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친화적인 교실 꾸리기 - 다섯번째 이야기: 화장실.
수업 종이 울리고 수업을 시작하려고 할 때,
한 아이가 슬그머니 손을 들고, "선생님"을 부른다.
화장실을 가겠다는 것이다.
하루에 한번씩 꼭 이런 행동을 한다.
인권의 눈으로 보는 '수업 시간 중에 화장실 보내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사실, 따로 있습니다.
제 아이가 1학년에 입학했는데요,
물통에 물을 싸줬는데, 며칠째 물을 하나도 안마시고 그대로 가지고 오더라고요.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화장실이 교실과 너무 멀고,
쉬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화장실에 가기 힘들다고 4교시 내내 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대답하더라고요.
아이 친구 엄마에게 또 다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자아이가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 화장실 가도 되냐고 물어봤는데,
못들은척 하시다가 (아이의 시각에서 재구성된 표현이겠지요~)
결국 화장실에 보내주기는 했는데,
이 아이가 너무 급한 나머지, 옷을 제대로 내리지도 못하고 볼일을 보느라 옷이 젖었다고...
아이가 너무 챙피한 나머지,
"엄마, 난 앞으로 절대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을거야. 너무 챙피해서 죽고싶어." 라고 말했다네요.
전, 개인적으로 아이가 수업 시간에 공개적으로 화장실에 가겠다고 말하는 그 마음이 얼마나 챙피할까 생각해봐요.
저도 어렸을 적, 정말 낯을 가리고 숫기가 없는 아이였기 때문에
죽어도 손들고 화장실 가겠다고 말할 용기가 없었거든요.
손들고 말하는게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어느 누구 1명이라도 그로 인해 '창피함'이나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면,
그 부분까지 고려하는 게 교사의 역할 아닐까 싶습니다. ^^