수업을 할 수 있을까요?
이 그림책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접근은 '토론'입니다.
토론의 주제는
"동물원은 필요할까 그렇지 않을까?" 가 되겠지요.
물론, 토론에 앞서 동물원에 관해 조사하고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동물원의 역사,
동물원의 역할(긍정적인 면도 포함해서),
우리나라 동물원의 현황 및 변화,
그리고 동물원 동물들의 건강상태 등의 내용을 포함할 수 있겠습니다.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조사할 수도 있겠지만,
교사가 아이들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주면 더욱 금상첨화겠지요.
현실적으로 동물원을 아예 폐쇄하고 없애는 것이 답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파괴되어버린 환경, 그리고 밀렵 등로 인한 멸종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거든요.그렇다면, 단순히 동물원의 폐쇄나 지속으로 아이들의 논의를 '단순화'시키기보다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좀더 풍부하게 이끌어보면 좋겠습니다.
결국, 우리가 이야기해야 할 주제는 '동물과 사람의 공존'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으로 수업을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혹시 동물원에 가 본 적 있나요?
어떤 동물을 봤었나요?
동물들을 보았을 때의 느낌은 어땠어요?"
생각보다 아이들은 '지루하다'는 응답을 하곤 합니다.
왜냐면, 아이들의 기대만큼 동물들이 활발하지 않거든요.
그 활발하지 않은 동물들을 보았을때의 아쉬움과 실망감을 이 이야기에 연결시켜볼 수 있을 것입니다.
왜 동물들이 기대만큼 활발하지 않았을까 이유를 찾아보고,
동물들의 사육환경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동물들이 더 그들답게 존재할 수 있는 동물원을 구상하고 디자인해보는 활동을 해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동물원에 '사육환경의 개선'을 요구하는 편지를 쓰는 사회참여활동으로 넓힐 수도 있겠지요.
혹은 동물원이나 동물카페에 방문하는 손님으로서,
우리들이 지켜야 할 에티켓에 관해 이야기해볼 수도 있겠지요.
인간의 '즐거움'이 아니라
동물의 입장에서의 '삶'을 상상해본다면,
아이들의 감수성 또한 자라나게 됩니다.
평화나 인권 감수성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고 감지하는 감각입니다.
약한 존재에 대한 공감, 그리고 그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실천과 노력이 모일때,
평화의 경계가 확장되고, 평화감수성 또한 높아지리라 기대합니다.
그 출발점으로, 이 그림책으로 열어가는 평화수업,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